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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이오는소리

如岡園 2011. 3. 22. 08:57

 

 

 

출처 : [물꽃천지 = Water bloom world]
글쓴이 : 石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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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항상 짓궂은 웃음을 띠우고, 언젠가 하루 아침에 문득 옵니다. 그래서 벙글벙글 웃고, 춤추는 아씨처럼 가만히 날아드는 봄은 마치 우리가 길에서 멀리 마주쳐 오는 벗을 본 때의 저 일종의 복잡한 감정을 우리로 하여금 맛보게 합니다. 아, 봄! 봄빛은 참으로 어머니의 품 속 모양으로 따스하고 보니 누가 그 속에 안기기를 싫어하리요. 이래서 봄은 방안에서 오슬오슬 떠는 우리를 은근히 밖으로 밖으로 잡아 끌어내는 것인데 만물이 춘광에 흠씬 취해 도연(陶然)한 시간을 갖고 온갖 집이란 집의 뜰안에 노래가 빛날 때 사람 마음엔들 왜 물이 오르지 않으며 싹이 트지 아니하며 꽃이 피지 아니하며 시(詩)가  뛰놀지 않겠습니까?  <김진섭/생활인의 철학>

넓은 들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헤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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