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7,8월령 농가월령가

如岡園 2010. 9. 19. 10:25

농가월령가

7월령 

칠월이라 맹추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은 서류하고 미성은 중천이라

늦더위 있다 한들 바람 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아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가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같은 초생달은 서천에 걸리거다

슬프다 농부들아 우리 일 거의로다

얼마나 남았으며 어떻게 되다 하노

마음을 놓지 마소 아직도 멀고머다

골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벼러 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풀 많이 베어 더미 지어 모아 놓고

자채 논에 새 보기와 오조 밭에 정의 아비

밭가에 길도 닦고 복사도 쳐 올리소

살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익게 갈아

김장할 무우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 진작 막아 허실함이 없게 하소

부녀들도 셈이 있어 앞일을 생각하소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 소리 깨쳐 듣고 놀라서 다스리소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보아

곡식도 거풍하고 의복도 폭쇄하소

명주 오리 어서 뭉쳐 생량전 짜아내소

늙으신네 기쇠하매 환절 때를 근심하여

추량이 가까우니 의복을 유의하소

빨래하여 바래이고 풀 먹여 다듬을 제

월하의 방추 소리 소리마다 바쁜 마음

실가의 골몰함이 일변은 재미로다

소채 과실 흔할 적에 저축을 생각하여

박 호박 고지 켜고 외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 보소 귀물이 아니될까

목화밭 자로 살펴 울다래 피었는가

가꾸기도 하려니와 거두기에 달렸느니

 

 

8월령

팔월이라 중추되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북두성 자로 돌아 서천을 가리키니

선선한 조석 기운 추의가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간에서 들리구나

아침에 안개 끼고 밤이면 이슬 내려

백곡을 성실하고 만물을 재촉하니

들구경 돌아보니 힘들인 일 공생한다

백곡의 이삭패고 여물들어 고개 숙여

서풍에 익은 빛은 황운이 일어난다

백설같은 면화송이 산호같은 고추다래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볕 명랑하다

안밖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구 장만하소

면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 콩가지요

나뭇군 돌아올 제 머루 다래 산과로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세상이라

알암도 말리어라 철 대어 쓰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추양에 마전하여

쪽 들이고 잇 들이니 청홍이 색색이라

부모님 연만하니 수의도 유의하고

그 나마 마르재어 자녀의 혼수하세

집 위에 굳은 박은 요긴한 기명이라

댑싸리 비를 매어 마당질에 쓰오리라

참깨 들깨 거둔 후에 중올여 타작하고

담뱃줄 녹두 말을 아쉬워 작전하랴

장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 마소 

북어 쾌 젓 조기로 추석 명일 쇠 보세

신도주 올여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 먹세

며느리 말미 받아 본집에 근친 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 고리와 술 병이라

초록 장옷 반물 치마 단장하고 다시 보니

여름 동안 지친 얼굴 소복이 되었느냐

중추야 밝은 달에 지기 펴고 놀고 오소

금년 할 일 못다 하여 명년 계교 하오리라

밀대 베어 더운갈이 모맥을 추경하세 

끝끝이 못익어도 급한대로 걷고 갈소

인공만 그러할가 천시도 이러하니

반각도 쉴새 없이 마치며 시작느니

  

농가월령가는 농가에서 행해진 행사와 세시풍속은 물론, 조선시대 우리 민족이 지켜온 미덕의 세목들도 엿볼 수 있다.

7월령에서는 맹추(孟秋)인 7월의 절기와 칠월칠석의 견우직녀의 이별과 비, 김매기, 피 고르기, 선산의 벌초하기, 겨울을 위한 야채준비 및 김장할 무우 배추의 파종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8월령에서는 중추(仲秋)인 8월의 절기와 오곡백과의 무르익음과 수확, 중추절을 위한 장 흥정, 며느리의 친정 근친(覲親) 등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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