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비붓꽃(Rabbit/Ear iris)
이 꽃은 꽃창포와 엇비슷해서 언뜻 보아서는 구별하기가 어렵다. 형제꽃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제비붓꽃은 잎이 칼처럼 날카롭게 생겼고, 꽃도 꽃창포와 같은 모양이지만, 제비붓꽃이 약간 작으며 아래로 드리워지는 큰 세 꽃잎이 꽃창포처럼 너울거리지 않고 좀 꾀인 듯하며, 마치 제비의 날개를 방불케 한다.
제비붓꽃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이 세상이 혼탁하지 않았을 때, 온갖 꽃들이 모여들어 무지개에 대한 제사의 잔치를 벌였다. 그러자 모든 꽃들은 저마다 아리따운 빛깔로 곱게 단장하고 나왔으므로 몹시 화려했다.
그 가운데에서 홀로, 파란 빛깔을 한 제비붓꽃은 유달리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 이름을 아는 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삐딱한 꽃 하나가 나서서 제비붓꽃을 비꼬아 이죽거리는 것이었다.
"모두들 보시오. 저자의 옷빛깔이 무지개처럼 곱군요!".
그런데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느닷없이 안개비가 자욱히 내리며 고운 무지개가 꿈처럼 나타났다. 그러자 비에 젖고 무지개에 얼비친 제비붓꽃의 모습은 희한하리 만큼 아리따왔다.
그 모습에 황홀해진 모든 꽃들은 저마다 찬양하는 것이었다.
"오, 그대는 무지개의 나라에서 온 사자로구요! 몰라뵈서 죄송천만입니다."
이 꽃의 꽃말이 '사자(使者)'인 것은 이같은 전설에 말미암은 것이다.
이 제비붓꽃에 대한 동요가 하나 있는데, 매우 그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냇물 곁 언덕 위에 제비붓꽃 하나
물새 보고 방긋 웃는 제비꽃 하나
고운 얼굴 물 속에 비치어 보며
한들한들 춤추는 제비꽃 하나
문일평의 <花下漫筆>에서도 이 꽃을 다음과 같이 찬양하고 있다.
"늦은 봄에 피었던 꽃이 모조리 다 지고 새로 전개된 녹음의 천지에는 요염하고 화려하던 꽃이라고는 자취조차 찾을 수 없을 때, 제비붓꽃이 홀로 피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음은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꽃이냐. 더구나 이 꽃이 물가에 피게 됨은 일종 아취를 더하니 첫여름의 기후도 맑고, 시내도 맑고, 이 꽃도 청초하여 세 가지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것을 보겠다."
제비붓꽃의 꽃말은 '사자(使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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