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복
연초에는 1년의 신수가 어떠할는지 궁금한 마음에서 점을 치는 습관이 있다. '一年之計는 在元旦', 즉 1년 동안 할 계획을 연초에 세운다는 말이 있거니와 1년 동안 닥쳐올 운명이 어떠할는지, 관계(官階)가 승진할는지, 무병건강하고 재액은 없을 것인지 등 여러가지 일에 대하여 앞날에 전개될 일을 미리 알고 싶어 한다. 미리 알면 그에 대처할 수도 있고 여의할 때는 안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초에 가장 일반화된 점복은 토정비결이다. 가정에서나 거리에서나 토정비결을 보는 광경을 흔히 발견할 수가 있었다. 토정비결을 꼭 믿어서가 아니라 거의 풍습화되어 연초면 대개 한 번은 토정비결을 보게 마련이었다. 아이들은 제외되지만 어른들은 먼 데 사는 가족이나 출가한 딸의 것까지도 본다. 거리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의 토정비결을 보아주기 위하여 연초에는 임시로 점복사가 등장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토정비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짐작이 된다.
# 토정비결(土亭秘訣)
토정비결은 조선 명종 때 토정(土亭) 이지함(李之함)이 지은 일종의 도참서(圖讖書)이다.
태세(太歲) 월건(月建) 일진(日辰)을 수리적으로 따지고, 그의 내용을 주역의 음양설에 기초를 두고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도참학문은 신라 말기 도선(道詵)이 시작한 것으로, 조선 초기부터 이러한 예언서가 있었으나 그 기록은 상세하지 않다.
토정은 성격이 잡학(雜學)을 좋아하던 학자로서, 이 책을 저술하여 사람들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예언하였다. <東國歲時記> 또는 <京都雜志>에 오행점(五行占)으로 새 해의 신수를 본다고 한 것을 볼 때 정조 때까지도 토정비결을 보는 풍속은 없었음을 알 수가 있다. 토정비결은 대략 조선말부터 보급된 것으로 본다.
토정비결은 본래 중국에서 유행하던 여러 가지 술서(術書)를 인용하여 엮은 것이다. 토정비결을 석중결(石中訣)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동굴 속에서 썼다는 뜻인지 아니면 토정선생의 비급이 석함(石函)에서 발견되었다는 뜻인지 그 근거는 명확치 않다.
길흉을 말한 총 6480귀의 내용을 정리하면, 거의 부귀(富貴), 화복(禍福), 구설(口說), 여색(女色), 이해(利害), 가정(家庭)에 대하여 관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 이지함 선생은 조선 명종 때의 이인(異人)이다. 괴상한 거동을 잘하고 특히 술수(術數)에 능하여 예언, 술수, 기지(奇智)에 대한 일화가 많으며, 토정비결이란 말도 토정 선생이 지은 비결이라 해서 후세 사람이 그렇게 붙인 것이다.
토정비결에 대한 평도 구구하다. 본래 비결이 백발백중하였으나 너무 잘 맞는 것도 문제가 있다하여 뒤에 어떤 사람이 바꾸어 놓았으므로, 글귀를 바꾸지 않은 부분에 해당할 경우는 신비막측하게 잘 맞아도 바꿔놓은 부분에 해당할 경우에는 맞지 않는다고 하고, 또 다른 설에 의하면 본래 토정 선생의 원문은 몇 구절이 안되는 것을 어떤 학자가 글귀를 늘려놓아 그 늘린 글귀에 한해서는 맞지 않는다는 설도 있으나 진부는 알 수 없다.
# 윷점
설날에 윷을 던져 새해의 길흉을 점친다. 대개 세 번을 던져 짝을 짓는데 육십 사괘(六十四卦)로써 한다. 요사(繇辭)는 다음과 같다. 윷은 모와 같이 쓴다.
