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원정사(祇園精舍)
기원정사(祇園精舍)는 祇陀(제타) 숲 속에 給孤獨(아나아타핀디가)이라는 長者가 이룩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깊은 이야기가 있다.
이 장자는 이름을 須達多(스닷다)라고 했다. 그는 어버이 없는 자식이나 자식 없는 늙은이를 측은히 여기고 돌봐주어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나타 핀데가(고독한 자에게 준다는 뜻)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장자라는 것은 당시의 <길드>의 우두머리로서 많은 동업자를 통솔하고 무역을 경영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 수달다는 그와 같은 장자 중의 한 사람으로 舍衛城에 살며 왕사성에도 자주 들려 무역을 하고 있었다.
어느날 그가 왕사성에 들렸다가 佛陀의 소문을 듣고 竹林(레르봐나)으로 佛陀를 방문, 그 가르침을 받고 곧 在家의 信者가 되었다. 그때 그는 佛陀에게 舍衛城으로 오시라고 권유, 佛陀의 응낙을 받았다.
그리하여 수 달다는 사위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불타 와 그 제자들을 위해 精舍를 짓기로 작정하고 땅을 물색했다.
그곳은 마을로부터 너무 떨어지지 않고, 그렇지만 조용히 사색하기 알맞은 장소가 아니면 안 된다. 이런 조건을 갖춘 땅은 오직 한 군데, 祇陀王子 소유의 후원밖에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왕자에게 그 땅을 매각해 달라고 간청했다.
"왕자님, 이 땅을 파십시요. 저는 이곳에 僧園을 짓겠습니다."
"長者여, 그 땅은 팔 수가 없소."
못 판다, 사겠다는 승갱이 끝에 그들은 이 일의 재판을 대신들에게 의뢰했다.
대신들의 재판은 왕자가 벌써 그 땅의 값을 부른 셈이니까 팔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 당시의 상업 도덕에 의한 판결이었다.
長者는 수레에 황금을 가득 싣고 와서 地面을 메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첫수레의 황금으로 메운 땅으로서는 충분하지 못했다. 그는 다시 황금을 실어 오게 했다.
그것을 보자, 왕자는 "이건 예삿일이 아니로구나." 생각했다. "장자여, 황금은 이제 그만두시오. 나머지 땅은 내가 보시(布施)하리다."
장자는 왕자의 마음에 귀의할 뜻이 있음을 보고 기꺼이 나머지 땅을 왕자가 보시하도록 했다.
이리하여 長者는 그곳에 精舍를 세워 모든 설비를 갖추었다. 왕자도 역시 나머지 땅에 집을 세웠다. 이것이 이른바 '祇陀給孤獨園'의 精舍가 성립된 이야기이다. 佛陀는 이 精舍를 어디보다 좋아하여 이곳에서 많은 설법을 했다.
# 장로(長老)
왕사성으로부터 舍衛城에 이르는 길은 그 당시의 중요한 商業路의 하나이다. 왕사성으로부터 북쪽으로 가면 波咤離村(파 타리 가마)에서 恒河를 건너고 더 나아가면 雪山(히마라야)의 기슭에 이르는데 그곳에서 西行하여 舍衛城에 이른다.
그 때 佛陀는 給孤獨 長者의 청을 받아들여 舍衛城으로 가기 위해 이 길을 제자들과 함께 여행하고 있었다.
어느날 해거름, 그들 일행은 어느 조그마한 精舍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佛陀가 눈을 뜨고 기침을 했더니 바깥의 어느 나무 아래에서도 기침 소리가 났다.
"거기 있는 자는 누구냐."
"舍利佛이 올 시다."
"舍利佛이냐. 어째서 그런 곳에 있느냐."
들어보니, 어제저녁 이 정사를 본 여러 比丘들이 앞을 다투어 방을 차지하는 바람에 그는 나무 아래서 밤을 새우게 되었다고 한다.
佛陀는 比丘들을 불러 모아 어젯밤의 행동을 꾸짖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비구들아, 너희들 중에 제일의 자리, 제일의 물, 제일의 식사를 받을 만한 자는 누구이겠는가?"
그들의 답은 갖가지이다. 어떤 비구는 刹帝利(크샤트리야, 王族)의 충신이 그 사람이라 했고, 어떤 비구는 婆羅門(브라만. 司祭)의 출신이 그 사람이라 대답했다. 또 어떤 비구는 신통력을 구비한 사람이야말로 그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佛陀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比丘들아, 너희들은 모두 이 法(敎法)과 律(戒律)을 좇아 出家한 者들이니 서로 존경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중에서도 出家한 햇수에 禮를 지켜야 하며 長老야말로 第一의 자리, 第一의 물, 第一의 식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僧伽(승가=Samgha의 音譯. 원래는 會議에 의한 政治를 일컫는 말인데, 이것을 따서 佛敎敎團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는 和合, 평등의 모임이며 그중에서 다만 出家의 年次에 따라 長幼의 구별이 있을 뿐이라는 결정이 내렸다. 長老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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