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농가월령가-序詞/正月令

如岡園 2011. 2. 19. 14:21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농가월령가는 조선 헌종 때의 문인 정학유가 쓴 월령체 장편가사이다. 작자가 고상안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정학유로 고증되었다. 12달의 단락 전후에 序詞段落과 結詞段落이 있어 전체 14단락으로 되어 있다. 단락별 내용을 보면 서사에서는 일월성신의 운행과  역대의 월령 및 그 당시에 쓰이는 曆法의 기원을 설명하였다. 정월령에서는 맹춘인 정월의 절기와 일년 농사준비, 正朝의 세배와 풍속, 그리고 보름날의 풍속 등을 보여 주고 있다. 2월령에서는 중춘인 2월의 절기와 春耕과 가축기르기, 그리고 약재 캐기 등을 묘사하고 있다. 3월령에서는 모춘인 3월의 절기와 논농사 및 밭농사의 파종, 과일나무 접붙이기, 장담그기 등을 노래하고 있다. 4월령에서는 맹하인 4월의 절기, 이른 모내기, 間作, 分蜂, 八日懸燈, 川獵 등을 노래하고 있다. 5월령에서는 중하인 5월의 절기와 보리타작, 고치따기, 그네뛰기, 민요화답 등을 보여주고 있다. 6월령에서는 계하인 6월의 절기와 간작, 북돋우기, 유두의 풍속, 장 관리, 삼 수확, 길쌈 등을 노래하고 있다. 7월령에서는 맹추인 7월의 절기와 칠월칠석의 견우직녀의 이별과 비, 김매기, 피고르기, 선산의 벌초하기, 겨울을 위한 야채준비 및 김장할 무 배추의 파종 등을 보여주고 있다. 8월령에서는 중추인 8월의 절기와 백곡의 무르익음과 수확, 중추절을 위한 장 흥정, 며느리의 친정 근친 등을 노래하고 있다. 9월령에서는 계추인 9월의 절기와 늦어지는 가을 추수의 이모저모, 그리고 풍요함 속에서 피어나는 이웃간의 온정을 노래하고 있다. 10월령에서는 맹동인 10월의 절기와 무 배추 수확, 겨울 준비, 가내 화목, 한 동네의 화목 등을 권하고 있다. 11월령에서는 중동인 11월의 절기, 메주쑤기, 동지의 풍속, 가축기르기, 거름 준비 등을 노래하고 있다. 12월령에서는 계동인 12월의 절기, 새해 준비, 묵은 세배 등을 묘사하고, 결사에서는 농업에 힘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농가월령가는 농가에서 행해진 행사와 세시풍속은 물론, 그 당시 미덕의 세목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농가를 읊은 시가 중에서 양적 질적으로 이 작품을 능가할 작품은 거의 없는 듯하다. 특히 표현된 내용은 한폭의 농촌생활을 눈앞에 그려서 보이는 듯하게 서경적이고 흥취를 느끼게 한다.  

서사(序詞)

천지 조판하매 일월성신 비치거다

일월은 도수 있고 성신은 전차 있어

일 년 삼백 육십 일에 제 도수 돌아오매

동지 하지 춘추분은 일행을 추측하고

상현 하현 망회삭은 월륜의 영휴로다

대지상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북극을 보람하여 원근을 마련하니

이십 사 절후를 십이 삭에 분별하여

매삭에 두 절후가 일망이 사이로다

춘하추동 내왕하여 자연히 성세하니

요순같은 착한 임금 역법을 창계하사

천시를 밝혀내어 만민을 맡기시니

하우씨 오백 년은 인월로 세수하고

주나라 팔백 년은 자월로 신정이라

당금에 쓰는 역법 하우씨와 한 법이라

한서온량 기후 차례 사시에 맞갖으니

공부자의 취하심이 하령을 행하도다

 

정월령(正月令)

정월은 맹춘이라 입춘 우수 절기로다

산중 간학에 빙설은 남았으나

평교 광야에 운물이 변하도다

어와 우리 성상 애민 중농하오시니

간측하신 권농윤음 방곡에 반포하니

슬프다 농부들아 아무리 무지한들

네 몸 이해 고사하고 성의를 어길소냐

산전수답 상반하여 힘대로 하오리라

일년 흉풍은 측량하지 못하여도

인력이 극진하여 천재를 면하나니

제각각 권면하여 게을리 굴지 마라

일년지계 재춘하니 범사를 미리 하라

봄에 만일 실시하면 종년 일이 낭패되네

농기를 다스리고 농우를 살펴 먹여

재거름 재워 놓고 한편으로 실어내니

맥전에 오줌치기 세전보다 힘써하라

늙은이 근력 없어 힘든 일은 못하여도

낮이면 이영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미쳐 집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실과나무 보굿 깎고 가지 사이 돌 끼우기

정조날 미명시에 시험조로 하여 보라

며느리 잊지 말고 소국주 밑하여라

삼춘 백화시에 화전일취 하여 보자

상원날 달을 보아 수한을 안다하니

노농의 징험이라 대강은 짐작나니

정조에 세배함은 돈후한 풍속이라

새 의복 떨쳐 입고 친척 인리 서로 찾아

노소남녀 아동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버석 울긋불긋 물색이 번화하다

사내아이 연띄우고 계집아이 널뛰기요

윷놀아 내기하니 소년들 놀이로다

사당에 세알하니 병탕에 주과로다

엄파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선하여 오신채를 부러하랴

보름날 약밥 제도 신랏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 삶아내니 육미를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율이라

먼저 불러 더위 팔기 달맞이 횃불 켜기

흘러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 여타 월령별 가사는 절기를 맞추어 歲時風俗 카테고리에 수록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