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사, 세사, 시제 (墓祀, 歲祀, 時祭)
음력 10월 15일을 전후하여 시제(時祭)가 있다. 조상신은 5대까지만 사당에서 제를 지내고 그 이상의 조상들은 가을에 한꺼번에 지내니 이를 묘사(墓祀) 세사(歲祀) 혹은 시제(時祭)라 한다.
묘사 때에는 원근의 후손들이 모두 묘 앞에 모여 제를 지낸다. 제물은 후손 중에서 만들거나 또는 묘소를 관리하는 산지기가 있어 재실(齋室)에서 장만하니, 반병(飯餠)과 주찬(酒饌)을 마련하여 집단으로 지낸다. 묘사의 경비충당을 위하여 묘에 소속된 전답을 마련하고 그 수확을 가지고 경비를 마련한다. 묘사 때에는 많은 자손들이 모여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묘자리가 명당일수록 후손들이 발복(發福)한다고 전한다.
# 성주제
음력 10월인 상달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성주-집을지키고 보호한다는 신령, 상량신-께 제사를 하는 바, 午日이 아니면 길일(吉日)을 택해서 거행한다.
햇곡식으로 술을 빚고 시루떡을 하며 百菓를 장만하여 성주신께 제사를 지내는 바, 성주신은 가내의 안녕을 담당하는 신이므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뜻이다.
성주제는 주부에 의해서 간단히 끝나는 수도 있지만 크게 할 때에는 무녀를 불러 굿을 하는 수도 있다. 성주제를 지방에 따라 성주굿, 성주받이굿 또는 안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바, 도비(都鄙)를 막론하고 거의 성주를 위했다.
# 마일(馬日)
말을 소중히 여기고 위하여 때로 제사도 지낸다. 이런 날을 마일(馬日)이라고 하는데, 마일에는 팥떡을 해서 상을 차려 마굿간 앞에 놓고 고사(告祀)를 지냈으니 말의 무병 건강을 빈 것이다. 말의 노동력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에는 말이 필요했고 여러 가지로 유익한 데서 생긴 풍습이다. 조선시대의 <시용향악보>에는 마제(馬祭) 때에 부르던 '군마대왕(軍馬大王)'이 전하고 있다. 10월의 午日 중에서도 戊午일을 上馬日로 치는 것은 戊와 茂가 음이 같으므로 무성(茂盛)을 기대한 데서 그렇게 되었다.
馬日 중 丙午日일 때에는 고사를 지내지 않는다. 丙과 病이 같은 음인 데서 금기하였다.
# 이십일 손돌풍
음력 10월 20일(2007년은 11월 29일)엔 관례적으로 강풍이 불어오니 소위 '손돌풍(孫乭風)'이라고 한다. 손돌풍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고려시대에 어느 임금이 배를 타고 강화도에 가게 되었는데 손돌이란 사공이 노를 젓게 되었다. 손돌은 배를 부리다가 잘못하여 위험한 곳에 진입하니 왕은 손돌의 행위를 의심하여 손돌의 목을 베고 위험을 벗어났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로 이곳을 손돌목(孫乭項)이라 부르고 이날이면 해마다 강풍이 심하게 부는데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원한이 바람이 되어 분다고 해서 손돌풍이라 불렀다.
강화도 사람들은 손돌풍이 불 때에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 시월의 時食
밀가루를 반죽해서 그 속에 고기와 채소를 다져 넣고 장국에 끓여 만두를 만들어 먹는다. 때로는 만두국에 밥이나 흰떡을 썰어 넣어서 먹기도 한다.
강정을 만들어 과자로 먹기도 한다. 찹쌀가루를 물과 술로 반죽하여 원 또는 방형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겨 꿀을 발라서 먹는다. 강정은 꿀을 바른 위에 깨 콩 잣 등을 묻히기도 하는 바, 명칭이 모두 다르다. 쑥을 뜯어다 국을 끓이기도 한다.
음력 시월이면 입동의 절기이고 추위가 시작되니 음식도 뜨거운 것이 환영되는 바, 화로에 불을 피우고 전골들을 놓고 쇠고기 달걀 파 고추가루 마늘 당근을 넣고 지져서 먹으니 열구자탕(悅口子湯) 또는 신선로(神仙爐)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먹는 것을 난로사(煖爐舍)라고 한다.
열구자탕 신선로는 경연상(慶宴床)에는 응당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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