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울 때가 있고, 혹은 즐거울 때가 있고, 이렇게 苦樂이 相接하고 교대하는 가운데 사람의 심신은 연마되어 가는 것이다. 행복이나 평화의 境地라는 것은 그와 같이 고락이 수없이 상접하는 경험 속에서 세워진 것이 아니면 생명이 길지 못하다. 아직 깊이 괴로움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고통을 밑받침으로 하지 않은 성과는 토대 없이 세운 집과 같이 언제 허물어질지 모른다. 인생은 고락이 상접하는 흐름 속에 떠내려 가는 한 조각의 나무는 아니다. 고락이 교대하는 흐름을 거치는 동안에 숭고한 마음을 얻는 것이 인생의 모습인 것이다. <채근담>
사나운 말도 길들이기에 달렸다. 쇠 연장을 만들려면 끓인 쇠물을 거푸집 속에 잘 넣어야 한다. 우리의 마음은 아직 굳지 않은 쇠물과 같은 것이다. 어느 틀에 흘리느냐가 문제이다. 분발하여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결점이 많은 사람도 훌륭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노력을 하
지 않고 어리벙벙 세월을 보내기 때문에 향상이 없고 진보가 없는 것이다. <채근담>
보지 못하는 소경이나 듣지 못하는 귀먹어리를 보았을 때, 당신은 듣고 볼 수 있는 자신의 건강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보고 듣는 그 문으로 반드시 행복된 것만은 들어 오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보았기 때문에 괴로움을 얻고, 들었기 때문에 불행한 유혹에 끌리는 일이 수없이 있다. 귀와 눈으로 불행한 씨가 들어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경계할 것은 남의 눈이나 귀가 아니라, 내 자신의 눈과 귀인 것이다. 그리고 남의 심경을 경계하느니보다는, 내 마음 속에 움트는 나쁜 정념을 경계할 일이다. 耳目과 見聞이 때로는 내 원수이다.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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