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B(논문·편글)

배뱅이 굿

如岡園 2009. 9. 7. 13:39

          배뱅이 굿에 대하여

 

 <배뱅이굿>은 황해도를 중심으로 하여 서도지방에 널리 전파되어 온 서도(西道) 소리의 하나이다. 배우 한 사람만 등장하여 여러 사람의 역을 도맡아 창을 불러 새신초혼(賽神招魂)하는 점으로 보면 민속극의 범주에 들고, 가창방식은 다르지만 국문학 장르 개념에서는 넓은 의미로 판소리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 사람의 소리꾼이 장구반주로 창과 사설과 몸짓을 섞어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공연하는 이 <배뱅이굿>은 판소리와 공연 방법이 비슷하나, 판소리가 북을 반주로 남도육자배기토리(南道民謠調)가 주가 되는데 비하여 장구반주로 서도수심가토리(西道民謠調)가 주가 된다.

 지금까지 <배뱅이굿>은 평안도 용강 소리꾼 김관준(金寬俊) 창작설 만이 알려졌으나, 1647년에 유인만(柳寅晩)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는 황해도 계통 <배뱅이굿>의 채록본이 1983년에 발견되어 배뱅이굿의 유래는 더욱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전승되는 것은 평안도 김관준 계통을 이은 이은관(李殷官) 배뱅이굿과 황해도 문창규(文昌圭) 계통을 이은 양소운(楊蘇云) 배뱅이굿이 있으며, 이은관 배뱅이 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로 지정되었다. 반주는 장구 하나를 쓰는 것이나, 바라, 피리, 젓대, 해금을 쓰기도 한다. 장단은 굿거리, 볶는타령, 막장단, 중모리(산염불장단) 등으로 되어 있고, 소리는 수심가토리가 주가 되어 경토리(京畿民謠調), 메나리토리도 쓰이는데, 양소운 배뱅이굿에는 육자배기토리가 끼어 있다. 배뱅이굿에는 산염불, 자진염불, 서도무가 등의 서도민요도 들어 있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숙종 때에 경상도 태백산 아래 9대째 내려오는 무당으로 최씨라는 성을 가진 부자가 있었다. 어느 해 나라에서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과거를 보였는데, 최씨는 그 과거에 급제하여 경상감사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부임 얼마 후에 무당이라는 사실이 탄로나서 쫓겨나 황해도 어느 곳에 가 최정승으로 행세하며 그 곳에 사는 김(金), 이(李)라는 두 정승과 결의형제를 맺았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모두 혈육이 없었다. 어느 날 세 사람은 절에 가서 백일기도를 올리고 딸 하나씩을 낳았는데, 최정승은 딸의 이름을 백(百)의 백갑절이란 뜻으로 배뱅이라 지었다. 셋은 어느덧 처녀로 자랐다. 어느 날 금강산 어느 절에서 동냥왔던 중이 최정승 집에 들렀는데, 배뱅이는 그 중에게 반하여 불러들여 벽장에 숨겨 두고 동거하였다. 그런 얼마 후 중은 머리를 기른 뒤 다시 오겠다고 기약하고 떠나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배뱅이는 끝내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다. 최정승 부부는 배뱅이의 넋이라도 불러 보고 싶어, 배뱅이 넋을 불러주는 이에게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의 무당들이 모두 몰려와 굿을 했으나 아무도 넋을 불러오지 못했다. 그 때 지나가던 젊은 장난군이 배뱅이의 내력을 사전에 탐지하여 무당으로 가장하고 무당 행세를 하여 넋을 불러들여 주었으므로, 최정승은 그에게 약속대로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었다.     (여강 김재환의 국문학노트에서)

 

 이은관이 창한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배뱅이굿>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唱; 서산낙조 떠러지는데 너의같은 인연은 다시 못오면 염낭화가 얼마나 먼지 이번 가면 못오는가

      헤...... 에헤 아미타불 염불이로다

 辭說; 옛날 서울 장안에 이정승 김정승 최정승 세 정승이 재산은 많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어 명산대찰

