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짇날
음력 3월 3일. 상사일(上巳日) 또는 중삼(重三)이라고도 한다. 제액(除厄)의 의미로 동천에 몸을 씻고 교외에 나아가 하루를 즐긴다.
가정에서는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넣어 화전(花煎)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녹두 가루를 반죽하여 익힌 것을 가늘게 썰어 오미자 국과 꿀물에 띄운 뒤 잣을 곁들인 화면(花麵)을 만들어 사당에 올리고 먹는다.
이 날은 강남으로 간 제비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날이기도 하다. 흰나비를 먼저 보면 그 해에 상복을 입고, 색깔있는 나비를 먼저 보면 길한 일이 있다고 믿으며, 또 이 날 약물을 먹으면 연중 무병하다고 한다.
# 청명(淸明)
24절기의 하나. 양력 4월 5일 경으로 태양이 황경(黃經) 15도 에 도달한 날이 청명입기일이며, 음력으로는 3월절(三月節)이다. 춘분 15일 후 곡우 15일 전에 청명입기일이 있다.
농가에서는 이 날을 기해 봄 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궁중에서는 이 날 내병조(內兵曹:궁내 국방부 분실)에서 입절(入節)이 되는 시각을 기다려 느릅나무나 버드나무에 구멍을 뚫고, 삼으로 꼰 바(삼노)로 꿰어 양쪽에서 톱질하듯이 잡아당기면 그 마찰로 불이 일어난다. 이 때 이 불을 임금께 올리고, 그 불을 홰에 붙여 각 관아와 모든 현관(顯官) 집에 나누어 주었다. 이러한 것은 중국의 옛날 제도에서 전해진 것으로 불을 소중히 여기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옛 중국사람들은 청명 15일 동안을 5일씩 3분하여, 처음 5일에는 오동나무가 꽃피기 시작하고, 다음 5일에는 들쥐 대신 종달새가 나타나며, 마지막 5일에는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하여 기념식수를 하고 있는데, 날이 풀리고 화창하여 식목에 적당한 시기이다. 또 한식(寒食)도 이 날 또는 다음날이 된다.
청명날에 빚는 술에 청명주(淸明酒)가 있다. 청명날 밑술을 담고 보름이 지난 곡우(穀雨)날 덧술을 만든다. 따라서 21일이 되어야 술이 되는데 단맛이 세어서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즐겼다고 한다. 조선 말기에 유행하였으며특히 경북 김천이 명산지로 알려졌었다. 청명주를 빚는 방법은 곱게 빻아 고운 체로 친 누룩가루 3홉과 밀가루 1홉을 빚어 밑술을 만든다. 따로 찹쌀 7되를 잘 씻어 지에밥을 쪄서 차게 식힌 후 밑술과 함께 빚어 넣는다. 술항아리는 찬 데 두고 이레 후 위에 끼었던 이불(곱)을 벗기고 맑아지면 청주로 떠서 마신다.
# 한식(寒食)
우리나라 사대 명절(설, 단오, 추석, 한식)의 하나로 꼽힐 만큼 의미있는 명절의 하나였었음. 동지 후 105일 또는 그 다음날에 들며, 청명 다음날이거나 같은 날인 때도 있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사람들은 한식을 냉절(冷節) 또는 숙식(熟食)이라고도 하였다.
한식의 유래에는 중국 옛 풍속에, 이 날은 풍우가 심하여 불을 금하고 찬밥을 먹은 습관에서 왔다는 설과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중국 춘추시대에 공자(公子) 중이(重耳)가 망명 유랑하다가 진나라 문공(文公)이 되어 전날의 충신들을 포상하였다. 이 때 과거에 문공이 굶주렸을 때에 스스로의 허벅다리 살점을 베어서 바쳤던 충신 개자추(介子推)가 이 포상자들 중에 들지 못하자 개자추는 부끄럽게 여기고 산중에 들어가 숨어버렸다. 문공이 훗날에야 잘못을 뉘우치고 그를 찾았으나 산중에서 나오지 않으므로 불을 놓으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불을 질렀다. 그러나 끝내 나오지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서로 껴안고 버드나무 밑에서 불에 타 죽었다고 한다. 이에 그를 애도하는 뜻에서 이 날은 불을 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는 데서 한식(寒食)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설도 있다.
이 풍속은 지금까지도 차례(茶禮)를 지내고 성묘를 다니는 의식일로 되었다. 이 날 나라에서는 종묘(宗廟)와 각 능원(陵園)에 제향을 지내고 관공리(官公吏)들에게 공가(公暇)를 주어 성묘하도록 하였다.
농가에서는 이 날 농작물의 씨를 뿌리기도 한다.
청명에 이어 이 날도 궁중 내병조(內兵曹)에서 불씨를 만들어 관아와 관리의 가정에 나누어주었다. 이는 불의 주력을 이용하기 위해 불을 소중히 여기는 숭배사상의 전승이기도 하다.
# 곡우(穀雨)
24절후 중 여섯번째 절기.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으며, 음력으로는 3월 중순이고 양력으로는 4월 21일이나 22일이 된다.
곡우 때가 되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등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봄비가 내려 온갖 곡물이 윤택해진다 하여 곡우(穀雨)라 부른다.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근다.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 둔다. 밤에 나갔다가 상가에 들렸거나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 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는다. 만일에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고 따라서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가 되면,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서 충청남도의 격렬비도쯤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힌다. 그래서 잡은 조기를 특별히 '곡우사리'라고 한다. 곡우사리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다.
또 곡우날에는 물을 맞기도 하는데 이 날 물을 맞으면 여름철에 더위를 모르며 신경통이 낫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리산과 덕유산의 산마을에서는 곡우 때 자작나무의 밑둥에 톱으로 상처를 내서 나오는 물을 마시기도 한다. 이 물은 '거자수' 또는 '곡우물'이라 하여 위장병과 신경통에 좋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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