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수필

林語堂의 '語錄'(吾見吾聞) (2)

如岡園 2010. 8. 2. 07:50

     독서

 독서는 일종의 탐험이다. 신대륙을 탐험하고, 새로운 땅을 정복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나톨 프랑스가 말한 것처럼 독서는 '영혼의 신나는 여행'이다.

 세상에는 보아서 모를 책은 절대로 없다.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작자의 문필이 난삽하거나 자구(字句)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독자의 수준과 맞지 않거나 식견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흥미나 수준에 알맞은 책을 골라 읽는다면, 과외선생 없이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 간혹 의문점이 있어 금방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섭렵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기회

 알렉산더가 한 차례 승전을 거둔 후,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만약 기회가 있다면 제2의 도시를 공격할 것인가 하고 물었다. "뭐라고?" 그는 노기를 띠어 크게 소리쳤다. "기회가 있다니! 나는 기회를 만든다" 라고. 세계 도처에 필요하지만, 그 수가 모자라는 것은 바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그러한 사람들이다. 기회만을 기다리는 것이 습성화된다면 이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이러한 기다림 속에서 일에 대한 열성과 정력은 사라지고 만다. 일은 하지 않으려 하면서 쓸데없는 공상만 일삼는 사람에 대해서는, 기회란 바랄 수 없는 것이며 가까이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근면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나 기회를 쉽사리 놓쳐버리지 않는 사람들만이 기회를 볼 수 있게 된다.

 

     총명한 사람과 도덕

 유한(有閑)하다는 것이 결코 죄악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선용(善用)할 줄 알면 되는 것이다.

 총명한 사람은, 도덕이란 높아서 올라갈 수 없는 것이라고 그릇 생각하고 있고, 미련한 사람은 도덕이 도대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현명한 사람은 보통의 도덕보다 높은 경지의 생활을 하려고 생각하지만, 못난 사람은 보통의 도덕 생활조차 하지 못한다.

 

     문학/예술/철학

 문학은 바로 인생에 대해 발하는 기묘한 생각이고, 예술은 바로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풍취(風趣)이지만, 그러나 철학은 인생에 대한 일종의 태도이다.

 

     진실한 사상

 진실한 사상은 늘 일종의 열정적이고 감정적이며, 반은 유머스럽고 반은 쓸데없는 그런 사상이다. 게다가 약간의 이상과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그릇된 망상이 보태진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날리는 연과 비슷하다. 어떤 때 순풍을 만나면 우리는 줄을 길게 길게 늘여 연을 보다 높이 날리고, 어떤 때는 바람이 너무 사나와 연을 낮게 띄우고, 또 어떤 때는 잘못되어 연이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완전무결한 행복의 결정에 도달하려고 생각한다면 이 세상에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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