      에 불공이나 들여서 자식이나 볼까하고 명산대천 찾아가는데 목욕재게를 고이하고 세류같은 가는

     허리

 唱; 산천기도를 들어간다 산천기도를 들어간다 이 때는 어느 때냐 양춘가절 온갓 잡목이 무성하다 가

      다 오다가 오동나무요 오다 가다가 가닥나무요 한줌 듬뿍 쥐은나무요 이 나무 저 나무 노가지 한

      나무 철죽 진달래 만발했는데 치어다 보느냐 만학은 천봉 내려구버 살피니 백사지 땅이라

 辭說; 이렇게 명산에 찾아가서 매일같이 빌었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 집집마다 하나씩 낳기는 낳았는

     데 한 집은 딸을 낳구 한 집은 계집을 낳구 한 집에는 여식을 낳았는데 이름을 짓되 이정승의 딸의

     이름은 세월이라 짓고 김정승의 딸 이름은 네월이라 짓고 최정승의 딸의 이름은 배뱅이라 지었는

     데 세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서 한서너살 되고 보니 둥둥타령으로 노는데

 唱; 둥둥둥 내딸이로구나 둥둥둥 내딸이여 명산대찰에 불공들여서 아들을 낳자고 불공들여 딸이란 말

    이 웬말이냐 네가 요렇게 고울적에 너의 어머니는 얼마나 이뿌냐 둥둥둥 내딸이야 하날에서 뚝떨어

    졌나 땅에서 불끈 솟아났나 둥둥둥 내딸이야 딸일망정 고이 길러 외손봉사를 하여볼까나 둥둥둥 내

    딸이야

 辭說; 이렇게 길러서 앞집에 세월네 뒷집에 네월네 시집을 가서 아들딸 낳고 다 잘사는데 가온데집 배

    뱅이는 남의 가정에 예장옷감까지 받아 놓고 시집을 갈려고 준비하고 있을 무렵에 때마침 금강산

    절에 어여뿐 상좌중이 글립을 왔다가 마침 온다는 것이 배뱅이네 집 문 앞에 와설나무에 염불을 하

    게 되었습니다.