<卦名> <요사>
도 도 도 : 건(乾) - 아이가 어머니를 만남
도 도 개 : 이(履) - 쥐가 창고에 들어감
도 도 걸 : 동(同) - 사람이 밤에 불을 얻음
도 도 모 : 무망(无妄) - 파리가 봄을 만남
도 개 도 : 구(구) - 큰 물이 거슬러 흐름
도 개 개 : 송(訟) - 죄를 지은 가운데 공을 세움
도 개 걸 : 둔(遯) - 나는 개미가 등에 부딪침
도 개 모 : 부(否) - 금이나 쇠가 불을 만남
도 걸 도 : 쾌(쾌) - 학이 날개를 잃음
도 걸 개 : 태(兌) - 주린 자가 밥을 얻음
도 걸 걸 : 혁(革) - 용이 큰 바다로 들어감
도 걸 모 : 수(隨) - 거북이 죽순 속으로 들어감
도 모 도 : 대과(大過) - 나무가 뿌리가 없음
도 모 개 : 곤(困) -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남
도 모 걸 : 함(咸) - 추운 자가 옷을 얻음
도 모 모 : 췌(萃) -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음
개 도 도 : 대(大) -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감
개 도 개 : 규(癸) - 장마에 해를 봄
개 도 걸 : 이(離) - 활이 화살을 잃음
개 도 모 : 서합 - 새가 날개가 없음
개 개 도 : 정(鼎) - 약한 말이 짐이 무거움
개 개 개 : 미제(未濟) - 학이 하늘에 오름
개 개 걸 : 여(旅) - 주린 매가 고기를 얻음
개 개 모 : 진(晉) - 차에 두 바퀴가 없음
개 걸 도 : 대장(大壯) - 어린애가 젖을 얻음
개 걸 개 : 귀매(歸妹) - 중병에 약을 얻음
개 걸 걸 : 풍(豊) - 나비가 꽃을 얻음
개 걸 모 : 진(震) - 활이 살을 얻음
개 모 도 : 항(恒) - 서먹서먹한 손님에게 절하여 뵈임
개 모 개 : 해(解) - 물고기가 물을 잃음
개 모 걸 : 소과(小過) - 물 위에 무늬가 일어남
개 모 모 : 예(豫) - 용이 뜻대로 얻음
걸 도 도 : 소축(小畜) - 큰 고기가 물에 들어감
걸 도 개 : 중부(中孚) - 염천에 부채를 기증함
걸 도 걸 : 가인(家人) - 새매와 매가 발톱이 없음
걸 도 모 : 익(益) - 구슬을 강 속에 던짐
걸 개 도 : 손(巽) - 용의 뿔이 생김
걸 개 개 : 환(渙) - 가난하고 또 천함
걸 개 걸 : 점(漸) - 가난한 선비가 녹을 얻음
걸 개 모 : 관(觀) - 고양이가 쥐를 만남
걸 걸 도 : 수(需) -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됨
걸 걸 개 : 절(節) - 소가 풀과 콩깍지를 얻음
걸 걸 걸 : 기제(旣濟) - 나무의 꽃이 열매를 이룸
걸 걸 모 : 둔(屯) - 중이 속세로 귀환함
걸 모 도 : 정(井) - 나그네가 집을 생각함
걸 모 개 : 감(坎) - 말에 안장과 채찍이 없음
걸 모 걸 : 건(蹇) - 행인이 길을 얻음
걸 모 모 : 비(比) - 해가 풀의 이슬을 비췸
모 도 도 : 대축(大畜) - 부모가 아들을 얻음
모 도 개 : 손(損) - 공은 있으나 상이 없음
모 도 걸 : 비 - 용이 깊은 연못에 들어감
모 도 모 : 이 - 판수가 문에 다다름
모 개 도 : 고(蠱) - 어둠 속에서 불을 봄
모 개 개 : 몽(蒙) - 사람에 손 발이 없음
모 개 걸 : 간(艮) - 이(利)가 대인(大人)을 만남
모 개 모 : 박(剝) - 각궁(角弓)에 화살이 없음
모 걸 도 : 태(泰) - 귓가에서 바람이 일어남
모 걸 개 : 임(臨) - 어린애가 보배를 얻음
모 걸 걸 : 명이(明夷) - 사람을 얻었다가 도로 잃음
모 걸 모 : 복(復) - 어지럽고 길하지 못함
모 모 도 : 승(升) - 살 일이 아득함
모 모 개 : 사(師) - 고기가 낚시를 삼킴
모 모 걸 : 겸(謙) - 나는 새가 사람을 만남
모 모 모 : 곤(坤) - 형이 동생을 만남 @ 요사(繇辭)자료 <京都雜志>
# 오행점(五行占)
정초에 오행점을 쳐서 새해의 신수를 점쳤다. 오행점에는 각기 다른 점사(占辭:점괘에 나타난 말)가 있다. 나무에 金, 木, 水, 火, 土를 새겨 장기쪽같이 만든다. 그것을 일시에 던져 그것들의 자빠지고 엎어진 것을 보고 점괘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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