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네뛰기
그네뛰기는 고래로 단오절을 중심으로 하여 거행되는 것이 상례이지만 추석이나 정초 기타 명절에 행하기도 하였다. 주로 여성들의 독점적 오락이지만 청소년들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떻든 남자의 씨름과 여성의 그네는 녹음방초 호시절인 단오날의 한국 풍물을 대표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네를 한문으로 추천(추韆)이라고 하는 바, 고려 고종때 최충헌 최이 부자는 가끔 궁전 뜰이나 자신의 저택 정원에서 호화로운 추천희를 거행한 사실이 사적에 보이며, 또 같은 고종 때의 유학자들이 지었다는 한림별곡(翰林別曲)의 1절에 추천에 관한 노래가 있다.
<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추천은 원래 북방의 민족이 몸을 날쌔게 하기 위하여 한식일(寒食日)에 거행하였던 것을 후에 중국 여자들이 배워 하게 되었고, 당대(唐代)에 이르러서는 궁중에서까지 경연대회가 있어 이것을 반선희(半仙戱)라고 하였으며, 지금은 단오일에 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열陽歲時記>에는 추천에 관하여 기술하기를, 남녀가 추천놀이를 하는 바 경향(京鄕)이 다 같으나 관서지방이 가장 성하며 이 때 사람들은 고운 옷으로 갈아입고 맛있는 음식을 들며 서로 얼려서 즐겁게 노는 품이 설날과 거의 같다고 하였다.
그네는 이미 고려 중엽에 성행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 유래의 장구함을 알 수 있으며, 근래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보급된 민속놀이이다.
그네줄은 새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나 색실이나 노를 꼬아 만들기도 한다. 그네는 흔히 동네 어귀 등에 서 있는 큰 느티나무나 버드나무의 적당한 가지에 매어놓고 동네 사람들이 수시로 나와서 뛰며 놀게 한다. 대개는 음력 4월 8일을 전후하여 매어 놓고 5월 5일 단오절에 이르는 약 한 달 동안 계속되는데, 특히 단오날에는 경연대회를 여는 것이 통례이다.
경연 때에는 높이 올라가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바, 그네가 앞으로 나가는 자리에 높이를 재는 장대를 세우고 때로는 그 위에 방울을 매달아 놓아서 뛰는 사람의 발이 방울을 차서 울리도록 하고 방울소리의 도수로써 승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네는 자연수목(自然樹木)에 매는 것이었지만 따로 인공적으로 장대를 세워 매기도 하는 바, 경연대회는 대개 이와 같이 가설된 그네에서 행하게 된다. 높이 뛰기 위해서는 힘과 발을 구르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네는 혼자 뛰기도 하고 두 사람이 마주 서서 뛰기도 한다. 어떤 지방에서는 낮에는 남자들이 뛰고 밤에는 부녀들이 차지한다. 중추명월 아래에서 곱게 단장한 젊은 여인이 그네를 뛰는 광경은 과시 반선희(半仙戱)라고 할 수 있겠다.
그네에 관련된 속신(俗信)은 별로 없으나 고장에 따라서는 그네를 뛰면 모기나 파리에 물리지 않으며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 강릉의 문무겸전한 한 위인이 밤마다 파리와 모기 등 날벌레가 덤벼들어 귀찮게 굴기 때문에 생각 끝에 그네를 만들어 타고 왔다갔다 하면서 이를 쫓아버렸다는 전설도 있다.
