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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방을 든 여인/ La Ragazza Con La Valigia

如岡園 2010. 1. 23. 12:28

가방을 든 여인/ La Ragazza Con La Valigia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1960년/각본+감독: Valerio Zurlini/주연: Claudio Cardinale + Jacques Perrin
음악: Mario Nascimbene/흑백, 111분

“가방을 든 여인“(The Girl With A Suitcase)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가출?
여행?

그렇다. 가출을 하고 여행도 하다가 어느 남자에게서 가방채로
차에서 버림을 받은 어느 한 떠돌이 여인을 이 영화의 제목은 의미하고 있다.

잠깐 다녀오겠다고 하고선, 길에서 짐을 내려놓고 그만 줄행랑을 친
그 남자(“Marcello"/Corrado Pani, 1936-2005, 로마)를
포기하지 않고 찾아 나선 “가방을 든 여인“.
"Aida"(Claudio Cardinale, 1938, 튜니지아)
그 남자의 어린 16살의 동생,
“Lorenzo”(Jacques Perrin, 1941, 빠리)를 만나게 되는데,
“아이다”를 처음 본 ”로렌쪼“는 그만 첫눈에 연상의 그녀에게 반하고 만다.

상류사회의 부모에게서 거짓말로 돈을 얻어내어,
무일푼인 “아이다”에게 옷가지 등을 선물하며 만남을 거듭하는 ”로렌쪼“.
그러나 뭇사내들에게 스스럼없이 접근을 하며 하루하루를 웃음으로 보내는
“아이다”를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깝고 편치가 않다.
결국, 그의 열병 같은 풋사랑은 급기야 스승인 신부님까지 중간에 나서서
“아이다”를 만나고, 형의 이야기 등, 진실을 다 토로하면서, 수습을 해보려하지만
”로렌쪼“의 고집은 여전하고, “아이다”에게 치근거리는 사내와 치고받고,
싸우면서까지 그녀를 보호하려는 ”로렌쪼“의 진심을 (처음에는 금전적으로
이용만 하려 하였으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받아드리게 되는 연상의 여인,
“아이다”는 이제부터는 고향에서 착하게 살겠다고 ”로렌쪼“에게
약속을 하고, 마침내, 기차역에서 그에게 작별의 인사를 고한다.
(그러나 ”로렌쪼“가 보지 않을 때, 기차를 타지 않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는
“아이다”의 뒷모습으로 영화는 묘하게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당시에)얼마 되지 않았겠지만,
그러나 소위, 주제곡이라 불리던 (아래의) 색소폰의 연주음악으로 해서
제목만큼은 (대중적으로) 상당히 유명하였던 영화이다.

이곡은 “Fausto Papeti"(이태리)의 색소폰 연주(위의 음악)와
“Acker Bilk"(1929, 영국/1960년의 TV극,”Stranger On The Shore"의
주제곡이 대표곡)의 클라리넷 연주를 비롯하여,
“Paul Mauriat" 악단의 연주까지 1970년대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가방을 든 여인”의 주제곡으로 너무나도 유명하였는데,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우리나라 방송인들의) 잘못된 오류였다.
빈약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한 두 명의 DJ들이 그런 식으로
제목을 말하다보니, 너도 나도 (영화는 보지 않은 채) 전부
“영화, 가방을 든 여인 의 주제곡” 이라고 소개를 하게 되었고
심지어 당시에 유행처럼 유통되던 해적판(소위, 말하던 “빽판” LP)에도
그렇게 제목이 붙여졌었다. (하지만, 영화의 어느 구석에도 이 연주음악은 없다.)

1940년대부터 영화음악을 만들어오다가
“알렉산더 대왕”(1956), “솔로몬 과 시바”(1959), “바라바”(1962)등,
주로 로마사극들의 OST 음악으로 유명해진 이태리 출신의 작곡가,
“Mario Nascimbene”(1913-2002, 밀라노)
만든 이 영화의 주제곡(Main Theme)은 (정작) “아이다”와 ”로렌쪼“가
만나는 초반부의 장면들에서 기타와 하프시코드의 연주로 반복해서
흘러나오는 매우 클래식 적이고 슬픈 분위기의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의 색소폰 연주곡과는 전혀 다른 곡.)
그리고는 그 시절의 시대상을 반영하려는 의도에서 그 당시에 이태리에서
크게 유행을 하였던 몇 곡의 대중가요(Pop, Canzone)를 삽입곡으로
사용을 하였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세곡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기로 하자.

* Fever

섹시한 창법으로 부른 “Ann Magret"의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에 널리 알려졌었지만 이미 1950년대부터 “Elvis Presley" 와
“Peggy Lee", ”Ella Fitzgerald", “Ray Charles" 등을 비롯한
여러 남녀 가수들이 부른바있는 미국의 스탠더드 재즈 팝송이다.
근래에는 신세대인 “Eva Cassidy"도 리메이크를 했지만, 1960년,
당시에 이곡이 이태리에서도 대단한 히트를 하였음을 이 영화는 보여주는데,
일주일동안 자기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단물만 다 빨아먹은 “마르첼로”가
“아이다“를 버리기 직전인 초반부 장면에서 카오디오를 통해 이곡이 흘러나온다.
뜨겁던 사랑의 열기(Fever)가 식었음을 이곡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Just That Same Old Line

삽입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주제곡인양 잘못 알려진 바로 그 음악이다.
낮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아이다”를 바닷가의 카페로 데리고 가는
한 사내는 계속해서 “아이다”에게 술을 권한다. 그리고 구석에 놓인
낡은 Jukebox에 동전을 넣고 음악을 틀면서 같이 춤을 추자고 강권하고
괴롭히는데(위의 포스터), 그때 Jukebox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바로 이곡이다.
이곡은 1960년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싱어 송 라이터 겸 배우인
“니코 휘덴코”(Nico Fidenco, 1933, 로마)가 부른 곡인데(위의 30초 음악샘플)
그는 같은 해에 영화, “정사“(”L' Avventura“/1960)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Trust Me"와 또 영화, “태양의 유혹”(“I Delfini"/1960)에 사용이 된
"What A Sky"로 우리나라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전형적인 스타일의
Canzone 인데도 영어로 제목을 붙여 세계화를 시도 했던 것이 특징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도 같이 이곡은 이후에 “Fausto Papeti"를 비롯한
여러 악단의 연주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유명해지게 된다.

