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시(Gypsy)
프랑스 작가 프로스퍼 메리메의 대표작 <카르멘>의 여주인공 카르멘은 자유분방하고 야성적이며 정열적인 집시 여자다. 살결이 거무스레하고 새까만 눈동자, 검은 머리, 웃으면 이가 유난히 희고 아름답다.
집시 족은 본시 인도에 있었으나 차츰 서쪽으로 나아가서 소아시아와 발칸 반도를 거쳐 지금은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다.
집시란 명칭은 그들을 처음 본 영국인이 이집트인과 혼동한 데서 생긴 것이며, 그들 자신은 '로마니'라고 한다. 프랑스에서 쓰는 '보엠'(보헤미아인), '보헤미앙 라이프'도 실은 '집시와 같이 분방한 생활'의 뜻으로 '보헤미아'(Bohemia 체코 서부지방)와는 관계가 없다.
그들이 처음 유럽에 나타난 것은 14세기 경의 일. 처음에는 별 말썽이 없었으나 차츰 이교도라 하여 배척했고 17세기 경부터는 곳곳에서 추방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포장마차에 몸을 담고 떠돌아다니는 그들은 도벽이 심하고 책임감이 없다 하여 도처에서 괄시를 당했지만 음악과 무용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녀 인류 문화에 끼친 영향도 적지 않다.
즉 '집시음악' '집시무용'은 민족 예술의 형태로 전해 내려오고 있을 뿐더러 전통적인 예술 분야에까지 파고 들었다. 바이얼린의 명곡 <지고이넬봐이젠>은 집시계의 명연주가 사라사데가 작곡했고 리스트의 <헝가리 광상곡> 브라암스의 <헝가리 무곡> 등에는 집시 음악이 풍부히 담겨져 있다.
메리메의 소설을 바탕 삼은 비제의 가극 <카르멘>은 집시의 음악과 무도(舞蹈)가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집시의 또 다른 장기(長技) 가운데 하나는 손금 보는 것과 트럼프 점이 있으며 트럼프도 그들에 의하여 유럽에 전해졌다고 한다.
# 밀월(蜜月 Horney moon)
영어 '허니 문'에서 온 말. 사무엘 존슨의 정의를 따를 것 같으면 '오직 정다움과 열락(悅樂)으로 충만한 신혼의 1개월'을 가리킨다.
인생이 온통 장미빛으로 보이고 행복에 겨운 순간이지만 그 기간은 통틀어 1개월을 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러는 동안에 차츰 각성과 오해가 싹트기 시작하여 밀월의 단 꿈도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요컨대 밀월은 '꿀처럼 달콤한 달'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어원을 따져 볼 때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신혼의 남녀가 한 달 동안 벌꿀로 빚은 술을 마시는 습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 일설에 의하면 '문(moon)'은 달을 가리키며 부부의 애정이 차츰 식어가는 것을 이지러지는 달에 비유했다는 것이다. 물론 달은 다시 둥글어지는 것이니 부부 사이의 애정도 식었다 뜨거워졌다 하는 동안에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 글자 그대로 부부일신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디스크(Disk, Disc)
지금은 흔히 레코드 음반이나 척추 디스크(추간판 헤르니아)의 뜻으로 쓰이고 있으나 본래는 원반(圓盤)의 뜻으로 고대 희랍의 운동기구였으며 디스코스(diskos)라고 했다.
그 후 라틴어로는 디스카스(discus)라 했고, 유명한 희랍의 조각 작품에 '원반 던지기 선수(diskobolos)'라는 대리석 석상도 있다.
# 바카스(Bacchus)
바카스는 술의 신이다. 따라서 술을 '바카스의 선물' 또는 그냥 '바카스'라고도 한다. 단 바카스는 희랍의 신이니까 이때의 술은 포도주를 가리킨다.
바카스의 정식 이름은 디오니소스(Dionisos)로 주신(主神) 제우스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전설에서 티바이의 공주 세메레라고 하나 소아시아의 대지의 여신 제메라가 옳은 것 같다. 바카스(로마에서는 Bacchus, 바카스는 영어발음)는 별명 혹은 통칭이며 로마에서는 리베르(Liber)라고 한다. 리베르는 '자유'의 뜻인데 술을 마시면 온갖 근심걱정을 잊고 몸과 마음이 하나같이 자유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다.
본래 바카스는 곡물과 식물의 신이었는데 8세기경 희랍으로 건너오면서 포도 및 포도주와 특별한 인연을 갖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희랍에는 포도와 함께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또 연극은, 희랍의 비극이나 희극이 모두 아데나이시에서 개최된 디오니소스의 축제 때 거행된 데서 비롯되었음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 결과 바카스 즉 디오니소스는 형 아폴로와 함께 문예계를 다스리게 되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서양의 문예사조를 '아폴론적인 것' 즉 명석한 이지적 요소와, '디오니소스적인 것' 즉 비합리적이며 격정적인 동향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찌기 모제약회사에서 드링크 제의 이름에 바카스를 차용, 이것이 히트하여 바카스가 드링크 류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술을 먹고 난 후 해독 및 피로회복제로 마시는 음료 이름에 주신(酒神) 바카스를 빌어 쓴 것은 절묘한 아이디어라 할만 하다.
# 미인 컨테스트(美人 Contest)
'미인 컨테스트'라는 말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라고 하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희랍신화에서 헤라, 아데나, 아프로디테의 세 여신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심판관으로 하여 미를 다툰 끝에 그것이 원인이 되어 트로이 전쟁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미인 컨테스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신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고대 희랍에서는 오늘날 유행인 미인 컨테스트가 행해지고 있었다. 레스보스 섬, 테네도스 섬, 알카디아의 바실리스 등에서 거행 되었는데, 요즘은 수영복 차림이지만 그 당시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누드였다. 오늘날처럼 언론 방송사나 화장품 회사 등이 스폰서로 나서는 상업적인 행사가 아니고 종교적 행사여서 지극히 엄숙한 것이었다.
또 에리스와 아데네에서는 남성미 콩쿠르도 거행되었는데 이 역시 전 나체로서 종교적 행사의 하나였다. 이것들 모두 오늘날 미스 유니버셜, 미스터 유니버셜 등 미인 컨테스트의 효시가 되고 있다.
'故事熟語 神話傳說' 카테고리의 다른 글
3퍼센트의 진실/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인간은 만물의 척도/자유여 너... (0) | 2008.06.18 |
---|---|
행주치마/강강수월래/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술잔 깨뜨린 건 파맹의 뜻 (0) | 2008.05.26 |
만우절(萬愚節) / 한식(寒食) (0) | 2008.04.01 |
오월동주 / 와신상담 / 전철 / 읍참마속 (0) | 2008.03.29 |
시지포스의 바위/탄타로스의 갈증/프로크라테스의 침대/사이렌 (0) | 2008.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