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언영색(巧言令色)
교묘한 말과 표정으로 겉치레할 뿐으로 실다운 내용은 없음을 말한다.
공자는 말하기를 말솜씨가 교묘하고 모가 없는 표정을 짓는 이 중에는 성실한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하였다.
또한 말하기를, 무뚝뚝하고 꾸밈이 없는 사람은 완성된 덕을 갖춘 셈이나 진배 없다고 하였다. 하나 그런 사람이라도 완성된 덕을 갖추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형식과 실질이 조화를 이루어야지만 비로소 군자라고 공자는 말했다.
여러 방면의 학문을 배우고 그것을 형식으로써 정리 통제하라고 가르쳤다. 결코 무뚝뚝하고 우직한 태도를 권장한 것은 아니다.
공자는 무엇보다도 말과 표정으로 사람을 속이는 교활을 미워했다.
# 철면피(鐵面皮)
창피한 줄을 모르는 마음씨 혹은 그 사람을 말한다.
왕광언(王光遠)이라는 자가 있었다. 학문도 재능도 상당하여 진사 시험에 합격을 했는데, 그는 대단한 출세주의자로서 웃사람이나 권세가를 찾아다니며 아첨하기에 바빴다. 누가 보건 말건 낯 간지러운 칭찬을 늘어놓기가 일쑤요, 상대방이 취중이라서 무례한 짓을 해도 노여워 하기는 커녕 도리어 아양스런 웃음을 웃어대었다.
한번은 취한 상대자가 매를 휘두르며, "어때? 그대를 때려 볼까?". "네, 각하의 매질이라면 오히려 영광이올시다" 하고 등을 내밀자 상대방은 실지로 매질을 했다. 한 자리에 있던 친구가 나중에, "자네는 창피한 줄도 모르나? 여러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그런 망신을 당하고나서도 아무렇지도 않으니". "거, 모르는 소릴세. 그이한테 잘 보이면 얼마나 이로운지 알기나 아나?" 이렇게 대답하는 바람에 친구도 어안이 벙벙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그 사람의 낯가죽이 두껍기란 마치 열겹으로 된 철갑 같거든" 하였다.
이른바 철면피(鐵面皮)라는 것이다.
# 전전긍긍(戰戰兢兢)
두려워서 몸을 떤다는 말.
시경에서 나온 말인 바, 모신(謀臣)이 황제의 측근에서 옛법을 무시한 정치를 펴니 나라의 앞날이 두렵다고 개탄한 시다.
- 범을 맨손으로 잡지 못하고/ 강을 맨발로 건너지 못하련만/ 군신(君臣)은 하나만 알고 그 밖은 모 르나니/ 식자(識者)는 전전긍긍(戰戰兢兢)하여/ 깊은 늪을 대한듯 살얼음을 밟는듯 하더라 -
왕권을 늘려 여러 군주의 권력을 억제하려고 드니 필연적으로 천자와 군주들 사이의 대립이 날카로와져서 시국의 위기감이 심각해졌던 서주(西周) 말엽의 힘의 정치에 대한 회의(懷疑)이다.
오늘날의 정치현실에서도 한번쯤 새겨볼만한 고사이다.
# 사이비(似而非)
닮았으면서도 그것이 아닌 것.
공자는 말하였다. "사이비(似而非)한 것을 언짢아 하노라. 가리지풀은 잡초이면서도 모(苗)를 닮았으니 한결 번거롭다. 말주변이 좋은 사람을 미워하는 까닭은 정의를 혼란케 하는 사람이다. 정(鄭)나라의 음악을 미워하는 까닭은 섣불리 그것이 아악(雅樂)을 닮았을 만큼 올바른 음악을 혼란케 하는 까닭이다. 마찬가지로 근엄한 척 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까닭은 그것이 덕(德)을 어지럽히는 까닭이다.
'사이비'라는 말은 이른바 '가짜' 혹은 '짝퉁' 나아가서는 '~척 하는 것'을 두고 이른 말.
# 미망인(未亡人)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마땅히 덩달아 죽을 도리이건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니, 홀로된 여성이 자신을 업신여겨서 일컫는 말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 성공(成公)의 사촌 누이가 송공(宋公)에게로 출가하게 되어, 계문자(季文子)라는 이가 신부를 모시고 송나라에 갔다 돌아왔다. 그리하여 위로의 술자리가 베풀어졌는데 계문자는 그 자리에서 송나라는 좋은 곳이니 신부는 미상불 행복하게 살 거라고 노래하였다. 신부의 어머니 목강(穆姜)은 매우 기뻐하며, "그대는 선왕 때부터 충직하더니 이 미망인(未亡人)에게도 극진하구려" 하고 자신을 미망인이라 하였다.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나 위(衛)나라는 정공(定公)이 다스리고 있었는데 정공이 몸져 눕자 서자인 간이 태자가 되었다. 그런데 정공이 세상을 떠났는데도 태자는 슬퍼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공의 아내 강씨는 이미 사흘 동안이나 음식을 끊은 터였는데 태자의 기색에 분개하여 말하였다. "저 사람은 필시 나라를 멸망시킬 것이요, 먼저 이 미망인을 못살게 학대할 테지. 아, 하늘은 어찌하여 위(衛)나라를 저버리고 나의 소생을 왕위에 올리지 못하였을꼬!"
# 경국지미(傾國之美)
나라의 운명을 위태롭게 할만큼 뛰어난 미인을 말한다.
한무제(漢武帝)를 섬기는 가희(歌姬)에 이연년(李延年)이라는 미녀가 있었다. 노래와 춤이 능할 뿐더러 작곡과 편곡에도 뛰어났는데 하루는 무제 앞에서 춤추며 노래하였다.
- 북녘에 佳人이 있어 세상에 견줄 바 없어 으뜸이라네/ 그의 눈짓 하나에 城이 기울고 두번째 눈길에는 나라도 기운다네/ 어찌 성과 나라를 저버리랴만/ 가인은 다시는 얻지 못하리 -
무제는 한숨을 쉬며 "아, 세상에 그런 여자가 있을까?" 하자 무제의 누이는 소근거렸다. "바로 쟤네 여동생이 있다오"
무제는 연년이네 여동생을 비(妃)로 맞으니 그녀가 곧 이부인(李夫人)이었다. 무제의 총애를 누리다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무제는 추모의 정을 걷잡지 못하였다.
흔히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로도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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