 念佛; 옹로 정영 극락세계 보호...... 아미이로다 염불이면 동창 시방에 어진 시주님네 평생시주 적선

    하오 연만하신 백발노인 일평생을 잘사시고 잘노시니 왕생극락을 발원을 할제 죽음길에도 노소가

    있나 늙으신네 젊은네야 늙으신네는 먼저나 가고 젊은 청춘 나중 갈제 공명천지로 하느님 아래 흘

    러가는 물이라도 선후 나중은 있겠구려 수명산천 만장봉에 청산녹수가 나리는듯이 차례야 차례로

    만 흘러흘러 시왕극락을 나리소서 아...... 헤...... 나네...... 아미로다

 辭說; 배뱅이가 염불소리를 듣고 문을 열고 내다볼 적에 이 때 상좌중이 안방을 보니까 어여쁜 아가씨

    가 자기를 내다보는데 그 배뱅이가 얼마나 잘생겼든지 그만 상좌중은 그 자리에서 녹아가지고서 또

    한마디 해보는데

 念佛; 억조창생 만민 시주님네 이내 한말 들어보소 인간세상에 나온 사람 빈몸으로 나오셔서 잘사시

    고 잘노시기 발원 아헤 헤나아 시주하오 시...... 시주

 辭說; 그만 이렇게 녹아 가지고 도로 금강산 절로 올라가서 밤낮 생각을 하느니 그 아가씨 생각만 하

    다가 결국은 상좌중이 그만 병이 나서 거진거진 죽어가게 되었을 적에 이 때 절에 있는 중들이 배뱅

    이병세를 알어가지고 상좌중 살릴 계교를 꾸미는데 채독 속에다가 이 상좌중을 집어넣어가지고 겉

    을 종이로다 잘 발러가지고는 여러 중들이 이 채독을 걸머지고서 배뱅이네 집을 찾아가는데 

 唱; 간다 간다 배뱅이네 집으로 찾아간다 어서가자 바삐가자 배뱅이네 집을 찾아간다 헤...... 에헤

    야...... 염불이로다 당도했구나 당도했다 배뱅이네 집을 당도했네 

 辭說; 이렇게 찾아가서 배뱅이 아버지를 불러서보고 하는 말이 우리들은 중들인데 밀가루 한채독을

    갖다가 밀가루 채독이라고 속이구 두었다 달라고 하니까 배뱅이 아버지는 정말 밀가룬줄 알고 채

    독을 갖다가 배뱅이 방에다가 놓아두게 되었어요 채독 속에 있는 중은 두 눈이 멀뚱멀뚱하고 있는

    데 한참 인제 배뱅이가 그 때 예장 받아놓고 물레질을 하고 있는데

 唱(배뱅이); 삼승 팔승 십승이 나서 어느 장군을 의복해 주나 보고지고 보고지고 상좌중이 보고나지고

    날 데려가오 날 끌어가오 보고싶은 상좌중아 응...... 날 데려가오 날 모셔가오

 辭說; 채독 속에 있는 중이 이 소리를 한마디 받아보는데

 唱(상좌중); 보고나 싶거든 제가 와서나 보라지 그립다 사정을 뉘라서 하나요

 辭說; 배뱅이는 깜짝놀라가지고 한마디 하는데

 唱; 귀신이 와서 입내를 내나요 사람이 와서 입내를 내나요

 辭說; 채독 속에 있는 중이 또 한마디 하는데

 唱; 네가 진정코 날 보고 싶거든 채독 뚜껑을 열고 보아라

 辭說; 그 때 배뱅이가 은장도를 꺼내가지고 채독 뚜껑을 뚝 뜯고 보니까 보고프던 상좌중이 분명하니

    두 남녀 얼클어져서 사랑가를 한바탕하는데 

 唱;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어화 둥둥 내사랑이요 하늘같이도 넓은 사랑 하해같이도 깊은

    사랑 저리로 뛰어라 뒷맵시 보자 이리 오너라 앞맵시 보자 빵긋 웃어라 입 속을 보자 둥...... 내사랑

    아 허공 중천에 걸린 달이 제아무리 곱다해도 우리 배뱅이 얼굴에다가 엇다가 비할 수 있을소냐 얼

    시구 좋구나 지화자 좋구나 둥...... 내사랑아 

  辭說; 이렇게 즐겨했건만 부모님 눈 속여서 살 도리 없는 상좌중은 황해도 봉산으로 나가고 배뱅이는

    명년 2. 3월에 온다는 상좌중을 기다리고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어 그로 말미암아 배뱅이는 그만 병

    이 나서 거진거진 죽어가게 될 적에 배뱅이 슬퍼서 애곡을 한마디 불러보는데 

 唱; 강원도라 금강산에 상좌중아 어디 가고 날 살릴 줄을 왜 몰랐나 명년 2. 3월이 오면 오마고 하던

    상좌중은 어데 가고 나 죽는 줄을 왜 모르나

 辭說; 이 때에 황천에서 일직사자 월직사자 배뱅이를 잡으러 나오는데 불쌍하다 배뱅이 황천길로 떠

    나가니 열두맥기 졸라 가지고 북망산천 올라가는데 

 唱; 너...... 네 너...... 넘차 너허 배뱅이어머니 거동 보소 행주치마 두 눈에다 대고 허방지방이 막 울면

    서 이여보아라 말들어라 너어만 너아번 인생공덕 황천길이 웬말이냐 어하 넘차가 너허 네......

    네...... 네하 넘차가너허 인제 가며는 언제 와요 모란봉이 평지가 되고 대해강수가 말라지고 먼지가

    날적에 돌아오며 병풍안에 그린 닭이 짜른 목을 길게 빼고 꾀꾀 울적에 돌아를 오나 어하 넘차가 너

    허...... 삼천칠백리 들어갈제 서풍이 불면 남으로 가고 남풍이 불면 서로 갈제 북풍한설 찬바람에 눈

    물이 앞을 가려 나못가네 너화 넘차 너허 너...... 너허 삼천칠백리 들어갈제 이승강도나 설흔 세 강

    저승강도 설흔 세 강 칠성강도 설흔 세 강 마흔 아홉 강 건너를 가니 백사장 세모래밭에 손발이 시

    려서 못가겠네 어하 넘차가너허.........

