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의 제비가 천하의 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 마리의 제비가 날으는 것을 보고 능히 천하의 봄을 감득할 수는 있다. 푸른 잡초와 싹을 보고도 천하의 움트는 춘색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작더라도 그 한가지 움직임 속에 전체의 모양을 엿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봄을 찾기 위해서 일부러 명산 여수(名山麗水)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눈앞의 한 가지 움직임 속에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또 극히 짧은 순간 속에 우리는 영원을 감득할 수 있다. 영원은 순간 속에 있고 순간은 영원에 연결되어 있다. 이 이치를 깨닫고 한 개의 물건이 혹은 한 때의 순간이 가진 본질을 마음 속에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우선 자기 눈앞의 일을 깊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기 앞에 있는 것은 평범하고 하찮은 것이고, 먼 곳에 신기하고 뛰어난 것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주의 섭리는 한 오라기의 잡초 속에도 여지없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채근담>
내 잘못이나 남의 잘못을 발견하기는 매우 쉬운 일이다. 남의 행동을 보고 어디가 잘못 되었나 금방 알 수 있으나, 창조적인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진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또 사람이 발견하고자 애써야 할 것은 이러한 진리인 것이다. <괴테>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힘을 주는 것은 한 가지 진심에 있다. 그 마음 속에 진심이 일관하고 있다면, 그는 그 진심의 힘으로 거의 못할 일이 없는 것이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뉴월에 서릿발을 내리게 하였다는 연왕(燕王) 때의 이야기나, 또 남편을 대신하여 원수의 성을 함락시켰다는 기량(杞梁)의 아내의 이야기나, 다 이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주자(朱子)의 말에도 밝은 빛갈은 금과 돌을 뚫는다고 했다. 진실일념(眞實一念)은 무엇이고 뚫고 나가지 못함이 없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가장 그 몸을 버리는 것은 진실에서 떠나 허위 속을 헤매일 때다. 허위는 먼저 그 사람의 얼굴 모양부터 일그려 놓고 만다. 허위에 사는 사람은 인간의 본래의 빛갈을 떠난 것이니, 그의 추잡한 그림자에 스스로 몸부림치게 된다. <채근담>
밖에 법이 있듯이 우리 자신 속에도 나를 다스리는 법이 있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서 양심이라고 할 수 있으나, 양심은 사람따라 여러 가지 형태가 있고 또 그것은 때와 경우에 따라 흔들리기 쉽다. 하지만, 그 양심 속에 어느 한 가지 변치 않고 깊은 뿌리를 가진 것이 있다. 그것은 죄를 범했을 때, 양심을 아프게 하는 후회, 뒤집어 말하자면, 결백한 양심에 따르는 만족이다. 사람은 나쁜 짓을 하면 부끄럽고, 의무를 다하면 자랑한다.
이것은 사람의 내부에 공통된 하나의 본질이다. <몽떼뉴>
아무리 여러 사람의 반대가 있어도 당신의 양심에 옳다고 느껴지거든 단연코 하라! 남이 반대한다고 자기의 신념을 꺾지는 말라! 때로는 그와같은 의기와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또 자기 의견과 같지 않다고 남의 생각을 함부로 물리쳐서는 안된다. 옳은 말은 누구의 말이고 귀를 기울이며, 그 의견을 채택할 만한 아량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올 이익이나 은혜를 미끼 삼아, 대의명분(大義名分)과 커다란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또 여론을 이용해서 자기의 감정이나 기분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기울어지지 말아야 한다.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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