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복날[三伏]/ 유두(流頭)

如岡園 2009. 7. 22. 13:10

          # 복날(삼복)

 초복 중복 말복이 되는 날. 초복은 하지 후 세번 째 경일(庚日)이고 중복은 네번 째 경일(庚日)이며 말복은 입추 후 첫번 째 경일이다. 즉 초복에서 10일 후면 중복이 되고 중복에서 다시 10일 후면 말복이 된다. 이 때의 더위를 삼복 더위라 하며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때이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이나 산정(山亭)을 찾아 하루를 청유(淸遊)한다. 옛날에는 복중 더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궁중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었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藏氷庫)에서 얼음을 타가게 하였다.

 복중에 더위를 막고 식욕을 돋구기 위하여 먹는 음식으로 계삼탕(鷄蔘湯)과 구탕(狗湯)이 있는데, 계삼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와 찹쌀을 넣고 곤 것이고 구탕이란 개고기를 곤 것이다.

 <동국세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한다. "개를 잡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개장이라 한다. 닭이나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다. 또 개장국에 고추가루를 타고 밥을 말아서 시절 음식으로 먹는다. 그렇게 하여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것을 보충할 수가 있다.

 또한 <사기(史記)>에는 진덕공 2년에 비로소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안 4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막았다"고 했다. 그러므로 개 잡는 일이 곧 복날의 옛 행사요 지금 풍속에도 개장이 삼복 중의 가장 좋은 음식이 된 것이다.

 또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삼복에 먹기도 하였다. 이렇게 보면 복날의 개장은 보신탕으로서의 영양 섭취에 그 의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붉은 팥죽과 마찬가지로 애초에는 벽사적(벽邪的)인 의의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식욕을 돋구기 위하여 밀전병이나 수박을 먹는다. 충청도 지방에서는 복날 새벽에 일찍 우물물을 길어다 먹었는데 이는 복(福)이 오라는 뜻으로서 정월 처음 맞는 용(龍)날에 하는 '용알뜨기'와 비슷하다.

 복날 개장이나 계삼탕은 상류 계층에서도 먹지만 특히 농민들이 많이 먹어 농민들에게는 이 날이 전승적인 육식일(肉食日)이기도 하였다.

 

          # 유두(流頭)

 음력 6월 15일을 유두(流頭)라 한다.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이라는 말의 준말로 일명 유두날이라고도 한다.

 유두의 풍속은 신라 때에도 있었다. 동류(東流)에 가서 머리를 감는 것은 동쪽이 청(淸)이요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기 때문에 동류를 택한다. 또 유두일에는 맑은 개울을 찾아가서 목욕하고 머리를 감아 하루를 청유(淸遊)한다. 그러면 불상(不祥)을 쫓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문사들은 주효(酒肴)를 장만하여 계곡이나 수정(水亭)을 찾아가서 풍월을 읊으며 하루를 즐기는데 이것을 유두연(流頭宴)이라고 한다.

 유두 무렵에는 신과(新果)가 나기 시작한다. 오이, 참외 등 신과를 따고 국수와 떡을 만들어 사당에 올리고 제사를 지내는 바,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고 한다. 추원보본사상(追遠報本思想)이 강했던 옛날에 신과가 나면 제가 먼저 먹지 않고 조상에게 올린 다음에 먹으니 조상의 은혜를 잊지 않는 효성이 지극한 마음씨의 표현이다.

 유두일의 음식으로 유두면(流頭麵), 수단(水團), 연병(連餠)등이 있다. 유두국수를 먹으면 장수하고 더위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먹는다. 옛날에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구슬처럼 만들어 오색으로 물들여 세개씩 포개서 색실로 꿰서 허리에 차거나 대문 위에 걸어 두었다. 이는 잡귀의 출입을 막고 액을 쫓게 된다고 하였다. 찹쌀가루를 쪄서 손으로 비벼 구슬처럼 만들고 빙수에 넣어 밀수(蜜水)를 타서 먹는 것이 수단이며, 빙수에 넣지 않고 먹는 것은 건단이다. 때로 멥쌀로 만들기도 하나 찹쌀로 만든 것이 부드럽고 연하며 매끄럽고 맛이 있다.

 연병은 밀가루를 반죽해서 판 위에 놓고 방망이로 문질러 넓게 만든다. 그 다음 기름에 튀기거나 또는 깨와 콩을 묻혀 꿀을 발라서 만든다.

 또 이날 호남과 영남의 여러 곳에서 용신제 또는 유두고사를 논이나 밭에 가서 지낸다. 찰떡을 하여 물고(水口) 밑과 둑 밑에 한 덩이씩 놓으며, 물 새지 말고 농사 잘 되라고 빈다. 곳에 따라서는 떡을 논가에 떼어 뿌리기도 하고, 꼬챙이에 끼워 논두렁에 꽂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보리나 밀이 나도는 계절이기 때문에 밀가루 적이나 밀떡을 만들어 논에 떼어 뿌리거나 꼬챙이에 끼워 논에다 차리고 풍작을 빌고, 머슴이나 일꾼들과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 떡과 술로 머슴 술메기, 품앗이 대접, 두레싸움 등을 하여 농사 잘 되기를 빈다.

 

          참고자료: 한국민속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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