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농가월령가 - 6월령

如岡園 2011. 7. 4. 10:13

農家月令家(六月令)

 

유월이라 계하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대우도 시행하고 더위도 극심하다

초목이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 들고

평지에 물이 괴니 악마구리 소리난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 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베기 전 대우 들여

지력을 쉬지 말고 극진히 다스리소

젊은이 하는 일이 갈매기뿐이로다

논밭을 갊아 들어 삼사 차 돌려 맬 제

그 중에 면화밭은 인공이 더 드나니

틈틈이 나물밭도 북돋아 매가꾸소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할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좌차를 정한 후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 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메인 후에

청풍에 취포하니 잠시간 낙이로다

농부야 근심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오조 이삭 청대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일로 보아 짐작하면 양식 걱정 오랠소냐

해진 후 도라올 제 노래 끝에 웃음이라

애애한 저녁 내는 산촌에 잠겨 있고

월색은 몽롱하여 밭길에 비치거다

늙은이 하는 일도 바이야 없다 하랴

이슬 아침 외 따기와 뙤약볕에 보리 널기

그늘 곁에 누역 치기 창문 앞에 노 꼬기라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쉬움

북창풍에 잠을 드니 희황씨 적 백성이라

잠 깨어 바라보니 급한 비 지나가고

먼 나무에 쓰르라미 석양을 재촉한다

노파의 하는 일은 여러 가지 못하여도

묵은 솜 들고 앉아 알뜰히 피어내니

장마의 소일이요 낮잠자기 잊었도다

삼복은 속절이요 유두는 가일이라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 갈아 국수하여

가묘에 천신하고 한때 음식 즐겨보세

부녀는 헤피마라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드디어라 유두국을 켜느니라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없는 이 먹어 보소

장독을 살펴 보아 제 맛을 잃지 말고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족족 떠 내어라

비오면 덮겠은즉 독전을 정히 하소

남북촌 합력하여 삼구덩이 하여 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고운 삼 길삼하고 굵은 삼 바 드리소

농가에 요긴키로 곡식과 같이 치네

산전 메밀 먼저 갈고 포전은 나중 갈소

 

농가월령가는 조선 헌종때 문인 정학유가 쓴 월령체 장편가사로 그 당시 농가에서 행해진 행사와 세시풍속, 미덕의 세목을 가사체로 적은 것이다. 6월령에서는 季夏인 6월의 절기와 間作, 북 돋우기, 유두의 풍속, 장 관리, 삼 수확, 길쌈, 등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