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이상사설원채(逢李上舍說寃債) 경상도 밀양 군수가 식구를 거느리고 도임하였는데 어여쁜 딸이 하나 있으니 芳年이 열 여섯이라. 通引 한 놈이 눈앞에 잠간 보매 참으로 國色이라, 여인의 유모에게 많은 뇌물을 주고 정분이 투터워져 할 말 못할 말 다하게 되었는데, 사또가 감영으로 일보러 갔을 때 통인놈이 유모를 꾀어 이르되, "오늘밤 달빛이 참 좋고 영남루 후원 연못에 연꽃이 바야흐로 만발이오니, 밤 깊은 때 낭자를 이끌고 나와 완상하시면 내가 여차여차히 하리라."라 하니, 유모가 이미 그 자의 많은 뇌물을 받은 바 있는지라, 능히 그 말을 어기지 못하고 그 말에 따라 밤이 깊은 후에 낭자를 유인하여 가로되, "오늘밤 월색이 좋고 영남루 후원 연못에 연꽃이 만발하였으니, 낭자와 더불어 함께 구경함이 어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