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단오절(端午節)의 풍속

如岡園 2009. 5. 22. 22:01

애호(艾虎), 단오부채(端午扇), 천중절부적, 제호탕, 옥추단, 창포탕, 단오장(端午粧), 그네뛰기, 씨름, 수릿날,  대추나무시집보내기, 석전(石戰), 삼장군당, 오금비녀

 

 애호(艾虎, 쑥호랑이)를 각신(閣臣)들에게 하사한다. 잔 짚을 사용하여, 비단 조각으로 만든 꽃을 묶었는데 그 나풀나풀하는 것이 마치 갈대 이삭 같다. 생각컨대 <歲時雜記>에, "단오날 쑥으로 호랑이 모양을 만드는데 혹 비단을 잘라 작은 호랑이를 만들고 쑥잎을 붙여 그것을 머리에 꽂는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제도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공조(工曹)에서는 단오선(端午扇, 단오부채)을 만들어 바친다. 그러면 임금은 그것을 각 궁에 속한 하인과 재상, 시종신(侍從臣) 등에게 나누어 준다. 그 부채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대나무 살이 흰 화살 같은데 40 개부터 50 개나 된다. 이것을 백첩(白貼)이라 하고 칠을 한 것을 칠첩(漆貼)이라 한다. 이것을 얻은 사람은 대개가 금강산의 일만 이천 봉을 그린다. 그리고 기생이나 무당 등이 가진 것은 근래 풍속에 버들개지, 복사꽃, 연꽃, 나비, 흰붕어, 해오라기 등의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한다.

 생각컨대 <戒菴漫筆>에 "단오날에 경관(京官)에게 궁중의 부채를 나누어 주는데 대살에 종이를 바르고 새나 짐승의 그림을 그렸으며 오색의 비단으로 감았다"고 했다. 애호(艾虎)란 것이 바로 이것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감사와 통제사는 절선(節扇, 명절에 올리는 부채)을 올린다. 그리고 또 예에 따라 조정의 신사와 친지 등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부채를 만든 수령(守令)도 진상하고 선사한다. 부채는 전주와 남평(전남 나주군 남평면 일대)에서 만든 것이 가장 좋다. 승두선(僧頭扇), 어두선(魚頭扇), 사두선(蛇頭扇), 합죽선(合竹扇), 반죽선(斑竹扇), 외각선(外角扇), 내각선(內角扇), 삼대선(三臺扇), 이대선(二臺扇), 죽절선(竹節扇), 단목선(丹木扇), 채각선(彩角扇), 소각선(素角扇), 광변선(廣邊扇), 협변선(狹邊扇), 유환선(有環扇), 무환선(無環扇), 등 만든 모양이 각기 다르고,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흑색 및 자색, 녹색, 검푸른 색, 운암색(雲暗色), 석린색(石린色) 등 모든 빛깔의 부채가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통속적으로는 백색, 흑색 두 빛의 것과 황색 칠과 흑색 칠을 한 두 개의 접는 부채와 기름을 바른 것을 좋아한다. 청색의 부채는 신랑을 위한 것이고 백색의 부채는 상제를 위한 것이며, 기타 여러 빛깔의 것은 부인들과 아이들이 갖는다. 단선(團扇, 둥근 부채)에도 오색(五色)이 있고, 또 오색을 섞어 붙여 알록달록한 것도 있다. 그런데 그 모양에 따라 동엽선(桐葉扇), 연엽선(蓮葉扇), 연화선(蓮花扇), 초엽선(蕉葉扇) 등이 있다. 이것들 중에는 혹 기름을 바르기도 하고, 혹 검누런 칠을 하기도 한다. 남자들은 집에 있을 때 이것을 부친다. 색선(色扇, 까치선)은 부녀자나 아이들이 갖는다. 또 색종이를 바르고 댓살의 폭이 넓고 큰 것을 윤선(輪扇)이라 하는데 자루가 달려 있어 그것을 펴면 마치 우산 같다. 그것을 어린이들이 햇빛을 가리는 도구로 사용한다. 또 자루가 긴 크고 둥근 부채가 있는데 이것은 잠자리에서 파리나 모기를 쫓는 도구로 사용한다. 혹은 반죽(斑竹)의 껍질과 빛깔 있는 비단으로 만들고 구슬로 장식한 것은 신부(新婦)들이 얼굴을 가리는 도구로 사용한다. 혹 큰 파초 잎 모양으로 만든 것도 있는데, 이것은 대신(大臣)들의 장식물로 사용한다.

 또 장삿군이 만들어 파는 부채는 정밀하게 만든 것, 엉성하게 만든 것, 교묘하게 만든 것, 질박하게 만든 것 등 그 만듦새가 똑 같지 않다.

