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어의 한국학

喪人知時(상인지시)/幣婦産兒(폐부산아)/妹夫居喪(매부거상)

如岡園 2022. 1. 28. 18:33

          상인지시(喪人知時, 상주가 시간을 알다)

 

 한 상제가 배우지 못하여 한없이 무식하고 심히 어리석어서, 親喪을 당하여 장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친구들이 와서 凡百의 모든 일을 보아 주더니, 여러 사람이 말하기를,

 "下棺할 때는 子時가 마땅한데, 그 때를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자명종을 빌려 오는 것이 제일 좋겠다.". 하니 상제가 가로되,

 "반드시 빌려올 필요가 없겠고 내가 때를 알기를 귀신과 같이 하니 너무 걱정을 말라."

하여 여러 사람들이 주인의 말이 이와 같으니, 다시 다른 말이 없었다.

 당일에 산에서  하관할 때를 기다리는데 상제가 문득 가로되

  "때가 이제 왔도다. 곧 하관하라."

하여 여러 사람이 하관할 즈음에 상제가 문득 바지를 벗고 손으로 陽物을 들고 관 위에 오줌을 누는데 좌우가 크게 놀라 가로되,

 "이게 웬 일인고?"

"여러 사람은 왜 이 소식을 모르는고. 擇日記에 丙寅生은 하관할 때에 小避하라 했으니 내가 병인생이니 오줌 눈다."

하거늘 여러 사람들이 놀라고 비웃기를 마지 않았다. (소피는 속어에 오줌이다.)

 한 사람이 물어 가로되, 

 "子時는 무엇으로써 알았는가?"

 "내가 매일 子時면 반드시 양기가 문득 움직여 한결같이 그때를 정확히 하여 어김이 없으니, 이로써 능히 그 때를 알고도 남는다." 하니,

 여러 사람들이 허리를 꺾었다.

                                               <攪睡襍史>

 

 

          폐부산아(婦産兒, 폐백을 올리는 신부가 아기를 낳다)

 

 한 신부가 신혼의 날을 당하여 폐백을 시어머니에게 드리는데, 절할 때에 문득 産氣가 있어 그 자리에서 아기를 낳는지라, 시어머니가 여럿이 모인 가운데 어찌할 바를 몰라 급히 신부 앞을 향하여 아이를 받아서, 치마에 싸서 안방으로 달려가 눕혀 둔 후, 아까 있던 곳으로 돌아오니, 신부가 시어머니를 향하여 말하되,

 "시어머니가 만일 손주를 이렇게 사랑하실 줄 알았더면 작년에 난 아이도 데려다가 아울러 뵈옵게 하지 못하였음이 한이 올시다."

하거늘, 여럿이 입을 닫고 시어머니가 부끄러워 말이 없었다. 

                                                                                     <攪睡襍史>

 

          매부거상(妹夫居喪, 매부의 거상을 입다)

 

 한 사람이 고향 길을 가는데 고향사람 하나가 무덤 앞에서 노래를 부르거늘, 마음 속으로 해괴하여 상제에게

 "그대는 누구의 거상을 입었기에 상제로서 노래를 부르는가?" 하고 물으니,

 "나는 매부의 거상을 입었으니 어찌 예의에 어기리오."

 "세상에 어찌 매부의 거상을 입는 법도 있으랴? 그대의 말은 미친 말이라."

 "이 무덤은 과연 나의 上典의 무덤인데, 그가 일찌기 나의 누이동생을 간통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매부가 아니리오. 상전이 또한 가볍지 않으나 상전이 이미 체통을 잃은지라, 나의 체통을 잃은 것이 어찌 대단하랴?" 하니, 행인이 웃으면서 가더라. 

                                                        <攪睡襍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