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B(논문·편글)

젊은날의 備忘錄에서(42)

如岡園 2022. 1. 20. 21:15

          不運한 靑春을 爲한 讚歌(4)

 

 참된 벗을 얻은 자, 사랑하는 아내를 얻은 자,  땅 위에 오직 한 명의 사랑하는 이를 가진 자도 歡喜의 노래를 부르라. 그것을 알지 못하는 자는 슬피 울며 이 무리에서 떠나가라...... 

 베에토벤은 쉴러의 詩를 빌려 이렇게 고통을 뚫고 歡喜에로 이르는 벅차고 숭엄하기까지한 노래를 읊었다.  

 절망에 몸부림치고, 괴로움으로 밤을 새우며 사랑에 목말라 우주 밖에 홀로 나앉은 듯한 고독 속에 빠졌을 때, 한 줄기 눈을 찌르는 섬광이 나를 화악 태워버리는 것이다. 참된 기쁨, 참된 사랑이 폭풍우처럼 휘몰아 드는 순간이다. 

 참으로 고독한 자는 고독하지 않다. 

 참으로 사랑하는 자는 절망하지 않는다. 

 우리의 몸부림이, 우리의 불신이, 우리의 반발이, 우리의 그 모든 피나는 기억들이 그대로 헛되이 파묻혀버리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 우리가 치른 고난의 가지가지로 하여금 열매를 맺게 하여야 한다. 잃어버린 우리의 젊음을, 오직 한 번 주어진 그 싱싱한 계절을 되찾아야 한다. 고무지우개로 뭉개버리듯 남겨 놓은 白紙 위에 이제, 보다 뚜렷하고 보다 둥글게 하아트를 그리자. 

 그리고 '나는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싸인하자.

 '우리는 이겼다!'고 떨리는 손과 손을 힘있게 움켜쥐자. 

 사랑하는 하늘을 만들라. 사랑하는 한 그루 나무와 한 송이 꽃, 한 포기 풀을 지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지니라. 거짓말 같은 人生이 새로 시작될 것이다. 괴로움의 참 뜻을 거기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랑은 주는 것이 아니다. 남김없이 송두리째 빼앗으라. 나의 허전하게 비워 온 구석구석에 철철 넘치도록 빼앗으라. 나의 피맺힌 상처 위에, 나의 일그러진 얼굴 위에, 나의 춥기만 하던 겨울철 위에, 蘇生이, 微笑가, 따뜻한 봄빛이 쏟아져 들때까지 빼앗으라. 

 우리에겐 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아니 송두리째 모든 것을 빼앗겨만 온 것이다. 

 꿈이어린 눈동자에서, 몽우리진 가슴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레몬즙을 빼앗으라. 그리고 하나가 되라. 

 荒野 위에 봄이 오고, 풀이 자라서 숲을 이루리라. 하늘처럼 맑은 샘물이 고여 흐르고......

그리고 삶은 숲처럼 푸르고 싱싱하게 풍성해 지리라. 

 그러면 다시 한 번 소리 내어 외치라. '나는 이겼다. 나는 사랑한다! 고.' 

 

                                                                                               196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