 辭說; 이럭저럭 북망산천에 불쌍한 배뱅이를 깊이깊이 묻어놓고 집에 돌아와서 배뱅이 부모님이 배뱅

    이 죽은 넋이라도 한번 더 들어 볼까하고 각도 무당 불러 굿하는데 제일 먼저 서울 무당이 한마디

    해보는데  

 唱; 임그려 사지를 말구요 님의 화상을 그려다가 나 자는 머리맡에다 족자 삼어서 걸어를 놓고 밤이면

    임생각 날 적에 족자라두나 쳐다보라

 辭說; 다음은 함경도 무당인데

 唱; 백년 궁합은 못잊어 가구려 옥가락지 죽절비녀가 노각이 났네 에야 데야 에헤야 부령청진 간 님아

    구보산 열두 고개를 단숨에 넘었네

 辭說; 다음은 해주서 온 무당이 아주 본격적인 무당소리를 또 한마디 해보는데

 唱; 보여라우 보여라우 감은 마누라 보여 넓은 남게 홍실네요 얕은 남게 청실네요 왕밤대추 시실과네

     제물제신네 차례로다

 辭說; 요다음에는 강원도서 온 엉터리 무당이 또 한마디 해보는데

 唱;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당 모두 모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나

    달라고 정성을 말고 타관객지에 외로이 난 사람 네가 괄세를 말어라

 辭說; 이번에는 황해도서 온 무당이 한마디 해보는데

 唱; 어야디야 어야디야 허기여 디여라...... 어이야 디야 달은 밝고 명랑한데 어야디야 고향 생각이 절

    로 난다 아야디야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에야디야 오만 날을 일너루구려 어야디야

 辭說; 다음은 이건 정말 아주 엉터리무당이 하는데

 唱; 얼 시구씨구 들어간다 절 시구씨구 들어간다 우리나 부모가 날 길러 곱게나 곱게 길러서 물려

    줄 것 없어서 장타령 물려 주었다 무슨 타령이 들어갔나 쥐타령이 들어간다 올라간다 홀바지 내려

    간다 내렴바지 굴러간다 굴려바지 저 건너 싸리바지 아이 바지 개구녁바지 계집애 바지는 통바지

    여름 바지는 홑바지 겨울 바지는 겹바지 진짜 바지는 아바지로구나 품바하구나 잘한다

 辭說; 이렇게 각도 무당이 굿을 해도 배뱅이 어머니가 기다리는 배뱅이 혼이 안와서 배뱅이 부모가 안

    방에 누워 있을 때에 이 때에 평양에 어떤 건달 청년이 배뱅이굿하는 동리에 당도하여 동내 어떤

    탁주집에 가서 술먹다 말고 배뱅이 죽은 내력을 다 알게 되어 배뱅이 시집 갈라고 할 적에 예장받아

    둔 것 달이 돋아 월광단 해가 돋아 일광단 길주명천 호동주와 배뱅이 할아버지가 주신 노랑돈 아흔

    아홉냥 일곱돈 칠푼 오리 꽁꽁 묶어서 총철바구니 속 넣어둔 내력을 다 알어가지고서 이 청년이 배

    뱅이 집에 들어가서 대뜸 무당소리를 한마디 해보는데 

 唱; 헤...... 헤이......어떠한 무당이 어떠한 삼신이 온줄 알었느냐 앞다리에 뒷다리후각에 양지머리 칼

    꽂고 줄 풍유 야락케 놀던 무당이 들어왔다고 여쭈어라

 辭說; 한 여자무당이 나와서 비는데 쇠줄로 대식먹은 인간이 모르는 것 많고서 아는 것이 없사와 신장

    님 오시는 길에 길맞이 못한 것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눈치채고 또한마디 해보는데

 唱; 너이가 정그렇다면 장삼곳갈 부채나 한번 내다주면 내 성수대로 한거리 놀고 가겠노라

 辭說; 또 그렇게 할랴고 하니까 눈치로 한번 해보는데 대관절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를 찾어 만나봐야

