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추리((Day lily)
짙은 주황색으로 아침에 피어나 한낮에 한창이었다가 저녁에 져버리는 속절없는 꽃이 이 원추리이다.
이 꽃을 보고 있노라면 시름을 잊는다는 데서 망우초(忘憂草)라고도 하며, 또 아이 밴 여자가 이 꽃을 차고 다니면 꼭 아들을 낳게 된다는 데서 의남초(宜男草)라고도 한다.
중국에 원추리에 대한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부모를 잃고 너무나 슬퍼한 나머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고민하는 형제가 있었다. 그런데 형이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 무덤에 시름을 잊게 한다는 원추리를 심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아우와 의논했다.
그러나 아우는 시름을 잊는 행위는 바로 부모를 잊는 행위가 된다고 해서 거부하며, 도리어 오래도록 잊지 않는다는 자완(紫완)을 심었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가 이렇듯 의견이 엇갈렸지만 아무튼 형은 원추리를 심어 시름을 잊었다고 한다.
집현전 학자였던 신숙주가 원추리에 대해 쓴 시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원시는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한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비 지나서 뜰 옆에는 파란 싹이 길었고나
해는 한낮 바람 솔솔 그 그림자 서늘컷다
숱한 가시 얽힌 잎새 한 그림도 多事한저
너로 하여 잊었거니 아무 시름 내 없노라
문일평의 <花下漫筆>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원추리는 사시 사철을 통하여 봄꽃, 여름꽃, 가을꽃, 겨울꽃이 있으며, 꽃잎도 겹 것과 홑 것이 있으며, 꽃빛깔도 노랑과 하양과 빨강과 보라가 있으니, 그 중에 노랑이 가장 향기가 좋으니라. 여름 원추리도 매우 아름다우나 가을 원추리도 또한 없지 못할 것이니, 이 꽃이 가을빛을 진하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원추리의 꽃말은 '誠意'와 '得男'이다.
# 센토레아(Cornflower, Centaury)
이 꽃은 줄기와 잎이 온통 회백색의 보드라운 솜털을 쓰고 있어 싱그러운 느낌은 못 준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파란 꽃잎과 더불어 꿈꾸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깔끔하고 곧은 이 꽃은 어떤 꽃과도 잘 어울릴 수 있으므로 꽃밭에서, 꽃다발에서 빠져서는 안 될 소중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리스에 센토레아에 대한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페리온 산의 동굴에는 반인 반마(半人半馬)의 괴물들이 들끓고 있었다. 이들은 매우 우락부락했지만 그 가운데 키론이란 이름의 괴물만은 슬기로운 의사이며 예언자이기도 했다. 그는 늘 센토레아꽃을 사랑했다.
난폭한 그들의 행동에 참다 못한 인간은 드디어 그들을 멸망시키려는 싸움을 벌였다. 헬라클레스가 괴물들을 추격해 키론이 사는 곳까지 이르렀다. 그러자 괴물들은 키론 등 뒤에 숨었다.
헬라클레스는 활촉에 독을 칠한 독화살을 마구 쏘았지만 키론은 끄떡도 안 했다. 왜냐하면 키론 역시 헬라클레스처럼 불사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화살 하나가 한 괴물을 관통하고 키론의 무릎에 꽂혔다. 키론은 불사신이라 죽지도 못한 채 격심한 괴로움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그는 제우스 신에게로 달려가 이 상처를 아물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키론이 평소에 성품이 책했음을 익히 아는 제우스 신은 그 상처를 아물게 해 줄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은 바로 네 곁에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 키론은 자기 둘레를 둘러 보았으나 거기에는 센토레아꽃이 있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키론은 이 꽃을 짓이겨 상처에 바른 결과 상처는 씻은듯이 아물었다.
작약의 전설과 엇비슷하지만 이 꽃은 현재는 작약만큼 약재로 귀중한 존재가 못 되고 있다.
그러나 꽃잎 모양이 화살촉같이 생겼으므로 그 전설을 연상케 한다.
센토레아의 꽃말은 '우아'와 '야릇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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