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어의 눈물
다같이 물 속에서 활동하는 동물이라도 하마는 그 둔한 생김새가 일종의 애교를 느끼게 하지만 악어는 잔인하고 징그러운 인상을 준다. 그래서인지 서양에서는 악어를 위선의 상징처럼 여기고 마음에도 없이 흘리는 위선적인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도 <헨리 6세> <오셀로>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작품에서 곧잘 그 말을 쓰고 있는데 이는 당시의 문헌에 ' 악어가 물가에서 사람을 발견하면 이를 죽인 다음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가며 먹을 것이다' 라고 한 데서 따온 것이라 한다.
또 '악어 논법'이란 말도 있다. 이집트의 전설에서 비롯된 것인데, 나일강 가에서 악어에게 아이를 빼앗긴 여인이 악어를 보고 아이를 돌려 달라고 사정을 하였더니 악어 왈, "내가 아이를 돌려 주겠는가 안돌려 주겠는가 맞혀 보아라. 맞으면 돌려 주마" 하고 말하더라는 것. 어떻게 대답하든 잡아먹기란 매일반이라 '악어 논법'은 이래도 저래도 해석되는 궤변법을 말한다. 耳懸鈴 鼻懸鈴 ,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아니겠는가.
# 사자의 몫
하루는 사자와 당나귀와 여우가 사이좋게 사냥을 하러 갔다. 뜻밖의 많은 사냥감이 있어 다들 기분이 좋았다. 사자는 먼저 당나귀를 시켜서 잡은 것을 나누게 했다.
당나귀가 똑 같이 셋으로 나누어 사자를 보고 먼저 가지라고 하자, 사자는 화를 내어 당장 당나귀를 잡아먹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다시 여우에게 분배하라고 일렀다. 여우는 대부분을 사자의 몫으로 주고 자기는 조금만 차지했다. 그러자 사자는 지극히 흐뭇해 하며 어째서 그렇게 나누었느냐 하고 물었다. 여우가 대답했다. "당나귀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 힘을 가진 자는 힘을 앞세워 더 많이 차지하고 부를 가진 자는 부를 이용하여 더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힘도 없고 부도 갖지 못한 서민들에게는 쥐꼬리만한 것이 돌아오게 마련인가.
# 물고기 이크투스
희랍어로 물고기를 'Ichthus'라고 하는데, 이는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크리스트(Iesous christos, theomhyos, soter)의 머리 글자를 모은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물고기는 종종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그리스도교를 탄압하던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서 기독교도들이 물고기를 그려 암호로 했던 것을 보아도 알만한 일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성스런 어부'는 로마 교황을, '어부의 반지'라고 하면 교황이 끼는 반지를 가리킨다.
# 길 잃은 양
기독교에서는 죄 지은 사람을 곧잘 길 잃은 양에 비유한다. 누가복음 14장 4절 이하에 나오는 말.
'양 백 마리를 가진 자가 그 중의 한 마리를 잃었다면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양을 찾기까지 찾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잃었던 양을 찾게 되면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의 양보다 더 기뻐할 것이다. 이와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義人 아흔 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을 더 기뻐할 것이다.'
이상이 성경에 적혀 있는 말인데 이는 곧 하나님의 자비를 나타낸 것으로 여기서 목자는 예수 그리스도, 길 잃은 양은 죄인을 가리키며 하나님의 바라심은 죄인의 회개임을 나타내고 있다.
#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
고양이가 어찌나 쥐를 잡아먹는지 견디다 못한 쥐들이 자기 방어의 수단을 강구하고자 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갖가지 해괴한 방법이 논의된 끝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로 만장일치 합의를 보았다. 방울소리를 듣고 달아나면 고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신통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자, 그러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러 가느냐. 쥐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모두다 꽁무니를 빼고 만다.
이것은 어린이들까지도 알고 있는 이솝이야기의 한 토막이지만, 확실히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즉, 위험하고 성공의 가망이 적은 일을 앞장 서 하려면 여간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 卓上空論이 되기 십상팔구다.
옛날식 그런 위험한 고양이는 없어진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악어의 눈물같이 둔갑한 고양이가 아직도 득실거리는 세상이 아닌가. 실현 불가능한 일에 공론(空論)을 내세워 인기에 영합하는 무리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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