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으로 樂한다

[스크랩] 9월이 오면

如岡園 2008. 9. 7. 20:30






구월이 오면~!
기차여행 한번 갔으면 좋겠어
그냥 간이역 벤치에서 자판기 커피향이 운치있겠지

구월이 오면 
철 지난 해변에 가보자 
모래 위에  라고 써 줄께~!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주미화   
9월이 오면 높아진 하늘 만큼이나 
내몸의 열기가 치솟아 몸살을 앓아야 한다. 
9월 찬바람이 뼛속까지 들어와 
내 마음은 공허하고 황폐해 진다. 
9월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감당해야할 아픔이 너무 많아
바람든 무 속 처럼 내몸의 충분하던 
자양분이 속속 빠져나가 
숭숭 구멍이 뚫리기 시작 하면
한기에 불덩이가 된다. 
아, 4월보다 더 잔인한 9월이 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9월이 다시 내게로 온다 
차갑도록 아프게 성숙해진 9월이 다시 온다 
9월이 오면.. 
내손에 온기 가득 채워 그를 맞이 해야지
더 따뜻하게 손 잡아야지 




구월에 
여행가면 스케치북 잊지마 
네가 
노천카페에서 차 마시는거 
목탄으로 그려보고싶거든





Billy Vaughn - Come September



출처 : 비밀의 정원
글쓴이 : 비밀의 정원 원글보기
메모 :

사계절 그것들이 제각기 올 때마다 언제나 우리에겐 그것이 가장 좋은 것처럼 생각된다.   H,D.소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