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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함께 가는 길../惠園의 畵

如岡園 2012. 12. 29. 11:03

 

 

 

 

 

 

 

 

 

 

 

 

가슴에 난 길

 

 

                            황희순


누군가 만났을 때 비로소 소리가 된다
소나무를 만나면 솔바람 소리가 되고
풍경을 만나면 풍경 소리가 된다
큰 구멍을 만나면 큰 소리가 되고
작은 구멍을 만나면 작은 소리가 된다

 



아이가 찢고 나간 내 가슴은
바람이 없어도 소리가 난다
그곳엔 아예 길이 나 있어
아버지도 그 길로 가고 친구도 그 길로 갔다
오는 길 없는, 피딱지 엉겨 붙은
내가 그린 그 길엔

바람 없이도 늘 소리가 난다

 

..

..

..

바람은 소리가 없지만, 소나무를 만나면 솔바람 소리가 되고 풍경을 만나면 풍경 소리가 됩니다. 큰 구멍을 만나면 큰 소리가 되고 작은 구멍을 만나면 작은 소리가 됩니다. 우리의 가슴 또한 .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서 심장의 소리가 달라집니다. 사랑을 담으면 사랑의 소리로, 슬픔을 담으면 슬픔의 소리로... 그 가슴에 아예 길이 났다 합니다. 아이가 찢고 나가버린 아픈 길, 아버지도 그 길로 가고, 친구도 그 길로 갔다 합니다. 길이 되어버린 가슴엔 바람이 없어도 슬픈 소리가 납니다. 피딱지 엉겨 붙은 애절한 가슴, 아,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바람은 누군가 만났을 때 비로소 소리가 나는데, 내가... 당신을 만나면 무슨 소리가 날까요?

 

 

 

박선희의 <아름다운 편지>에서


 

 

 

 

 

 

 

 

 

 

 

 

 

 

 

 
 
 

출처 : 바다를 품에 안고
글쓴이 : 惠園 원글보기
메모 :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없구나/ 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부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질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노천명/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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