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B(논문·편글)

절기, 干支, 육갑, 음양, 오행에 관한 상식

如岡園 2009. 1. 1. 00:47

 서기 2009년 1월 26일, 舊曆 正月 元旦이면 己丑年 소띠 해가 시작된다. 이날의 太歲는 己丑이요 月建은 乙丑이며 日辰은 辛未, 曜日은 木曜日이다. 이른바 설날이다.

 일주일의 개념은 음양의 日, 月과 5행(五行)의 木, 火, 土, 金, 水로 되어 있으나 양력을 받아들이면서 7일 주기에 맞추느라고 한 일이고, 우리의 생활 주기는 5행의 5일이다. 5일 주기로 장이 서는 걸 보아도 알 수 있다.

 음력의 단점을 보충하기 위해서 만든 역법이 24 절기인데, 태양이 360도의 황도를 도는 것을 15도씩 나누어 기후 특성을 배당한 것이 곧 24 절기이다. 

 따라서 생활은 음력으로 해도 농사 목축 잠업 등 생업은 24 절기에 맞추어 진행하였다. 24 절기 중 입춘, 춘분, 입하, 하지, 입추, 추분, 입동, 동지의 8 절기는 계절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고, 대체로 소한, 대한, 소설, 대설 등으로 그 시기의 계절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절기는 워낙 유용했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 민감한 사람들은 날씨 변화가 5일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어와 언 땅을 녹이고 그로부터 5일이 되면 동면하던 짐승들이 눈을 뜨고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또 그로부터 5일이 지나면 물고기가 얼음 밑을 헤엄쳐 다닌다. 그 다음에 5일이 되면 비로소 다음 절기인 우수로 넘어간다. 이러한 까닭에 절기 하나를 셋으로 나누면 72후(候)가 나온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인 셈이다.

 

 동양에서는 일찌기 10干과 12支를 짜맞춘 60간지(干支)로 날짜를 세었다. 10간은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이고, 12지는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이다. 干은 나무의 줄기 <幹>을 뜻하며 支는 나무의 가지 <枝>의 뜻으로 간은 하늘을, 지는 땅을 나타낸다. 따라서 간지는 천지 조화의 근본으로서 10간 12지에는 양수(陽數) 중에도 음이 있고 음수(陰數) 중에도 양이 있다. 즉 갑, 병, 무, 경, 임은 양 중의 양, 을 정, 기, 신, 계,는 양 중의 음, 자, 인, 진, 오, 신, 술은 음 중의 양, 축, 묘, 사, 미, 유, 해는 음 중의 음이다.

 10간은 날(日)을 가리키기 위해서, 12지는 달(月)을 가리키기 위해서 은나라 때 만들었다. 이 12지를 하루의 시각에 배당한 것은 전한(前漢) 시대에 시작되었다. 또 간지를 십이지수(十二支獸)라고 하여 동물과 결합하기도 하였다. BC 2세기 경에는 12지의 각 支에 동물을 배당하였다. 그리하여 子년에 출생한 사람은 쥐띠, 丑년에 출생한 사람은 소띠, 寅은 범, 卯는 토끼, 辰은 용, 巳는 뱀, 午는 말, 未는 양, 申은 원숭이, 酉는 닭, 戌은 개, 亥는 돼지띠가 된다.

 간지가 음양오행설과 결합되어 나날의 길흉, 사람의 성질, 신수와 재수 등을 판단하게 되어 갖가지 미신이 생겼다. 이를테면 말띠 여자는 午가 5행으로 火에 속하므로 성질이 불처럼 거칠고 급하다 하며, 특히 병오생(丙午生)인 여자는 丙이 또 양 중의 양이니 화가 겹쳐서 남편을 깔고 뭉개 상부(喪夫)하는 팔자라 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낭설로 과거에는 많은 여자가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소띠의 사람은 성질이 느긋하다고 한다. 범띠의 여자와 염소띠의 남자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말도 모두 틀린 말이다.

 집터나 묘자리를 정할 때 자좌오향(子坐午向)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것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하라는 뜻이며, 특히 겨울 채광이 좋은 좌향(坐向)이라는 뜻이다.