* Il Cielo In Una Stanza (감상 필수)

영어로 직역을 하면 “The Sky In A Room”라는 묘한 제목의 이 아름다운
Pop Canzone 는 당시에 이태리에서 최고의 여자가수(배우)로 꼽히던
“Mina Mazzini"(1940, 이태리)의 1960년 히트곡인데,
다음해인 1961년에 발표된 (그녀가 직접 주연을 한) 영화,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Lo Bacio Lu Baci"/1961)에서 사용이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곡이 된다.
1990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Martin Scorsese"감독의 “좋은 친구들”
(“Good Fellas") 에서도 의외로 다시 들을 수가 있지만(삽입곡),
이 영화에서는 위의 “Just That Same Old Line“같이 그 바닷가 카페의
Jukebox에서 흘러나오는 하나의 유행음악으로 설정이 되어있다.
“아이다”에게 계속 치근거리는 사내와 싸우고 나서 피투성이가 된 얼굴의
”로렌쪼“와 바닷가 모래위에 마주 앉아 비장한 대화와 키스를 나누는
후반부의 장면에서 (아래 사진) 흘러나오는데
더빙한 대화소리에 묻혀 (배경 음악으로) 매우 작게 들린다.

56세의 많지 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Valerio Zurlini”(1926-1982, 이태리) 작가 겸 감독의
중기 작품(1976년까지 총 20편 감독)으로서, 이태리 "Neo - Realism"
스타일의 현실참여적인 시사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여행가방(La Valigia)을 든 채 떠돌이로서 (살아가기 위해)
뭇사내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아이다“를 통해 보는 사회상이
결국 이 영화주제의 큰 축인 셈이다.
1960년, 한해에만 “Rocco E I Suoi Fratelli”(1960)를 비롯하여,
무려 다섯 편의 영화에 겹치기 출연을 한, 당시에 인기절정이었던
“Claudio Cardinale”(1938, 튜니지아)
그동안에 나오던 수수한 모습과는 달리 섹시하고 요염한 이 “아이다“역을
잘 소화하였지만, “Cinema Paradiso"(1988)에서 영화감독 역을 맡아 유명한,
“Jacques Perrin”(1941, 빠리)
19살 때의 청순하였던 모습이 아주 새삼스럽게 보인다.
아역배우로 1946년, 5살 때부터 영화계에 입문하였던 그가 처음으로
타국에서(이태리와 프랑스 합작영화) 주연을 맡은 출세작이기도 하다.

같은 반도국가에다가 국민성도 비슷해서 그런지
이태리의 “깐쪼네”(Canzone)는 우리나라에서도 무척이나 인기를 얻었었다.
이 영화에 사용이 된 삽입곡들을 부른 바로 “Mina”나 “Nico Fidenco“등이
인기였던 1960년대가 가장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은데
(심지어 "San Remo 가요제" 까지 국내 TV로 중계를 하는 등.)
어찌된 일인지 1980년대 중반부터는 라디오에서도 “깐쪼네”를
점점 듣기가 힘들게 되고,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이태리의 최근 곡들은
우리나라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프랑스 의 “샹송”(Chanson)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지만, 그 이유는
역시 미국에서 부르짖는 “세계화”의 영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세계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겠지만, (작은 나라들의 영화도 그렇듯이)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이렇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팝송“, 유럽의 ”샹송“과 ”깐쪼네”, 그리고 남미를 비롯한
제3세계의 음악들을 골고루 듣던 1960년대-1970년대가,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들에게 음악적으로는) 가장 풍요로웠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 다시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았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깐쪼네”의 명 팝가수들:
“Tony Dallara”, “Domenico Modugno”, “Sergio Endrigo”, “Johnny Dorelli”,
“Gigliora Chinquetti”, "Claudio Villa", “Franco Fagani”, “Wilma Goich”,
“Ada Mori”, "Graciela", “Gianni Morandi”, “Gino Paolli”, “Lucio Dalla”,
“Milva”, “Ricci & Povelli”, "Marino Marini", “Louiselle”, "Nilla Pizzi",
"Gino Latilla", "Enzo Parise", “Alida Chelli”, “Jimmy Pontana”, “Mina”,
“Anna Maria”, “Nico Fidenco”, “Ranato Racell”, "Bobby Solo", “Robertino”,
"Iva Zanicci", “Marisa Sannia", "Peppino Di Capri", "Massimo Ranieri"
“Michelle”, “Nada”, "Caterina Caselli", “Luciano Tajoli”, “Nicola Di Bari”,
“Capitoro 6”, “Claudio Baglioni”, "Albano & Romina Power","Luigi Tenco",
"Orietta Berti", "Gianni Pettenati", "Sandro Giacobbe", "Donatella Milani",
"Cocky Mazzetti", 외)

柱:) 오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검증 작업에 협력하여주신 “이탈리아 문화원”
(“최 S J 님”포함) 과 “Mina“의 노래, 음원을 제공해주신 ”선우영“님에게도
이번 기회에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깐쪼네 가수들이 더 있으면
댓글을 올려주세요.

출처 : 물고기두마리
글쓴이 : hall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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