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한가위/이천거북놀이/이천자채농요

如岡園 2018. 9. 13. 16:24

          # 한가위

  음력 8월 15일을 한가위라 한다. 추석, 추석절, 중추, 중추절, 가위, 가윗날 등 다양하게 불린다. 가을 계절의 한가운데에 속하므로 중추요, 명절이기에 중추절이라 한다. 한가위, 가윗날은 신라 시대에서 비롯된 우리 민족 고유의 말로서, 가배(嘉俳)-가위, 가배날(嘉俳日)-가윗날-한가위로 표기 변이된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가위에 대한 유래와 민속을 살펴보면, 당나라 문종(827~840)때 입당 수도한 일본 승려 원인(圓仁)이 쓴 <入唐求法巡禮行記>에,

 "산동지방에 머무르고 있는 신라인들만이 8월 15일에 독특한 명절놀이를 하였다. 그 곳 노승의 말에 의하면, 이 날이 신라가 발해와 싸워 크게 이긴 기념일이기 때문에 이날을 명절로 삼아 백성들이 온갖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무로써 놀았다. 이 절 역시 신라인의 절이므로 자기들의 조국을 그리워하며 8월 보름 한가윗날을 맞아 명절놀이를 한다."

라고 하였다.

 또 삼국사기에는

 "신라 유리왕 9년에 국내 6부의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두 왕녀로 하여금 그들을 인솔 지휘 감독하여 7월 기망(旣望,16일)으로부터 길쌈(베짜기)을 해서 8월 보름까지 짜게 하였다. 그 후 그 질과 양의 성적을 심사하여 승부를 결정하고,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차려 이긴편을 대접하게 하였다. 이날 달 밝은 밤에 위로는 임금과 백관 대신을 비롯하여 아래로 서라벌(신라 경주) 수십만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왕녀와 부녀자들이 밤이 지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會蘇曲)'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질탕하고 흥겹게 놀았다. 이것을 그때 말로 가배(嘉俳)-가위라고 하였다."

라는 기록이 전한다.

 이것으로 보아 한가윗날은 우리 겨례의 전통적인 명절임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조상 이래의 최대 명절이요 겨레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가위는 햇곡식과 햇과일로 술을 빚고 떡을 만들어 토란국에 오색 과일로 제사상을 차려 조상에게 차례(茶禮)를 올리고 성묘(省墓)를 한다. 산소의 잡초는 대체로 추석 전날이나 2~3일 전에 베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으나, 성묘 때 벌초하기도 한다. 이날 아침 햇곡식으로 메와 떡을 짓고 주찬(酒饌)을 갖추어서 추석 차례를 지내는데, 이것을 천신(薦新)이라고 한다. 또 이날은 새옷이나 입던 옷을 깨끗이 손질하여 입는데 이것을 추석빔이라고 한다. 조상에 대한 차례와 성묘 뿐만 아니라 햇곡식으로 떡과 음식을 장만하여 집의 수호신인 성주모시기를 하는 곳도 있다. 성주모시기는 먼저 제수(祭需)를 장광에 놓았다가 방 웃목이나 한쪽 옆에 놓고, 그 집 안주인이 성주에게 가내 태평을 공손히 빈다.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마친 다음에는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노래와 춤과 갖가지 놀이로 흥겹게 보낸다. 한가위에는 수확의례(收穫儀禮)와 관련된 행사들을 많이 행하였으며, 거북놀이, 소멕이놀이, 줄다리기, 사자놀이, 지신밟기 등이 있다. 놀이의 분포를 보면, 소멕이놀이는 경기도 충청북도 강원도 황해도 등 중서부 지방에, 거북놀이는 경기 충청도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 사자놀이는 경기 강원도 이북의 중부 이북 지방에, 그리고 농악(지신밟기, 매구, 걸립)은 영남과 호남 지방에 성하였다.


          # 이천거북놀이

 경기도 이천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속놀이이다. 이천 거북놀이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8월 한가위날을 기해 연희되어 온 세시풍습이다. 

 이 놀이의 성격은 한 해의 풍년을 축하하기 위한 풍년제로서의 성격과, 마을과 집안의 잡귀를 몰아내어 마을 전체의 화목을 비는 무속신앙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놀이는 추석날 저녁에 부락 입구에 있는 장승 앞에 길군악으로 연희자 일행이 도착하면서 장승굿부터 시작하게 된다. 상쇠가 "천하대장군 우통광대하니 지하여장군 부락장승이요, 호봉골현은 가급천병이라." 외치는 고사담이 끝나면, 일행은 마을의 공동우물로 향하게 된다. 그 행렬 구성은 대략 용기(龍旗)와 영기(令旗), 농기(農旗)를 앞세우고, 거북놀이의 인도를 맡은 거북이와 남생이가 따르게 되며, 그 뒤를 농악대와 양반, 머슴, 남종, 여종, 이웃동네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 마을 우물에서 우물굿이 끝나면 마을의 집집마다 들러 문굿, 뒤안굿, 조왕굿, 대청굿 등의 순서로 그 짐안의 안녕을 빈다. 흥겨운 농악에 맞추어 거북춤으로 온 동네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춤추며 즐기게 된다. 이 거북놀이는 한동안 완전히 실전(失傳)되었다가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 부락사람들을 주축으로 재현되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 이천자채농요(利川紫彩農謠)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군양일리에 전승되는 농요(農謠)이다. 자채농요란 이천지방 사람들이 자채벼를 가꾸며 부르던 것으로 그 유래를 알 수 없다. 자채벼는 이천지방을 중심으로 인접한 여주시 일부지역에서만 재배되었던 특수한 재래종 벼를 말한다.

 자채농요는 쓰레질소리와 아리랑타령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볍씨를 뿌릴 때와 타작할 때는 소리가 없다. 그 이유는 김매기와는 달리 볍씨를 뿌릴 때는 정신을 집중해야 하며, 타작할 때는 힘이 들기 때문에 소리를 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농요의 구성은 쓰레질소리, 아리랑타령, 곯았네, 지게상여소리, 하나하나, 오호이 데헤야, 단허리의 일곱 종류로 되어있다. 리듬의 소재는 쓰레질소리와 아리랑이 비교적 다양한 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그 외의 것은 경기도 지방 일노래의 일반적인 형태로 별 특성이 없다. 창 형식은 쓰레질소리만이 독창이고 나머지는 모두 메기고 받은 전형적인 일노래의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