 시간을 가리키는 말에 정오(正午) 자정(子正)이 있다. 정오는 오정(午正)과 같고 낮12시 정각을 뜻하며 자정은 밤중 0시 정각이다. 현행의 시제(時制)는 24시간제이므로 12지시제(十二支時制)에 결합시키려면 각 지시(支時)를 초시(初時)와 정시(正時)로 갈라야 한다. 이를테면 오초(午初)는 낮 11시, 오정(午正)은 낮 12시이고 자초(子初)는 밤 23시 자정(子正)은 밤 0시이다.

 10간과 12지를 결합하면 60개의 간지(干支)가 얻어진다. 이것을 60갑자, 줄여서 육갑(六甲)이라 한다. 이들 60간지는 해마다 한 개씩 배당하여 세차(歲次) 혹은 태세(太歲)라 하고, 다달에 배당하여 월건(月建)이라 하며, 나날에 배당하여 일진(日辰)이라 한다. 옛날부터 61세의 생일날에는 회갑잔치를 하는 풍습이 있는데, 회갑(回甲) 환갑(還甲)이라는 말은 출생한 해의 간지와 똑같은 간지를 가진 해가 돌아왔다는 뜻이다.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을 음(陰) 양(陽) 두 원리의 소장(消長)으로 설명하는 음양설과 이 영향을 받아 만물의 생성 소멸을 木, 火, 土, 金, 水의 변전(變轉)으로 설명하는 오행설을 함께 묶어 흔히 음양오행설이라 한다.

  이 음양오행설은 중국 고래의 세계관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음양과 오행은 최초로부터 일체인 것같이 보여지며, 중국인의 논리나 사고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다.

 음양이란 말의 유행은 전국시대 중기 이후 천지 자연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됨에 따라서 점차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음양은 결코 세간의 통설과 같이 역(易)에서 유래한 것은 아니다. 또 이른바 음양가(陰陽家)는 전국시대 중기의 제나라 추연(鄒衍)이 유명하나, 전국시대 말기까지는 후세에 생각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동시에 전국시대까지의 음양사상은 유가적인 책들에서보다 노장(老莊) 도가(道家)의 서적에서 많이 보이는 것도 주목을 요한다.

 전국시대 말기의 음양사상 중에는  분명히 상반(相反)과 응합(應合)의 논리가 엿보인다. 상반은 곧 플라스와 마이너스와의 대립이다. 응합이란 그 상반(相反)이 단지 반발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항상 상호 의존의 관계에 있으며, 상호 의존에 의하여 비로소 차례차례로 전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음과 양은 전혀 성질이 반대되는 두 개의 극이나, 이 극의 상호 의존에 따라서 작용이 생기고 전개가 있다는 설이다. 이 상반과 응합에 음양의 성격이 강화하면 할수록 점점 더 활발히 작용한다. 이와같이 음양 사상은 전국시대 말기에 이르러 겨우 정비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반 응합 사상의 구성은 결코 음양 사상에서 비로소 형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미 음양 이전에도 넉넉히 생각되는 것으로 강유(剛柔)의 이론이 있다. 이는 전국시대 이후의 작이라고 생각되는 <역(易)>의 십익(十瀷)으로부터, 또는 <老子>를 지나 <書經>의 홍범(洪範)에까지 소급할 수가 있다. 홍범을 보면 그 구주(九疇)의 여섯번째에 삼덕(三德)이라는 항목이 있다. 삼덕의 사상은 실제로는 강(剛) 유(柔)의 이론으로, 그 관계는 강에 강, 유에는 유, 강에는 유, 유에는 강으로 되어 있다. 이는 강과 유와의 관련된 여러가지 양상을 규명한 결과, 강(剛) 유(柔)의 2극이 각각 매우 현저하게 발동할 때 일층 강력한 응합이 생기는 것을 흐릿하게나마 상상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써 보면 음양 사상은 강유(剛柔) 이래의 상반 응합의 이론을 계승한 것으로, 미신에서 나타난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이 차차 미신 금기의 색채를 농후하게 띠게 된 것은 음양 이론이 천문역수가(天文曆數家)의 손에 들어가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한대(漢代)의 음양가로는 동중서(董仲舒)가 가장 유명하였다. 그는 상반 응합의 이론은 물론, 천지 자연에 관한 지식을 음양설에 의한 술(術)로써 이를 설명했다. 곧 그는 음양으로 추찰(推察)해서 햇볕이 쪼이는 것을 비가 오게 했다. 또 천기(天氣)를 점쳐서 사람의 일도 예언했다. 그의 학설 중에 세상에 알려진 것의 하나는 '춘추재이설(春秋災異說)'이다. 이것은 자연 현상을 음양 이론으로 설명한 위에, 다시 이를 사람의 일에 결부시켜 설명한 것이다. 이것이 널리 금기의 설로 옮겨진 것은 충분히 상상될 수 있다. 음양과 오행과의 결합 등도 이런 과정에서 성립되었을 것이다.

