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월칠석
음력 7월 7일(2007년은 8월 19일)은 칠석(七夕)이라고 부른다. 이날 저녁에 처녀들은 직녀성(織女星)과 견우성(牽牛星)에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빌며, 공부하는 소년은 두 별을 제목으로 하여 시를 지었다. 이렇게 칠석날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젊은이로 하여금 소원을 이루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니,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견우성과 직녀성의 두 별은 은하(銀河)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라져 있다. 두 별은 서로 사랑을 하지만 마주 바라볼 뿐, 은하 때문에 뜻을 이룰 수가 없다. 은하에 다리만 있으면 자주 상봉하여 진지한 사랑에 잠길 수가 있겠으나 교량이 없는 것이 늘 원한이었다.
견우와 직녀의 이 딱한 사정을 알고, 해마다 칠석날이 되면 지상에 있는 까치와 까마귀가 하늘에 올라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으니, 이것이 오작교(烏鵲橋)이다. 견우와 직녀는 1년에 한 번 오작교를 건너 소원을 이룬다. 그러나 사랑의 회포를 다 풀기도 전에 새벽 닭이 울고 東天이 밝으면 다시 이별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견우와 직녀는 또다시 1년을 고독하게 보내야 한다.
칠석날 지상에는 까마귀와 까치는 한 마리도 없으며, 어쩌다 있는 것은 병들어 하늘에 가서 오작교를 놓는 데 참여 못하는 것들 뿐이라고 한다. 칠석날 저녁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하며, 이튿날 새벽에 비가 오면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고 한다. 또 칠석날이 지난 뒤에 머리가 벗어진 까치를 보고, 견우 직녀가 밟고 지나간 흔적이라고들 한다.
칠석날 폭의(曝衣), 쇄서(쇄書)하는 풍습도 있다. 여름 장마철에 장롱에 있는 의류는 습기가 차고, 고서(古書)들도 습기가 차면 충(蟲)이 생기므로 햇볕에 말린다. 음력으로 7월 7일쯤 되면 장마철도 지났으므로 이 때 말려두면 옷과 책이 좀먹는 일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한다.
# 백종일
음력 7월 15일(2007년은 8월 27일)을 백종일(百種日), 백중절(百中節) 또는 망혼일(亡魂日)이라고 한다. 승려들은 사원에서 재를 올려 부처에게 공양하는 바, 신라와 고려 때에는 맹란분회(孟蘭盆會)를 벌여 속인들도 공양하였으나,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주로 승려들만의 행사가 되었다.
백종날에 사람들은 조상의 사당에 천신(薦新)을 드리며, 맛있는 주효를 갖추어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긴다.
농촌에 가면 백종날을 전후해서 시장이 서는 바, 이를 '백종장'이라고 한다. 즉 백종 시장이라는 뜻이니, 머슴을 둔 가정에선 머슴을 쉬게 하고, 돈을 주어 장에 가서 하루를 놀게 하니 물건을 사거나 취흥에 젖게 된다. 그래서 백종날을 전후해서 여러 곳에 씨름판이 벌어지거나 흥행단이 모여들기도 한다.
망혼일(亡魂日)이라고 하는 것은, 백종일 밤에 주효와 밥 떡 과실 등을 차려놓고 망친(亡親)의 혼을 불러들여 재를 지내는 까닭이다. 또 그 무렵에는 과실과 소채가 많은 때이므로 백가지를 차린다 해서 백종이라 부른 것이다.
# 호미씻이
호미씻이는 초연(草宴) 또는 '머슴날'이라 부르기도 하는 바, 음력 7월 15일을 전후하여 어느 날이건 그 마을의 형편에 따라 택일하여 정한다. 각 가정에서는 제각기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이나 계곡 같은 곳에 모여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긴다. 농부들의 휴일인 만큼 농악 풍물을 치며 흥겹게 논다. 이때에 마을 중에서 농사가 가장 잘된 집의 머슴을 뽑아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며, 술을 권하여 위로하고 삿갓을 씌워 소에 태워 마을을 돌아다니게 한다. 그러면 그 집의 주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술과 음식을 한턱 낸다.
호미씻이란 이제 농사일도 거의 끝나 호미가 필요없게 되었으니, 호미를 씻어둔다는 데서 호미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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