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일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모든 일을 올바르고 밝게 해야 하고, 둘째는 삼가야 하는 것이요, 셋째는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알아야만 자기의 몸가짐도 알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청렴하게 하고, 임금을 섬기기를 충성으로 하고, 어른을 공손하게 섬기고, 남을 믿음으로 대하고, 일을 처리할 때는 공정을 기해야 한다. 이것은 관리의 7가지 요령인 것이다.
한걸음 앞으로 나갈 때는 미리 한걸음 뒤로 물러설 것을 생각하고, 한푼 돈이 필요할 땐 한푼 돈을 아껴야 한다. 뜻을 얻은 것 같으면 머리를 미리 뒤로 돌려야 하고, 실력이 쌓아지게 되면 방편대로 일을 행해야 한다.
손숙오(孫叔敖)에게 호구장인이 이르기를,
"너는 세상에 세 가지 원망이 있음을 아느냐, 벼슬이 높아지면 선비들이 그를 시기하게 되고, 계급이 높아지면 선비들이 그를 시기하게 되고, 계급이 높아지면 임금이 싫어하고, 봉록이 많아지면 원망이 생기게 마련인 것이다."
하니 손숙오는 대답했다.
"벼슬이 올라갈수록 뜻은 더욱 낮추며 계급이 높아질수록 마음은 온순하게 가져야 하며, 봉록이 많아질수록 남을 더욱 너그럽게 대하면 분명 화를 면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관리노릇을 할 때에는 횡포 부리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하고, 옳지 못한 일이 있을 땐 정확하게 처리하여 사리에 맞도록 해야 한다.
만약에 급한 성질을 참지 못한다거나 노여움을 나타낸다면 이것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남에게까지 해를 미치게 만든다.
맛이 있는 음식을 좋아하듯이 의리를 살리고, 독한 뱀을 대하듯 이득만 노리고 욕심만 부림을 멀리하며 집에서 살림하는 듯이 관리직에 성실하고, 백성을 사랑하기를 자기 몸을 사랑하듯이 해야 한다.
간(諫)하는 관리가 있을 때에는 나라가 일어나게 되고, 간하는 아들이 있는 집안은 흥하게 마련이다.
착한 여자가 집안에 들어오게 되면 악한 여자는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충성된 신하가 조정에 들어온다면 간사한 신하들은 원수를 대하듯 한다.
일단 조정에 들어서면 아부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해야 한다. 샘물의 맛이 좋은 곳은 빨리 마르게 되고, 곧은 나무는 빨리 베어서 쓴다. 부드러운 혓바닥은 오래 남아 있지만, 강한 이는 먼저 없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무 강한 것은 쉽게 지는 법이요, 그렇다고 끝없이 부드럽기만 하면 패하게 된다.
사나운 것에는 너그러움으로 대해야 하지만, 너무 사납게 하면 백성이 참지 못하는 법이며, 너무 너그러워도 백성은 태만해진다.
윗자리에 있다고 해도 아랫사람을 업수이 여기지 말며, 아랫자리에 있다고 해도 아부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작은 일에도 한계는 지켜야 하고, 의심나는 일이 있을지라도 방해를 놓아서는 안 된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나를 해롭게 하지 않을까 하여 미리 경계해야 하며, 친한 사람은 나를 팔지 않을까 하고 경계해야 한다.
집안 일 하듯 관청 일을 해야 하며, 어린 자식 사랑하듯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
원수같이 탐관오리를 멀리하고, 사사로운 부탁은 도둑을 막듯 해야 한다.
이치에 어긋난 말이 퍼질 때에는 이것을 참아서 해결을 하고, 인사로 예의를 갖출 때는 검소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여유 있는 계획이 있으면 조화옹(造化翁)에게 돌리고, 여유 있는 녹(祿)은 조정에 돌리고, 재물이 풍부하면 백성에게 돌리며, 복이 있으면 자손들에게 돌리라. (홍만종의 <旬五志>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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