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신비
곱다란 장난에서 어느덧 철석같은 결과가 생긴다
우리의 가는 길은 차츰 좁아진다
우리를 너그러이 한 그 마력은
금세 우리를 낮과 밤같이 지배한다
때로는 너무나 확실한 행복 때문에 몸을 떨며
다시금 싹트던 기분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최초에 솟아 오르듯 하던 그 명백한 기쁨으로 ......
부질없는 생각!
生成의 부르짖음은 이미 울린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하늘의 산들 바람과 같이 받아들인 것은
이제는 다만 그리움을 뼈저리게 하며 완성시키는 것이다
때로는 우리가 서로 헤어지려는 충동을 느낀다
미워하기 때문인지 사랑하기 때문인지 알쏭달쏭하다
고통의 말마디도 주고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의 참된 생명을 확인하기 위하여이다
속담에 수수께끼 같은 경고가 있으니
<정욕을 추구하는 자 죽음을 얻으리라> 하였다
그러나 그 컴컴한 교훈도 우리를 놀라게 하지는 않는다
벌써 오래 전부터 우리는 피의 위험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 죽음이여! 우리 사랑을 가진 자들은 너를 통찰한다
너의 속에서 돌며 쉬는 별을 또한 우리는 들여다 본다
그러나 우리가 밀물이 합류할 때에는
그리고 그 아름다운 별에 몸이 닿았다고 느낄 때에는
그 별은 우리의 정욕과 더불어 허무 속으로 추락한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우리는 한탄할 것이다
애인이여! 오라 우리는 더 큰 일을 하자
죽음의 환희 속에서 세상의 침체를 부수고 나가자
동경의 마지막 낮은 물결을 쏟아버리고
보다 더 성숙된 출생을 위하여 잠들자
그리하여 지상의 인생몽에서 깨어나자!
순간적인 생성에는 이제 의의가 없는 것이다
<영원>이 울렸다 계란은 꿰뚫어졌다
새로운 백사장으로의 길은 넓죽이 열리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일이다 그 속에서 당당하게 거니르자
性의 너무나 울적한 기분에서 벗어나서
오, 여인들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애인이여!
우리는 가장 근원적인 전당을 세우자 훌륭히 우리 자신을 건설하자
생성의 문은 활짝 열리어져 있다
마침내 에로스(愛慾)의 신은 육체화하기 시작한다
궤도들은 서로 흔들려서 교류하게 되고
풍만한 생명은 스스로 후계자가 되고저 한다
그것은 애인의 속으로 자유로이 파고들어 일단 죽어 가지고
다시 깨어나서 하나의 새로운 생을 형성하려 하는것이다
<한스 카로싸>
Hans Carossa (1878~1956)
폐결핵 전문 의사로서 가장 괴테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호칭을 받는 휴머니즘의 시인이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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