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토중래(捲土重來)
흙먼지를 일으키며 거듭 다그쳐 온다는 것이니, 한 번 실패한 자가 다시금 세력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만당(晩唐)의 시인 두목(杜牧.803~852)이 항우를 읊은 싯귀에서 비롯된다.
두목은 두보와 견주어서 소두(小杜)로 일컬어진 시인이었던 바, 항우가 31세로 세상을 떠난지(BC 202) 천년이 지난 시기에 항우가 "싸움에 진 몸이 부형을 뵐 낯이 없다"고 자결했던 오강(烏江)땅에 이르러, 그가 강동(江東)으로 돌아가서 재기를 기약하지 않고 자결하고 말았던 것을 애석해 한 것이다.
<승패는 병가로서도 기약할 수 없으니
수치를 감싸고 견디는 것이 사내인 것을
강동의 자제엔 준재가 많으니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왔을지(捲土重來)도 모르지 않겠는가>
항우는 단순하고 격한 성품이었으며 그의 애인 우희(虞姬)와의 이별에서 보여준 바와 같은 인간적인 매력도 있었다.
그러나 당송팔가(唐宋八家)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1019~1086)은 두목의 시에 대해 반대 의견이었으니,
<강동의 자제가 지금 있다 할지라도 구태어 군주를 위해 권토중래 할까보냐>고 노래하였다.
사마천도 사기(史記)에서 <항우는 힘을 과신했다>고 하였고, 역시 당송팔가의 한 사람인 증공(曾鞏.1019~1083)도 같은 견해였다.
# 근화일일지영(槿花一日之榮)
무궁화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아무는 꽃이다.(한송이 꽃의 수명은 짧지만 꽃나무 전체로서는 계속적으로 꽃이 피기 때문에 끈기가 있는 꽃이다)
세상만사는 허망한 것이어늘 어찌 환상같은 애환(哀歡)에 얽매이랴 하는 뜻. 백낙천(白樂天)의 시 <放言> 중의 싯귀.
<소나무는 천년을 살지만 마침내 썩어지고
무궁화는 하루를 살지만 스스로 영화롭다(槿花一日之榮)
어찌 세상에 연연하여 죽음을 근심하랴
육신을 탓하여 속절없이 삶을 꺼리지도 말라>
백락천은 중당(中唐)의 대표적 시인이요, 성당(盛唐)의 대시인 이백(李白)이 간지 10년만에 태어났다. 또한 그는 두보가 간지 2년만에 태어난 셈이다.
그의 시는 당시의 세태를 반영하였고 정치의 난맥과 사회의 혼란을 풍자했으며 백성들의 고통에 동정한 것이 많았다. 동시에 감상적인 시도 많았으니 <長恨歌>며 <琵琶行> 등이 그것이다.
# 금의야행(錦衣夜行)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간들 누가 알아주랴" 한 항우의 말로서, 입신출세하여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서는 옛 친구에게 알릴 수 없다는 인간 심리의 약점을 나타내는 말이다.
금의귀향(錦衣歸鄕)이니 금의주행(錦衣晝行)이란 말이 <삼국지>에 보인다.
진(秦)나라의 서울 함양을 향하여 유방과 항우가 앞을 다투어서 침공했을 때였다. 두 호걸의 대조적인 성격이 여실히 나타났다.
먼저 항우는 진왕의 자식인 영을 죽이고 진나라 궁전을 불태웠다. 사흘 동안이나 타올랐다는 그 불길을 술안주 삼아 여자를 껴안고 승전을 축하했다. 또한 시황제의 무덤을 파헤쳤으며 재보와 미녀를 차지하였다.
제왕이 될 첫걸음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거나 같은 이같은 행실을 지장(智將)인 범증(范增)이 충고했으나 듣지 않았다.
약탈한 재보와 미녀를 모조리 거두어가지고 고향에 돌아가려 하자, 한생(韓生)이란 자가 그를 만류했다.
"관중(關中) 땅은 사면이 산하에 에워싸여 있어 지세가 견고할 뿐더러 토질도 비옥하오니 이곳에다 도읍을 정하시어 천하를 제패하소서"
한편 항우의 눈에 비친 함양은 불타버린 궁전과 황폐한 전적(戰跡) 뿐이었다.
하루 속히 고향에 돌아가 자기의 성공을 자랑하고 싶은 터였기에 한생에게 '금의야행(錦衣夜行)' 얘기를 했던 것이다.
한생은 항우에게서 물러나와
"초(楚)나라 사람이란 마치 원숭이가 관대(冠帶)를 갖추어봐도 오래 못견디는 거나 같거든"
이렇게 이죽거린 말이 항우의 귀에 들어가 한생은 당장 쪄죽임을 당했다.
결국 항우는 한 때의 성공에 취한 나머지 천하를 유방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 기우(杞憂)
부질없는 근심을 말한다.
주(周)나라 때 기국(杞國)이라는 나라에 천지가 무너지면 어쩌나 싶어 침식을 제대로 못하는 사내가 있었다.
한편 그 부질없는 근심을 염려하는 사내가 있어 그에게 말하였다.
"하늘은 공기니까 무너질 염려가 없다네"
"하늘이 정녕 공기라면 일월성신(日月星辰)이 떨어지지 않겠나?"
"천만에! 땅은 또 흙이 쌓여서 된 것인 만큼 무너질 염려가 없느니."
이리하여 두 사람이 함께 근심을 덜었다는 이야기이다.
열자(列子)는 그 이야기를 듣고 웃었다.
"천지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 사람도 잘못이야. 무너지느니 무너지지 않느니는 우리로서 알 수 없는 바거든. 천지가 무너지느냐 무너지지 않느냐 하는 건 우리가 염려할 바가 아닐세."
이백은 노래하기를
<기나라에는 일도 없어 하늘이 기울까봐 염려하더라>
옛사람의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심사를 그냥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태백의 인간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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