    배뱅이 혼이 왔다는 표시가 되겠으니까 우선 배뱅이가 왔다고 울어보는데 

 唱(박수무당); 왔구나 왔소이다 왔소이다 불쌍히 죽어 황천갔던 배뱅이 혼이 혼신 평양 사는 박수무당

    에 몸을 빌고 입을 빌어 오늘이야 왔구나 오마니 어마니 우리 오마니는 어델 가구서 딸자식 배뱅이

    가 왔다고 하는데도 모른체 하나요 살어 생전같으면 내가 어데를 갔다온다면은 우리 오마니가 나

    를 보고 동지섣달 꽃본듯이 화닥딱 뛰어나오련만 죽어가지고서 길 갈려노니깐 쓸곳이 없구려 오며

    는 온 줄 알며 가며는 간 줄 아나 오마니 어데갔소 

 辭說; 이 때 함경도 할머니가 나가며 하는 말이 아이고 왔데 하더니 무시기 왔데 배뱅이 혼이 왔거들

    랑 하구싶은 말 다하고 가겟집이야 말씰 듣고 눈칠 채고 또 한마디 해보는데

 唱; 우리 오마니는 어델 가고 함경도집 할머니가 나오시나요 함경도집 할머니 그지간 기체후 일향만

    강하옵니까 나는 죽어서 육신은 북망산천에 가 깊이깊이 묻쳤건만 영혼이야 죽었으면 나 자던 침방

    에야 변했겠오 나 시집갈려고 할적에 예장 받아둔 것 달이돋아 월광단 해가돋아 일광단 길주명천

    호령주 바리 바리 받아둔 것 배뱅이 혼이 꼭 왔으니 나 보는데 박수무당 앞에다가 다 내다 주소이다

    예장받어 둔거라도 다 내다주면 황천가서 오마니 보고푼 때 보겠습니다 빨리빨리 내다 주소이다 오

    마니......

 辭說; 함경도집 할머니가 다시 듣고 보아도 배뱅이 혼이 분명히 온 것 같으니까 안방에서 하는 말이

    아이고 배뱅이 오마니 빨리 나가보소 정말 배뱅이 혼이 왔습지비야 배뱅이 어머니는 나와서 듣고

    있을 때에 무당은 무조건 배뱅이 왔다고 한참 울던 그때여요

 唱; 반갑구 반갑구려 고향산천이 반갑구려 고향산천 초목들도 나를 보고서 반기는데 우리 오마니 아

    버지는 어데를 가고서 딸자식 배뱅이가 온 줄을 몰라봐요 오마니아버지가 나를 이렇게 괄세를 한다

    면 나 자랄적에 우리 할아버지가 나가 놀면 나간다고 한푼주고 들어오면 들어온다고 한푼주신 노랑

    돈 아흔아홉냥 일곱돈 칠푼오리 꽁꽁묶어서 총철바구니 속에 너둔것이라도 다 내어다주어요 오마

    니 예장받아둔 것도 다 내어다주면 황천가서 오마니 본듯 보겠습니다 빨리빨리 내다주어요 오마니

    어데 갔어 

 辭說; 배뱅이 어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슬픈 울음통이 터져나오는데 (배뱅이母);아이고 내딸이야 내딸

    이야 살어서도 정신이 좋더니 죽어서도 정신이 그대로 있구나 내딸이야

 唱;오마니 날같은 불초여식을 길렀다가 무엇에다가 쓸라고 길렀겠소 오마니 신세를 만분지일이라도

   갚고자했더니 나는 죽었구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며 당상학발 늙은 양친 부모 버리고 가

   는 난 가구싶어 가겠소 나는 내 명에 죽었소이다 조금도 설어말고 잘 있어요 불쌍하신 우리 오마니  

   날 기를적에 진자리는 어머니 눕고 마른자리는 나를 뉘어 곱게곱게 길렀던 딸 마지막 왔던 길에 한

   번 만나보니깐 황천가서라도 원이 없겠소이다 오마니......오마니 보았으나 아버진 어델 갔소 아버지

   얼굴이라도 보고 갑시다 아버지...... 어허......

