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수필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如岡園
2021. 11. 10. 20:24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
우주 생성의 원인은 말하자면 하나의 격류이다. 그것은 만물을 휩쓸어 간다. 그런데 정상배이면서 철학자처럼 행동하려고 나서는 자들은 얼마나 비천한 소인인가! 모두들 철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바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이여, 자연이 요구하는 것을 행하라. 가능한 한 분발하고 남이 알아주기를 원하여 두리번거리지 말라.
플라톤의 이상국을 기대하지 말라. 그러나 사소한 일이라도 순조롭게 진행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그것을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라. 누가 남의 신념을 면하게 할 수 있겠는가? 신념을 바꾸지 않고 다만 속으로는 불평하면서 복종하는 체하는 것은 노예 생활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자, 나에게 알렉산드로서와 필립포스와 파레론의 데메트리오스(B.C 300 년경의 아테네의 저명한 웅변가, 정치가,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다오. 만일 이들이 우주의 본성이 원하는 것을 알고 수양에 힘썼다면 그들을 본보기로 받아들이자. 그러나 만일 그들이 비극의 주인공처럼 행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내가 그들을 본받을 이유가 없다. 철학은 순박하고 겸손한 생활을 가르친다. 나를 교만과 허용으로 끌고 가지 말자.
무수한 집회의 의식을, 폭풍우와 맑은 날씨를 가리지 않는 무수한 항해를, 태어나 살다가 사라져 가는 사람들의 천태 만상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라. 그리고 옛날 사람들의 인생과 당신이 죽은 후에 태어날 사람들의 인생과 현재 무지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인생을 상기하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모르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잊게 될 것인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재는 당신을 칭찬하지만 곧 당신을 욕하게 될 것인가? 기억도 명성도 그 밖의 모든 일이 얼마나 보잘것없는가?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동요되지 말라. 그러나 당신의 내부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정의에 따라 대처하라. 이것은 바로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의 본성에 적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