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개발
자녀의 초자아를 개발함에 있어 부모가 주의해야 할 일은, 큰사람이 되라든가 남에게 지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은 좋으나 그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요긴한 점은 오히려 큰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를 가르치는 것이며 자녀의 재능을 보아서 그것을 키워주는 일이다.
자녀가 부모에게서 과대한 요구를 받게 되면 그것은 자녀에게 큰 정신적인 부담이 된다. 특히 감수성이 강한 아이는 심각하게 그 부담을 느낀다.
어린이가 그 요구에 응할 만한 능력이 있을 때에는 부모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어린이의 마음에 갈등이 생기지 않지만, 재능이 없는 아이에게는 부모의 요구가 크면 클수록 그 고민도 크다.
이 때문에 어린이의 마음에는 커다란 열등감이 생기고 이 열등감 때문에 어린이의 자아의 성장은 커다란 장애를 받는다.
열등감이 전혀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지만 그 열등감이 대부분은 능력에 비해서 훨씬 높은 초자아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이 너무 높은 어린이에게는 현실의 자기 능력으로는 도저히 그것을 달성할 수 없게 되면, 그 실망감이란 지극히 큰 것이며 현실을 도피해서 공상의 세계에서 자기의 꿈을 추구하려고 든다.
일단 이런 습관이 붙어버린 어린이는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공상만을 일삼게 된다.
그래서 자녀를 향상시키는 교육을 해나가는 데는 재능을 발견하여 그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아이라도 어딘가 좋은 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장점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발견해서 지도해 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주의를 하여 초자아가 형성된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므로 오히려 너무 높은 초자아가 아이를 그르치고 말았던 것이다.
자기에게 알맞은 초자아를
어린이의 재능에 응하여 초자아를 형성하도록 마음을 쓴다면, 전쟁중처럼 군인에 맞지 않는 아이를 훌륭한 군인이 되라고 사관학교로 보낸다든가 정치가에 맞지 않는 아들을 아버지가 정치가라고 해서 무리하게 정치가로 키워나가려는 무모한 교육은 적어진다.
본인의 능력에 응해서 그림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그림 방면으로 발전하게 하고 상인에 맞는 아이는 대실업가로 육성하여 그 재능에 맞는 초자아를 형성할 수 있게 하면 자녀들이 이상과 재능의 모순에 시달리며 일생의 방향을 그르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여러분이 자기의 초자아라는 것을 도리켜 보고 양친이나 선배가 억지로 떠맡긴 윤리관이나 이상이 자기의 성격이나 재능에 맞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를 깨닫는다면 그런 부적당한 초자아는 금후 대정리를 하여 자기 실체에 맞는 초자아를 재구성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리라는 것을 응당 깨닫게 될 것이다.
실업가가 되도록 부모에게서 교육 받고 지금까지 그러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일지라도 자기 성격이나 재능으로 보아 아무래도 교원이 되는 편이 더 자기 전 정열을 쏟는데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대실업가가 된다는 초자아를 크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부모가 유명한 작가이기 때문에 자기도 대작가가 되기 위해서 공부해 왔지만, 아무래도 소설을 쓰는 것보다 정치 방면에 더 관심이 쏠리는 사람은 소설가로서의 재능보다도 정치가로서의 재능이 더 많을지 모르니까 자기의 초자아를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부모로부터 남한테 절대로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말을 늘 들어온 터이라, 체면 차리는 것을 최대의 미덕으로 알고 이것을 초자아로 지니고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너무 체면만 차리는 것은 도리어 참다운 교제를 해나가는 데 지장을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일면, 그런 초자아를 현실에 맞도록 잘 반성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릴 때 몸에 배인 교훈이란 것은 사람의 감정 속에 완전히 융합되어버리고 있는 것이므로 그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도 그리 쉽사리 고쳐지지는 않는 법이다.
그러니까 현실에 맞지 않는 초자아를 현실에 맞추어 수정하는 데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관념을 바꾸고 감정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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