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을 단오(端午), 수리(戌衣) 또는 천중절(天中節)이라 부른다(20007년은 6월 15일). 단오날은 고려시대의 9대 명절에 들었고, 조선조에는 정조(正朝), 한식(寒食), 추석(秋夕)과 함께 4대 명절에 들었음이 <동국세시기>에 나온다. 이 날 각 가정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여 단오차례(端午茶禮)를 지내고 새옷으로 갈아 입고 하루를 즐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홀수가 겹치는 일자를 대개 명절로 여겼거니와, 그 중에서 단오의 5월 5일은 양수가 겹쳐 가장 볕이 강한 날로 알았다. '수리'라고 부른 것은 이 날에 쑥을 뜯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으니, 그 떡의 모양을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만든데서 '수리'라고 불렀다고 문헌에 전한다.
단오날 오시(午時)에 목욕을 하면 무병(無病)한다는 '단오물맞이'를 하고, 모래찜을 한다. 단오는 이처럼 물과 관련이 깊어, 이 날 비가 오면 그 해 시절이 좋다고 믿으며,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없어지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피부에 좋다고 한다.
단오날 여성들은 그네뛰기, 남자들은 씨름을 하며 하루를 즐기는데, 특히 강릉단오제는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되어 단오민속을 계승하고 있다.
단오 시식(時食)은 쑥떡, 찔레꽃떡, 수리치떡, 망개떡, 밀가루 지짐, 약초떡을 만들어 먹는다. <열양세시기>에 전하는 속담으로, "시골 생색내는 것은 여름에는 부채요, 겨울에는 달력이다."라고 했는데, 단오 때 부채선물은 그만큼 생색이 났던 모양이다.
농가에서는 가수(嫁樹)라 하여 대추나무를 시집보내는데, 대추나무의 양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아 열매가 많이 달리기를 바랐다. 대나무는 이 달에 이식을 하며, 모내기 보리베기 자두수확 채소파종 메밀파종 서숙파종으로 농촌 일손이 한창 바쁠 때이기도 하다. 강원지방에서는 하지에 첫감자를 캐서 감자농사를 살펴본다. 어촌에서는 칼치 멸치잡이를 하는 것도 이 때이다.
# 창포
단오날에는 창포(菖蒲)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두발에 윤기가 있고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으며 소담하다고 해서 남녀가 모두 그렇게 하거니와 부녀자는 특히 그러하다. 또 창포의 뿌리를 잘라 머리의 비녀로 삼으니, 비녀에는 수(壽) 복(福)의 두 글자를 새기고, 혹은 인주(印朱)나 연지로 붉게 칠하는 수도 있다. 붉은 색은 양색(陽色)으로 축귀(逐鬼)의 기능을 가진 데서 사용된 것이다.
창포탕(菖蒲蕩)을 만들 때에는 창포만을 삶기도 하거니와 쑥을 넣어서 함께 삶기도 한다. 또 단오의 벽사(잡귀를 물리침)로 호리병박이나 작은 인형을 만들어 허리띠에 차기도 하는 바, 이는 모두 질역(疾疫)을 쫓는다고 한다.
# 익모초와 쑥
단오일에 익모초(益母草)와 쑥을 뜯는 풍속이 있다. 단오일 오시(午時)에 익모초와 쑥을 뜯어다 말려서 약용으로 쓴다. 일반적으로 쑥과 익모초는 한방약초로 사용하지마는, 특히 단오날의 익모초와 쑥은 특효가 있다고 한다.
익모초(益母草)란, 이름 그대로 모체에 이롭다고 하며, 또 여름철에 익모초의 즙을 내어 마시면 식욕이 난다고 해서 농촌에서는 흔히 먹거니와, 단오날에 뜯어둔 익모초와 쑥은 보관하여 두었다가 발병하면 사용한다.
농부들은 야외작업을 할 때에 약쑥으로 긴 홰를 만들어 불을 붙여두면 하루 종일 타므로 흔히 사용한다. 또 농촌에서는 단오날 이른 아침에 쑥을 베어다가 묶어서 문 옆에 세워둔다. 그렇게 하면 재액(災厄)을 물리친다고 한다.
# 단오제(端午祭)
단오날을 기해서 향토신사(鄕土神祀)를 지내는 곳이 많으니, 강원도 강릉과 삼척이 그 대표이다. 강릉에서는 단오날을 절정으로 하여 전후 한달 여에 걸쳐 수만 군중과 4,50명의 무격(巫覡)이 모여 제사를 지낸다. 대관령 성황신(城隍神)을 모셔다가 제사하고, 그 앞에서 관노가면(官奴假面)놀이와 각종 오락을 연출하며 대성황을 이루니, 풍년과 대관령의 산로안전(山路安全)을 기하는 것이다.
제사는 일체 관(官)에서 관장했으며, 성황신(城隍神)에게 인간관계를 형성시키는 영동 제일가는 큰 규모이다. 삼척에서는 오금잠제(烏金簪祭)라고 하는 바, 단오일에 관민(官民)에 의해서 제사가 행해진다. 속전(俗傳)에 고려 태조 왕건의 유물이라고 하는 오금(烏金)의 잠(簪)을 함(函)에 모시고 군민들이 숭상하는데, 잠(簪)을 통해서 제화초복(除禍招福)을 바랐으니, 무당의 가무가 행해지고 연삼일 계속된다. 제사 기간 동안 군민은 부정을 없이하고 금기하며, 제의(祭儀) 담당자들은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외래객을 재우지 않으며 상가(喪家)에서도 곡성(哭聲)을 내지 않는다.
군민들은 잠신(簪神)의 덕으로 복을 받고 재액(災厄)을 막고자 전곡(錢穀)을 내어 성의를 보였다. (한국풍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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