 辭說; 배뱅이아버지 썩 나왔다가 이 소리를 듣고서 점잖은 체모에 목을 놓고 울지는 못하구 배만 두꺼

   비 배처럼 불쑥 불쑥 하다 울음을 우는데 (배뱅이父);이애 이건 정말 뻐근하구나 네 애비 여기 나와

   서 있다 예장 다 가져가구 우리집 기둥이라도 다 빼가거라 

 辭說; 이렇게 울며 나서는 것 보니까 그 두 늙은이가 배뱅이부모님이 틀림없어요 이적에 눈치로 차렸

    는데 이 때에 엉터리 무당이 한쪽에 내다보니까 어떤 젊은 여자가 둘이 어린애를 업고 와 자꾸 울고

    있어요 옳지 배뱅이가 자라날 적에 앞집에 세월이 뒷집에 네월네 같이 자라났다더니 아마 저애들이

    세월네 네월네가 저렇게 와서 울고 있나보다 저 애들을 썩 불러서 찾어 만나봐야 배뱅이 혼이 왔다

    는 표시가 분명히 나타나서 돈을 좀 벌어가질 작정으로 한번 눈치로 또 불러봐요

 唱; 오마니 또 한가지가 분하고 원통한 것이 있오이다 나 자랄적에 자구깨면 먼산에 달래캐기 하며 죽

    자살자하며 같이 자라나던 앞집에 세월네 뒷집에 네월네가 이 곁에 와 있으면서도 나를 모른체 하

    는구려 세월네 네월네야 만나보자구나 이리 나올렴아 만나보자구나 너희들이 오늘날 나를 만나보

    지 않구서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면 나 굿하구 떠나갈 적에 세월네 네월네 업고 온 귀여운 자식들 몽

    땅 다 잡어가겠다  

 辭說; 세월네 네월네가 아이 잡어가겠다니까 무서워서 업고 온 아이를 썩 돌려가지고서 아이 머리를

    만져보니깐 머리통이 뜨끈뜨끈해요 진종일 업고 있으니까 달쳐서 머리가 뜨거운 걸 갓다가 무당이

    잡아가겠다니깐 뜨거운 줄 알고 두 여자가 떡 나와서 앉어요 자 그러나 요게 세월넨지 조게 네월넨

    지 또 이름을 알 수가 있어야지

 唱; 세월네 네월네야 말 들어보아라 나는 죽어서 북망산천에 가서 아직까지 이름을 고치지 않었다만

    너희들은 나 죽은 후에 이름이나 고치지 않했느냐

 辭說; 세월네가 이 소리를 듣고 잠자코나 있었으면 괜찮을 걸 요것 또 주책없이 하는 말이 아이구야 내

    가 이름을 왜 고친단 말이냐 난 너 죽은 다음에 세월넨 세월네대로 그냥 고대로 있다야 요게 세월네

    라 할 적엔 조것은 네월네가 분명하거든 세월네 네월네야 말 들어 보아라 마지막 왔다가는 길에 만

    나보니 마지막 한이로다 너하고 나하고 같이 자라날 적에 시냇가 빨래질 가면 빨래돌 위에서 멱감

    으면서 놀면서 네손목이 크냐 내손목이 크냐 하면서 서로 서로 만지면서 놀던 손목이라도 한번 만

    져 보자꾸나 어...... (세월이); 야 난 정말 손목은 못내뵈겠다 못내뵈겠어야 또 동네 할머니는 와있

    다 하는 말이 야 요건 정말 배뱅이 혼이 꼭 왔다 어서 손목 조금만 만져보라고 해라 할 수 없이 돌아

    서서 썩 내뵈니깐

 唱; 너의 손목을 만져보니깐 보들보들한 손목이 살어있을 적에 만지던 손목이 그냥 그대로 변치 안했

    구나 마지막 왔다 가는 길에 세월네 네월네 손목이라도 한번 싫컨 쥐어보자구나 아까는 분한지심에

    그리하였지만 형제지간 복은 못주나마 어찌 화야 주겠느냐 스승군자 속태우지 말고 부디 평안히 잘

    살어라

 辭說; 이렇게 부탁을 하면서 섣달 그믐날 두부자루 주무르듯 주무럭 주무럭 한참 주물렀지요 거......