 오행설의 시초는 강유(剛柔)와 같이 <서경>의 홍범 중에 보인다. 홍범 구주의 첫째는 오행으로 그 차례가 水, 火, 木, 金, 土로 되어 있다. 홍범의 오행의 성격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으나, 민용오재(民用五材)라 하여 고대인의 생활 소재(素材)를 들어 오행(五行)이라 함이 무난한 해석일 것이다. 따라서 오재(五材)의 배열도 사람 생명의 지속에 가장 직접적인 水, 火로 시작하여 생활 자재로서의 木, 金에 이르고, 최후 일체의 소재의 기반이 되는 土가 제시되고 있다. 생활 소재로서의 민용오재도 점차로 추상화되어 일종의 원리적인 처지를 차지하게 되었다. 원래 5를 근본적으로 하는 사상은 오행 뿐만 아니다. 五色(靑, 黃, 赤, 白, 黑), 五味(酸, 鹹, 辛,甘, 苦), 五音(牙, 舌, 脣, 齒, 喉), 五聲(宮, 商, 角, 徵 ,羽), 五方(東, 西, 南, 北,中央)에도 5를 내세워 사물을 생각하는 방법으로, 각 방면에 행해진 하나의 사고방식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그것이 어느 사이에 민용오재의 중시로부터 5에 관한 사상은 점차로 오행의 밑에 통합되게 되어, 흡사히 5를 근본으로 하는 것이 오행으로부터 나온 것 같이 여겨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오행은 벌써 완전히 추상화되고 원리화된 것으로 이 원리화된 오행은 조직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 <예기>의 월령(月令)이다. 월령은 음양가의 직능으로 결국 천문(天文) 역수(曆數)의 학(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음양과 오행을 하나로 결부시키는 기회가 용이하게 상상되는 것이나, 이런 경우에도 홍범 이래의 오행의 차례가 무시되고, 월령에서 쓰인 이름 곧 사시(四時) 사방(四方의 관념에 따라 목, 화, 토, 금, 수의 차례로 변해진다. 이 차례는 앞에 있는 것으로부터 뒤의 것이 생기는 모양으로서 오행상생(五行相生)이라 한다. 즉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 金生水, 水生木 하고 이것이 다시 木生火하여 순환된다는 것이다. '상생(相生)'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생긴 것인데, 한때 우리의 정치판에서 서로 같이살자고 '상생의 정치' 운운 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란 것도 함부로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오행상생에 대해서 오행상승(五行相勝) 또는 오행상극(五行相剋)이라 불리워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土, 木, 金, 火, 水의 오행 차례로, 뒤로부터 오는 것이 앞에 있는 것을 이기는 행세로 되어 있다. 즉 木剋土, 金剋木, 火剋金, 水剋火,土剋水로 순환한다는 것이다. 이 오행상극이 처음 나온 것은 전국시대 중기 제나라의 추연으로부터이다. 그는 역대의 왕조의 추이가 방벌(放伐)에 의하여 행해진 사실을 상세히 조사해서 이 오행의 차례를 만든 것 같다. 한편 추연은 월령(月令)의 연구가라고 생각되는데, 아마도 오행의 상생과 상승은 홍범의 오행이 추상화됨과 거의 동시에 성립된 두 개의 차례라고 생각된다.