 그러므로 중국인들이, 고려 사람은 겨울에도 부채를 쥔다하여 그 풍속을 기록하고 있다.

 

 관상감(觀象監)에서는 주사(朱砂)로써 천중절(天中節, 端午)의 붉은 부적(符籍)을 박아 대궐 안으로 올린다. 그러면 대궐 안에서는 그것을 문설주에 붙여 불길한 재액(災厄)을 막게 한다. 경사대부(卿士大夫)의 집에서도 그것을 붙인다. 그런데 그 부적의 글은,5월 5일 천중절에, 위로는 하늘의 녹을 받고 아래로는 땅의 복을 얻어 치우(蚩尤)의 신의 구리 머리, 쇠 이마, 붉은 입, 붉은 혀의 4백4 병이 일시에 없어져라, 빨리빨리 법대로 시행하라(五月五日 天中之節 上得天祿 下得地福  蚩尤之神 銅頭鐵額 赤口赤舌 四百四病 一時消滅 急急如律令)" 하였다. 생각컨대 한(漢)나라 제도에, "도인(桃印)으로 악한 기운을 멈추게 한다" 하였고, 포박자(抱朴子)에도, "적령부(赤靈符)를 만든다" 하였다. 이것이 모두 단오의 옛제도요, 지금의 부적 붙이는 제도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제호탕(醍호湯)을 만들어 바친다. 또 옥추단(玉樞丹)도 만들어 금박으로 싸서 바친다. 그러면 그것을 오색실에 붙들어 매어 차고 다녀 재액을 제거한다. 또 그것을 가까이 모시는 신하들에게 나누어준다.

 생각컨대 <風俗通>(중국 후한 때 應소가 지은 '風俗通義'의 준말)에, "5월 5일 오색실을 팔에 붙들어 매어 귀신과 병화(兵火)를 쫓는다. 그것을 장명루(長命縷) 또는 속명루(續命縷), 일명 벽병증(벽兵繒)이라고 한다"고 했다. 지금 풍속에 옥추단을 차는 것이 이런 종류일 것이다.

 

 남녀 어린이들이 창포탕(菖蒲湯)을 만들어 세수를 하고 홍색과 녹색의 새옷을 입는다. 또 창포의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되 혹 수(壽)자나 복(福)자를 새기고 끝에 연지를 발라 두루 머리에 꽂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재액을 물리친다. 이것을 단오장(端午粧)이라 한다.

 생각컨대 <大戴禮>(한나라 때 戴德이 기록한  예의 도덕 책)에, "5월 5일에 축란(蓄蘭,창포와 같은 말)으로 목욕한다"고 했다. 또 생각컨대 <歲時雜記>에, "단오에 창포와 쑥을 자르는 것은 어린이를 위해서요, 호로(葫蘆)의 모양을 만들어 차는 것은 액을 물리치는 것이라" 했다. 지금 풍속에 창포로 목욕하고 뿌리를 머리에 꽂고 하는 것이 다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생각컨대 <宛署雜記>에, "연도(燕都, 북경)에서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작은 아씨들이 모양을 내어 아주 예쁘고, 이미 출가한 여자도 친정에 근친을 가므로 이날을 여아절(女兒節)이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풍속도 북경과 가까우므로 그 모양 내는 것이 북경의 풍속을 답습한 것 같다.

 

 항간에서는 남녀들이 그네뛰기를 많이 한다.

 생각컨대 <古今藝術圖>에 "북쪽 융적(戎狄)들이 한식날 그네뛰기를 하여 가볍게 뛰어오르는 연습을 한다. 그것을 후에 중국 여자가 배운 것이다" 라고 했다. 또 생각컨대 <天寶遺事>(당나라 현종 시절의 逸事 奇聞을 기록한 책)에, "궁중에서 한식 때가 되면 다투어 그네를 매는데 이것을 반선희(半仙戱)라고 한다" 했다. 그런데 지금 풍속에는 단오날로 옮겨졌다.

 

 젊은이들이 남산의 왜장(倭場, 倭城臺, 서울 藝場洞 부근에 있는 마을. 임란때 왜장 마스다나가모리가 진을 쳤던 곳)이나 북악산의 신무문 뒤에 모여 각력(角力,씨름)을 하여 승부를 겨룬다. 그 방법은 두 사람이 서로 상대하여 구부리고 각자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허리를 잡고 왼손으로는 상대편의 오른발을 잡고 일시에 일어나며 상대를 번쩍 들어 팽개친다. 그리하여 밑에 깔리는 자가 지는 것이다. 내구(內句, 안걸이), 외구(外句, 밭걸이), 윤기(輪起, 둘러메치기) 등 여러 자세가 있고, 그 중 힘이 세고 손이 민첩하여 자주 내기하여 이기는 사람을 도결국(都結局)이라 한다. 