    구경꾼들이 가만히 보니깐 박수무당녀석 아주 괘씸한 녀석이요 자 저녀석이 정말 배뱅이혼이 왔나

    안왔나 알어보자 어떻게 아는고 하니 구경꾼들이 머리에 쓰고 온 갓을 모아다 굿청에다가 채견 채

    견 모아서 놓고 제일 밑에다가 배뱅이 아버지 갓 큼직한 걸 내다가 꽉 꽂어다 놓고서 야 박수무당아

    너 배뱅이혼이 정말 왔느냐 네 꼭 왔습니다 너 그러면 이 갓 가운데 네 혼이 왔다면 네 아버지 갓이

    이 갓 중에 하나 있다 네가 배뱅이혼이 왔으면 너의 아버지 갓을 알터니까 여기서 배뱅이아버지 갓

    을 골라내거라 만일 못골라내면 너는 당장 이 자리에서 즉사다 응...... 아이고 인제 꼭 죽었단말이요

    자 그 많은 갓 중에 어느 게 배뱅이 아버지 갓인지 이걸 알 수가 있어야지요 눈치로다 한번 갓을 모

    조리 째면서 사방 눈치를 보는데

 唱; 에...... 괘씸하고도 괘씸하고나 양반에 갓과 상놈에 갓을 엇다가 함부로 섞어놓았느냐 우리 아버

    지 갓하나만 남겨 놓고 모두다 찢어버리겠다 이것을 들구보니 이 갓은 우리 아버지 갓이 아니로다

 辭說; 쭉 째니깐  한쪽에 있던 사람이 어이크 내 갓 찢는고나 옳지 갓임자들이 여기 있나보다 이번에

    는 사방을 슬슬보면서 한번 째는데 

 唱; 이 갓을 들고보니 이 갓도 우리아버지 갓이 아닙니다 이 갓을 또다시 보자 재쳐나보고도 뒤쳐를 

    보고 요렇게 보고도 조렇게 봐도 이 갓도 우리아버지 갓이 아니로다 에헤...... 이 갓을 또다시 봐도

    아버지갓이 아닙니다

 辭說; 갓을 모조리 쪽쪽 내리째는데 한쪽에 갓임자들이 가만히 보니까 그냥 두었다가는 배뱅이아버지

    갓 하나만 남겨놓고선 다 쨀판이란 말이여요 그땐 갓임자들이 욱...... 들어와선 제 갓은 다 쓰고 달

   아난 담에 그 복판엔 큼직한 갓이 하나 남었는데 가만히 보니깐 그게 배뱅이아버지 갓이 분명해요

 唱; 이 갓을 들고보니 통양갓 등사렵에 공단갓끈 공굴러 접어들어 간 것이 내솜씨가 분명하고 우리집

    갓이 분명하구나 마지막 왔다가는 길에 아버지갓이나 털어드리자꾸나 어......

 辭說; 갓을 툭툭 털어요 야 요건 진짜 배뱅이 꼭 왔구나 아...... 이 청년은 이렇게 속이고 돈벌어가지고

    고향으로 떠나가는데 

 唱; 떠나간다 떠나간다 배뱅이 혼신이 떠나간다 헤에...... 헤에...... 아에헤야 염불이로다 이번 굿에 돈

    잘번건 뉘덕이야 네덕 뉘덕하니 탁주집 할머니 덕택이로다 헤에...... 헤에...... 아에헤야 염불이로다

    잘속았구나 잘속았네 배뱅이혼이 잘속았네 헤에...... 헤에...... 아에헤야 염불이로다 탁주집 할머니

    돈받으소 천냥 줄돈 만냥 주고 만냥 줄 돈은 홑닷냥 주니 논밭전지를 작만하여서 부귀영화를 누립

    소서 헤에 ...... 헤에...... 아에헤야 염불이로다 평양 정경서 다팔아먹은 재밥이 이번굿에 단봉창 내

    네 헤에...... 헤에...... 아에헤야 염불이로다.      <대도레코오드사 LP음반수록본. 金在煥 校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