그네의 기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않고 있으나 중국의 문헌에 의하면, 원래 북방 새외민족(塞外民族)의 놀이이던 것이 춘추시대에 제국(齊國)을 거쳐 중국에 유입되었다고 하나 대개 한 당대(漢唐代)에 성행하여 궁중에서 호화롭게 거행된 듯하며, 이 무렵에 다른 잡희(雜戱)와 함께 한반도에 전래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궁중 내지 상류층에서 성대한 추천희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고, 조선왕조 시대에는 왕궁이나 상층계급에서는 이를 멀리하게 되고 민중 사이에 크게 유행된 것으로 생각된다. 중인(衆人)이 환시하는 곳에서 활발한 율동적 행동을 취하는 그네뛰기가 점잔과 체통을 지키는 상류층 인사들의 눈에 거슬린 탓이나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네의 어원도 잘 알 수 없으며 방언이 매우 많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즉 '그'음으로 시작되는 것으로서 그네, 그늘, 그놀, 근네, 근데, 근디, 근지 등이 있고, '구'음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구네, 군네, 구누, 구눌, 군두, 군대, 구리, 굴리, 굴레, 굴매, 군기, 군지, 굴기, 궁구 등이 있다. 그네의 고어는 '글위'이며, 이 역시 그 뜻을 잘 알 수 없다.
다음은 해주지방의 그네에 관한 민요이다.
@오월 단오에 취떡/ 큰애기 작은애기
명주항라 분홍고사/ 오색의 옷 입은 애들
그네줄의 뛰리메야하/ 울단오의 취떡아하
이팔처녀 피리피리/ 둘씩 둘씩 짝을 지어
배나가오 배나가오/ 서천서국으로 배나가오
사게사오 사게사오/ 오람배뚤리 사게사오
@남배-ㅅ중 곰배-ㅅ중/ 달래종을 꺾으랴/ 마늘종을 꺾으랴
남배-ㅅ중 곰배-ㅅ중/ 검정콩을 심으랴/ 강남콩을 심으랴
남배-ㅅ중 곰배-ㅅ중/ 종남산이 어디냐/ 수양산이 여길다
남배-ㅅ중 곰배-ㅅ중
# 고누
소박하고 원시적인 어린이들의 놀이로서 겨울철을 제외한 어느때나 옥외에서 베풀어진다. 땅 위에 일정한 도면을 그려놓고 돌이나 나무조각을 말로 삼아 이를 진행시키면서 상대방의 말을 없애는 쪽이 이기게 되어 있다. 50년 전까지도 흔히 볼 수 있었으나 현재는 도시는 물론 벽지에서도 이 놀이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고누의 어원은 자세히 알 수 없다. 지역에 따라 꼬누, 고니, 꼬니, 꼰, 꿘 등의 사투리가 있으며, 한자로는 지기(地碁)로 표기된다. 고누의 종류로는 우물고누, 네줄고누, 다섯줄고누, 여섯줄고누, 아홉줄고누, 곤질고누, 패랭이고누, 호박고누, 자동차고누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우물고누- 샘고누 강고누 등의 이칭(異稱)이 있으며 고누놀이 가운데 가장 단순한 것이다. 도면에 우물(샘,강)이
라는 장애물을 설정하여 궁지에 몰리면 지는 것이다
네줄고누- 사선(四線)고누, 사마(四馬)고누, 정자(井字)고누 등의 이명이 있다. 도면에다 말을 배치하여 말을 진
행시키되 한 선 위에서 상대편의 두 개의 말과 만나면 죽게 된다. 이리하여 먼저 전멸하는 쪽이 지게
된다.
곤질고누- 곤지고누, 참고누, 짤고누, 꽂을고누 등의 이명이 있다. 도면을 그린 다음 가위바위보를 하여 이긴 사
람이 말을 교차점에 하나씩 놓아서 한선 위에 세 개를 가지런히 놓으면 이것을 '곤'이 되었다 하여 상
대편의 말 하나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는 표를 질러 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리하여 말을 놓을 자리
가 없어지게 되면 다음에는 놓인 말을 움직여 '곤'을 만들고, 그 때마다 적마를 하나씩 제거하여 적의
말이 '곤'을 만들 수 있는 숫자인 3개 이하가 되도록 하면 이긴다.
우물고누, 네줄고누, 및 곤질고누의 세 가지가 가장 보편적인 고누놀이이며, 나머지는 그리 흔하지 않다. 패랭이고누, 자동차고누, 호박고누 등은 전북지방에서 성행된 것이었다.
양재연 외3인 공편 <한국풍속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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