 오행이 원리화된 후 오행사상을 일층 조직적으로 전개시킨 것은 <洪範五行傳>의 학(學)이다. 이는 한초(漢初)에 진(秦)나라 박사 복생(伏生)이 전한 것이라 한다. 오행전은 다시 복생 후에 많은 설에 의하여 부연되고, 유향(劉向) 때에는 오행적 재이(災異)가 설명되게 되었다. 이때는 음양과 오행이 급속히 접근했고, 또 10干과 12支로부터 점성술까지를 포함해서 그 설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였지만 급기야는 미신, 금기의 번다한 음양오행설을 형성하게 되었다.

 오히려 오행과 음양과의 융합의 형태는 음양의 밑에 오행이 포섭되고, 후에 태극 사상이 흡수되어 이른바 1-2-5(1태극 2음양 5원소)의 전개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찌기 이 사상이 들어와 신라 말부터 성행하던 도참사상의 뒷받침이 되었고, 아직도 민속에 유행한다. 

 음양오행설의 우리나라에의 수용은 일찌기 고구려 쌍용총 벽화의 사신도(四神圖)에 나타난다. 사신 벽화에 오행의 네 방위를 맡은 신, 즉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가 그려져 있다. 중앙에 있는 망자를 둘러싸고 네 방위의 수호신으로 망자의 영혼이 영원불변할 것을 기원한 것이다.

 광개토왕 비문에는 양을 상징하는 거북과 음을 상징하는 용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치체제에서 오부(五部) 오방제(五方制)로 나눈 것도 오행설의 영향으로 보인다. 도읍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도 중앙에 청사를 두고 4대문을 설치한 것도 음양오행설의 영향이라 보인다.

 신라 선덕왕은 영묘사의 옥문지(玉門池)에 개구리가 모여 우는 것을 보고 백제병의 내습을 예견하였다. "옥문은 여근(女根)인데 여자는 음(陰)이며, 그 색은 백색이요 백색은 서방(西方)이다."라 하여 음양오행설로 설명한 것이다.

 훈민정음의 구조 원리가 음양 오행의 역리(易理)를 바탕으로 하였고, 이제마(李濟馬)의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와 같이 역리를 의학방면으로 응용하는 등, 음양 오행 사상은 우리 민족의 신앙과 예술은 물론, 정치제도와 관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활용되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음양이란 사물의 현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기호(記號)라고 할 수 있다. 음과 양이라는 두 개의 기호에다 모든 사물을 포괄 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하나인 본질을 양면으로 관찰하여 상대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이원론적 기호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오행은 우주만물을 형성하는 원기(元氣) 곧 목,화,토,금,수로 사물간의 상호관계 및 그 생성의 변화를 해석하기 위해 방법론적 수단으로 응용한 것이다. 일체 만물은 오행의 힘으로 생성된 것이라 하여 여러가지 사물에 이를 배당시켰다. 木은 육성의 덕을 맡는다 하여 방위는 동쪽이고 계절은 봄이다. 火는 변화의 덕으로 방위는 남쪽이고 계절은 여름이다. 土는 출생의 덕으로 방위는 중앙이고 4계절의 主가 된다. 金은 형금(形禁)의 덕으로 방위는 서쪽이고 계절은 가을이다. 水는 임양(任養)의 덕으로 방위는 북쪽이고 계절은 겨울에 해당한다. 상생과 상극의 관계는 전술한 바와 같다.

 민속에서는 음양설과 간지에 근거를 두고, 남녀의 생년월일과 출생 시각을 셈하여 사주(四柱) 궁합(宮合)의 좋고(相生관계) 나쁨(相剋관계)을 따졌다. 그리하여 그 날의 일진을 헤아려 결혼식, 장례식, 이사, 장담기, 여행, 출어(出漁) 등을 하였다. 그래서 되도록 좋은(吉) 해와 달과 날짜와 시각과 방향을 골라서 어떤 일을 하고, 나쁜(凶) 해와 달과 날짜와 시각과 방위를 기피하거나 또는 중지하였던 것이다.         (참고자료 : 萬歲曆. 國語國文學資料辭典. 한국민속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