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세계

이솝 우화9) 나귀와 개구리/늑대와 학/두 마리의 개구리

如岡園 2014. 12. 1. 14:15

          # 나귀와 개구리

 어느 날 나귀가 등에 장작을 한 짐 싣고 못을 건느고 있을 때였다. 나귀의 앞발이 갑자기 미끄러졌다. 나귀는 그만 팍 쓰러져버렸다.

 "좀 살려 주세요."

 물 속에서 몸부림과 발버둥을 치면서 이 가련한 나귀는 외쳤다. 그러나 나귀는 짐이 너무 무거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큰 소리로 신음했다.

 "원, 어리석은 놈도 다 보겠군, 물에 약간 빠졌다고 그처럼 소동을 치다니. 우리가 물 속에서 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네가 여기서 늘 산다면 너는 무슨 소리를 할테냐?"

 - 우리는 자신을 표준 삼아 남을 평가하고 있다. 잘못이다. 넌센스 철학이다.

 

          # 늑대와 학

 어느 날 늑대가 저녁을 너무 빨리 먹다가 뼈를 삼켜버렸다. 그리하여 그 뼈가 목에 걸려 무척 고생하였다. 그것을 뺄려고 노력도 했으나 헛수고만 치루었다. 그때 학이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여보 친구, 내 목에  뼈가 걸려 있는데 자네의 긴 목으로 내 목구멍의 뼈를 뽑아줄 수 없을까? 그러면 그 사례는 톡톡히 치루지!"

 "어디 봅시다."

 하고 학은 머리를 늑대의 입안 사나운 이빨 속으로 집어 넣고 주둥이를 쑥 내밀어서 뼈를 뽑아 내었다."

 "옳지 됐어. 시원한데......"

 늑대는 걸린 뼈를 뽑고 나니 이제 살 것만 같았다.

 "그럼 늑대씨 보수를 주십시오. 나는 가겠습니다."

 "무엇이 어째? 보수를 달라고? 너의 머리가 나의 입안에 들어왔을 때 깨물어서 토막을 내지 않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해라, 넌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거야."

 

          # 두 마리의 개구리

 한때 매우 사이 좋은 두 마리의 개구리가 있었다. 한 마리는 나무 숲 깊숙한 연못에 살고 있었다. 이 연못에는 수목이 물 위에 늘어져 있고 아무도 그를 방해하는 자는 없었다. 다른 한 마리는 조그만 웅덩이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웅덩이는 살기 좋은 곳은 못되었다. 왜냐하면 이 웅덩이는 시골길로 통해 있었으며 모든 말과 짐차가 지나다니므로 연못과는 딴판으로 언제나 물이 흐리고 더러웠다.

 어느 날, 연못에 사는 개구리가 찾아왔다. 그리고 웅덩이 개구리에게 말했다.

 "부디 나하고 살자. 나는 먹을 것과 물도 충분히 있고 아무 것도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이 없어. 그리고 내가 있는 연못은 참으로 즐겁거든. 여기는 먹을 것도 적고 물도 적고 길이 웅덩이로 통해 있으니까 너는 언제나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두려워해야만 하지 않니?"

 "고맙다. 너는 친절하다마는 나는 이곳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물도 여유가 있고 지나가는 사람도 나를 괴롭히지 않아. 그리고 먹을 것을 말하자면 나는 그저께 아주 훌륭한 점심을 먹었는 걸! 너도 아다시피 나는 이곳에 익숙해졌고 변동은 싫어, 그리고 가끔 만나자."

 그 다음 언못의 개구리가 다시 웅덩이로 찾아왔다.

 "이미 늦었다."

 웅덩이에 늘어져 있는 나무에 사는 새가 말했다.

 "너 무슨 소리니?"

 개구리가 반문하자,

 "죽어서 없어졌단 말이야, 이틀 전에 짐차에 치였는데 큰 매가 와서 움켜 가버렸어."

 "아이 불쌍해라, 나의 충고만 들었던들 그는 행복했을 텐데."

 개구리는 서쪽으로 향해서 죽은 동료를 생각하며 슬픈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는 자기 고집을 부렸어! 그래서 나는 친구를 잃었다."

 -고집 센 사람은 도리있는 것이라도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것 역시 너센스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