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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경 / 유토피아 / 금슬상화 / 모순 / 새옹마

如岡園 2008. 10. 1. 10:46

          # 도원경(桃源境)

 선경(仙境) 혹은 이상향, 유토피아를 말한다. 진(晉)나라 태원(太元. 376-396) 시절 무릉(武陵. 湖南省 常德府)에 한 어부가 있었다. 어느날 여느 때처럼 종선을 타고 물고기를 찾아 골짜기의 냇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난생 처음 보는 곳에 이르렀다. 잡목 한 그루도 없는 복숭아 나무 숲이 끝없이 펼쳐져 감미로운 향기가 자욱한 가운데 예쁜 꽃잎이 화려하게 춤추고 있는 것이다.

 어부는 그 황홀한 경치에 홀려 더욱 더 노 저어 올라 갔더니 산이 가로막혔다. 그 산에는 조그마한 굴이 있고 그 안이 아련히 밝기에 배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굴 속은 눈부시게 밝아지면서 평화로운 농촌의 정경이 펼쳐졌다. 마을 사람들은 정녕 저마다 어부를 청해다가 술과 닭고기를 대접하면서 어부네 세상 얘기들을 물었다.

 그들은 탄식하기를 "우리네 조상도 진(秦)나라 적 전란을 피하여 이 절경에 온 이래로 한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오. 그래, 대체 어떤 세상이 되어 있나요?"

 그들은 한(漢)나라를 모르고 있을 뿐더러 위(魏)나 진(晉)나라도 몰랐다. 어부는 4,5일 후에야 집에 돌아와 그 희한한 체험담을 마을의 태수에게 들려주었다.

 태수는 어부의 안내로 그 선경을 찾아 갔으나 웬일인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선경이 '도원경' 혹은 '무릉도원'이다.

 

          # 유토피아

 유토피아란 아무데도 없는 나라의 뜻. 16세기 영국의 인문주의자 '서 토마스 모아'(1478-1535)가 라틴어로 쓴 책 이름에서 비롯된다.

 이 유토피아란 나라는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로 가난을 모르며 돈도 없다. 하루 여섯 시간씩 일하며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음악 따위를 즐긴다. 육체의 건강을 중시하고 병을 죄로 여기며 남녀 평등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어 있다.

 '서 토마스 모아'는 그 당시 전 유럽에 이름을 떨친 인문학자로 대법관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헨리 8세의 종교개혁에 반대했기 때문에 런던탑에 투옥되었고 마침내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상향(理想鄕)의 동양적 표현이 '도원경'이고 서양적인 표현이 '유토피아'이다.

 

          # 금슬상화(琴瑟相和)

 흔히 사이가 좋은 부부를 두고 금실(금슬)이 좋다고 한다. 금(琴)은 거문고요 슬(瑟)은 큰 거문고니 그 두가지 현악기를 함께 탐으로써 이루어지는 즐거운 분위기를 단란한 부부 사이에다 비유한 말이다.

 시경의 소아(小雅) 상체편(常체篇)과 주남(周南) 관휴편(關휴篇)에 나오는 싯귀인 바 상체편의 경우에는 야릇한 곡절이 있다.

 주나라 무왕의 아우 주공단은 형인 관숙선과 아우인 채숙도가 주나라에 반역하다 죽은 것을 애석해 하여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잔치하며 즐기는 양을 노래하였다 한다. 혹은 주나라의 여왕 때에 종족이 불화했기 때문에 소목공이 일동을 모아놓고 지었다고도 하며 혹은 그 자리에서 주공이 지었다고도 한다.

 소아(小雅)란 주나라 조정에서 잔치할 때 쓰이던 노래인 바 거기에는 상체편 따위 처럼 순전한 궁정가(宮廷歌)가 있는 한편 연애나 군역의 애환을 노래한 민가(民歌)도 수록되어 있다.

 

          # 모순(矛盾)

 말의 앞뒤 이치가 서로 어긋남을 말한다. 전국시대 군웅이 난립하여 피비린 살륙전이 중국 천지를 감쌌을 때였다. 무기의 소모는 급격히 불어나 거리마다 창과 방패를 늘어놓고 파는 게 풍속이었다. 전쟁이 뜸해진 한나절 거리에 밀려나온 인파를 바라보며 무기를 팔고 있는 사나이가 있었다.

 "이 방패로 말하자면 천하에 없는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소이다. 자, 이 창은 또 어떠한가? 이 창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어떤 방패라도 뚫는 창이 올시다. 그런즉 이 창과 바로 이 방패만 지니고 보면..."

 이 때 한 늙은이가 물었다. "그런데 말씀이야... 바로 그 창으로, 바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누?"

 무기장수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하며 사라졌다는 얘기가 한비자(韓非子)에 나온다. 한비자는 전국시대의 강국인 한(韓)나라의 왕족이자 선비였던 한비(韓非)의 저서이다.

 

          # 새옹마(塞翁馬)

 세상의 모든 일은 화복의 변화가 무상하므로 행운을 만났다고 해서 즐거워만 할 것이 아니요 비운을 만났다고 해서 낙심만 할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옛날에 중국 북방에 사는 이민족을 호(胡)라고 총칭했는데 한(漢) 민족은 호를 매우 두려워 하였다. 그런데 그 국경에 있는 성새(城塞) 근방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있었다.(그래서 塞翁이다). 하루는 노인네 말(馬)이 호인의 땅으로 도망쳐 버렸으니 남선북마(南船北馬)라고 일컬어지는 북녘인 만큼 여간 큰 낭패가 아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위문들을 왔는데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기색이었다.  "이 노릇이 행운으로 바뀔지도 모르쟎소".

 아니나 다를까 몇달 후에는 그 말이 호인네 훌륭한 말들까지 거느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이 요행을 축하하러 왔으나 이번에도 노인은 심상한 기색이었다. "이 노릇이 또 화근이 될지도 모르겠는 걸."

 어떻든 노인네는 훌륭한 말 부자가 되었는데 이윽고 그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딱하게 여겨 위문들을 왔는데 노인은 또 "천만에!  이 노릇이 행운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거든."

 그로부터 일 년 후였다. 호인(胡人)들이 밀물처럼 성새에 쳐들어 왔으니 마을의 젊은이들은 온통 활을 메고 싸움터로 나가야 했다. 그리하여 열에 아홉은 전사하고 말았건만 노인네 아들은 절름발이인 까닭에 싸움터에 안 나가 노인네 부자는 무사하였다. (淮南子 人間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