 중국인이 이를 본받아 그것을 고려기(高麗技)라고 하기도 하고, 또 요교(搖교)라고도 한다.

 단오날 이 경기는 매우 성하여 서울을 비롯해서 각 지방에서도 많이 한다. 

 생각컨대 <禮記> 월령(月令)에, "초겨울이 되는 달에 장수들에게 명하여 무예를 강의하고 활쏘기 말타기를 연습하여 힘을 겨루게 한다"고 했다. 지금의 씨름이 바로 이것으로, 곧 군사들의 힘내기인 것이다. 또 생각컨대 장평자(張平子)의 <서경부(西京賦)>에, "각저(角저, 씨름같은 것)의 묘기를 드러냈다" 했다. 그러므로 한(漢)나라 때도 이런 것이 있었으니 오늘날의 씨름과 비슷한 것이다.

 

 단오를 속된 이름으로 수릿날(戌衣日)이라 한다. 술의(戌衣, 수릐로 連音됨)란 것은 우리나라 말의 수레(車)다.

 이날 쑥잎 따다가 짓이겨 멥쌀 가루 속에 넣고 녹색이 나도록 반죽을 하여 떡을 만든다. 수레바퀴 모양으로 만들어 먹는다. 그러므로 수렛날(술의날)이라고 한다.

 떡을 파는 집에서는 시절 음식으로 이것을 판다. <本草綱目>(중국 고래의 식물학 또는 약물학의 연구서)에, "천년이 된 쑥을 중국 사람은 구설초(狗舌草)라 한다"고 했다. 바로 이것이다.

 쑥잎의 등이 흰 것을 볕에 쬐어 말려 화융(火絨, 부싯깃)을 만든다. 이것을 수리치[戌衣草]라 한다.

 생각컨대 무규(武珪)의 <燕北雜志>에, "요(遼) 지방 풍속에 5월 5일 발해의 주자(廚子, 熟手)가 쑥떡을 올린다"고 했다. 우리나라 풍속도 여기에서 기원한 것 같다.

 정오에 익모초와 희렴(진득찰)을 뜯어다가 볕에 말려 약용으로 만든다. 또 대추나무시집보낸다.

 생각컨대 <花曆新栽>에, "대추나무를 시집보내는 것은 단오날 정오가 마땅하다. 또 단오날 오고(午鼓, 正午)에 도끼로 여러 과일 나무의 가지를 쳐 내려야 과일이 많이 달린다"고 했다. 지금의 풍속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해 풍속에, 매년 4월 초파일부터 아이들이 떼로 모여 성남(城南)에서 석전(石戰)을 하여 단오날에 이르면 청년들이 모두 모여 좌우로 편을 갈라 깃발을 세우고 북을 치며 고함을 지르면서 달려들어 돌을 던진다. 마치 비가 오는 것 같다. 결국 승부가 나서야 끝난다. 비록 사상자가 나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수령(守令)도 금지시킬 수가 없다. (여지승람을보라)

 금산(金山) 풍속에, 단오날에는 군중들이 직지사(直指寺)로 모여 씨름을 한다. 원근 사람들이 모두 모여 승부를 겨룬다. 소문을 듣고 구경나온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된다. 매년 이것이 상례가 되어 있다.

 군위(軍威) 풍속에, 효령(孝靈) 서악(西岳)에 김유신 사당이 있는데 속칭 삼장군당(三將軍堂)이라 한다. 매년 단오날에 그 고을의 수석 아전이 그 고을 사람들을 데리고 역마(驛馬)로 깃발을 들고 북을 치며 가서 신을 맞이해서 동리로 내려와 제사한다. (여지승람을 보라)

 삼척 풍속에, 그 고을 사람들이 오금(烏金)으로 만든 비녀를 작은 상자에 잘 담아 동헌(東軒) 동쪽 모퉁이에 있는 나무 밑에 감추어 두었다가 매년 단오에 아전이 꺼내어 제사를 지내고 다음날 도로 감추어 둔다. 전설에 그 오금 비녀가 고려 태조 때 것이라 한다. 그러나 그 제사지내는 뜻이 무슨 까닭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냥 행사가 되어 버렸다. 이를 관(官)에서도 금지하지 못한다. (여지승람을 보라)

 안변(安邊) 풍속에, 상음신사(霜陰神詞)가 있어 선위대왕(宣威大王)과 그 부인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매년 단오날이 되면 선위대왕 부부를 모셔다가 제사를 지낸다. (여지승람을 보라) 

                                                                                                            <東國歲時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