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事熟語 神話傳說

만우절(萬愚節) / 한식(寒食)

如岡園 2008. 4. 1. 10:02

          # 만우절(萬愚節 April fool's day)

 서양에서는 4월 1일 날, 악의(惡意)없는 장난이나 거짓말로 사람을 속여 넘기는 습관이 옛부터 있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습관이 세계 도처에 널리 퍼졌으며 이에 속아 넘어간 사람을 '사월 바보(April fool)'라고 한다.

 이 풍습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유럽에서는 옛날, 현행 달력의 3월 25일을 새해로 정하고 4월 1일까지 춘분(春分)의 축제를 지냈으며, 마지막 날에 가서는 친한 사람들끼리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샤르르 9세 때인 1564년, 새로운 달력을 채용하여 신년을 1월 1일로 정했다. 그러나 새 달력은 골고루 보급되지 못했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옛대로 4월 1일에 선물을 교환하는 예가 많았다.

 개중에는 새 달력을 싫어하는 자도 있어 옛설날을 잊지 못하고 4월 1일이 되면 흉내로 엉터리 선물을 주거나 잔치를 벌여, 장난치며 즐겼는데 이런 풍습이 차츰 각국으로 번져 나갔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 음력 설날을 잊지 못하는 것과 흡사하다.

 또 영국에서는 옛부터 4월 1일에 축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17세기 경 프랑스의 풍습이 건너와서 오늘날과 같은 만우절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동양에서 만우절이 발생했다고 하는 설도 있다. 즉 인도에서는 춘분 날 불교의 설교가 시작되어 3월 31일에 끝난다.  설교를 듣는 동안 제법 믿음이 두터워졌던 사람도 이 날만 넘기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기 때문에 3월 31일을 야유절(揶揄節)이라 하여 사람을 놀려주곤 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 때 UN군의 참전과 함께 차츰 이 풍습이 퍼졌고, 한동안 제법 유행하는 듯하다가 시들해졌다.

 텔레비젼이 없던 시절, T시 국영 라디오 방송 앵커가 만우절 아침 방송에 지금 즉시 방송국으로 오면 선착순 10 명에게 트랜지스터 래디오 1대씩을 주겠다고 만우절 거짓말 방송을 하여 소동이 벌어졌던 일도 있고, 119에 거짓 화재신고를 하여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토양에 맞지도 않는 외래 문화의 잘못된 수용은 독은 될지언정 약이 될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 한식(寒食)

 충신 개자추(介子推)의 넋을 기려 불을 쓰지 않은 찬 음식을 먹는다는 날이다. 한식날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 째가 되는 날(2008년은 4월 5일)이다. 절기상으로 청명(淸明) 날이거나 그 다음 날로써 4대 명절의 하나로 칠 정도로 중요시 했었지만, 근래에 와서는 조상의 무덤을 보수하고 성묘하는 날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춘추시대에 공자(公子) 중이(重耳)가 망명 유랑 생활을 하다가, 훗날 진(晉)나라 문공(文公)이 되어 전날의 충신들을 포상하였다. 그런데 지난날  문공이 굶주렸을 때에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서 바쳤던 충신 개자추(介子推)는 포상자들 중에 들지 못하였다. 개자추는 원망 한마디 없이 산중에 들어가 숨어버렸다. 문공이 늦게야 잘못을 알고 개자추를 찾았으나 산에서 나오지를 않았다. 불을 지르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산에다가 불을 질렀지만 그래도 개자추는 끝내 나오지를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서로 껴안고 버드나무 밑에서 불에 타 죽었다고 한다. 이에 그를 애도하는 뜻에서 이 날에는 불을 쓰지 않고 찬 음식을 먹어 '한식(寒食)'이라 하였다 한다.

 이 날 조상의 묘에 가서 간단한 음식을 차려 놓고 한식다례(寒食茶禮)를 지내며, 무덤이 훼손되었으면 개사초(改莎草)를 하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 되었다. 조상의 무덤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이 상례인데도, 이 날만은 윤달과 함께 보수를 해도 뒷탈이 없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