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학강교(蒙學强敎, 엉터리 학문으로 후학을 그릇가르친 접장)
옛날에 한 접장이 글뜻은 알지도 못하고 굳이 남의 스승이 되어 論語를 강의 할쌔,
"공자가 가로되 道가 행해지지 않는지라, 떼를 타고 바다에 뜨리니 나를 좇는 자는 仲由뿐인져", 하는데 이르러 해석해 가로되,
"공자가 뭍길로 행하기 어려운 기약이 있는 고로 물길로 좇아 떼를 타고 갔음이라." 한데,
동자가 가로되, "유(由)라 함은 무엇이오?"
가로되,
"그 좇는 자를 말미암음이라는 것을 줌이니라."
동자가 가로되
"무엇이 말미암음을 줍니까?"
가로되,
"물길이 뭍길보다 어려우니 여러 날 걸리기 때문에 좇는 자들이 빨래할 틈에 가히 주지 아니치 못할지니라."
대개 孔子曰의 曰자는 日자로 해석했고, 仲由의 由자는 給油의 油자로 그릇 앎이었다. 또한 漢記에 "죽은 제갈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다." 함에 이르러서도 해석해 가로되,
"죽은 제갈이 달리어 중달을 살리었다."
하니 동자가 가로되
"죽은 자가 또한 능히 달아나서 아들을 낳읍니까?"
답해 가로되,
"이것은 이른바 제갈량을 위해서 그러함이니라."
또한 李白을 가르침에
"도연명을 웃기어 잔 속의 술을 마시지 않게 하였도다."
하는 글귀에 이르러 해석해 가로되,
"웃어서 도연명이 죽으니라."
한데 동자가 가로되
"어찌하여 웃어서 죽었습니까?" 하니
답해 가로되,
"웃음을 먹음은 노여움이 더욱 어려우니라."
동자 가로되,
"어찌 마시지 않았습니까?" 하니
답해 가로되
"이미 죽은 후인지라 회한이 없지 않을 것이니라."
또한 唐詩 절귀를 가르침에
"외로운 나그네가 돌아가지 못함일러라."를 해석해 가로되,
"외로운 나그네가 사람을 만나며 말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느니라."
동자가 들어 가로되,
"어찌하여 미리 말하지 못했으리까?" 하니, 답해 가로되,
"조수가 바야흐로 들이닥쳐 漢水가 하늘에 연한고로 가기가 바빠 말하지 않았느니라." 하였고,
또한 '五柳 先生이 본래 산에 있는 글귀'에 이르러 해석해 가로되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가장 먼저 밀생하여 그 근본인즉 산에 있었느니라."
하거늘 그 밖의 본 이치에 어긋남이 대개 이와 같아서 사람에게 가르침에 束修를 게으르게 하지 않았다.
하루는 접장이 꿈 속에 그를 鬼卒 여러 무리가 잡아가서 염라대왕을 보았거늘, 왕이 상에 기대앉아 꾸짖어 가로되,
"네가 옛글로써 좀 주머니를 삼아 너의 배를 채우매, 후학을 그릇 가르치니, 그 죄가 막대하도다. 연고로 혓바닥을 밭갈이하는 지옥에 떨어뜨리게 하고 六畜이 되게 하리라."
한데, 접장이 애걸해 가로되,
"육축과 같이 된다면 원컨대 암캐가 되겠나이다."
염왕이 괴상히 여겨 가로되,
"자웅이 다 개인데 암캐가 되려고 함은 무엇이뇨?"
접장이 가로되,
"詩傳에 이르되 '임재모구득''('臨財毋苟得'을 '臨財母狗得'으로 잘못 읽은 음)이라 하니 이른바 모구득이란 것은 암캐가 아니오니까? 암캐가 능히 재물을 얻는 고로 원컨댄 그것이 되고 싶소이다."
왕이 씽긋 웃으며 가로되,
"네가 '苟'자로서 '狗'를 삼고 없을 '毋'를 어미 '母'로 삼으니, 무릇 너의 그릇됨이 다 이와 같은지라, 너를 어이 베 버리랴."
하며 드디어 용서하거늘, 그 사람이 하품을 하며 깨어나니, 후에 접장이 장차 죽음에 임하여서도 그 자식에게 일러 가로되,
"내가 죽겠거늘 네가 가례로써 치상치 말라." 한즉,
그 아들이 그 연고를 물으니, 접장이 가로되,
"家禮親喪에 곡할 때가 없을지니, 이와 같이 한즉 가히 곡할 때가 없는지라. 아버지가 죽어 곡하지 않음은 예의가 아니거늘 네가 이 예를 쓰지 말라." 한데,
듣는 자 모두 웃었다.
야사씨 가로되
이 사람이여 엉터리 학문으로써 굳이 남의 스승이 되어, 글귀의 뜻과 글자의 가르침을 그릇가르치지 않음이 없으니, 이미 지극히 가히 우스운 것이어서, '암캐되기 소원과 곡하지 않는 경계'에 이르러, 그릇 경서를 해석함이 죽음을 무릅쓰고 쉬지 않았으니, 마땅히 염왕의 꾸짖음과 온 세상의 비웃음이 孔子의 이른 바 '남의 근심덩어리가 좋은 데 앉아 남의 스승이 되었다.' 하니, 어찌 이 말을 믿지 않으랴.
<蓂葉志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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