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A(창작수필)

베푸는 손은 커야

如岡園 2006. 5. 23. 13:33

 사람은 언어를 가졌기 때문에 흔히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더 근원적으로는 손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손으로 노동을 하고, 손으로 감정을 대변하고,손으로 창조적 재능을 발휘한다. 또 손으로 인사를 하고, 손으로 사랑하는 이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기도 하며, 때로는 그 손으로 무서운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이렇게 손은 모든 인간의 행위에 있어서 표현의 도구로 사용된다.

 이 '손'이란 말은 사람의 팔목에 달린 육체의 한 부분을 일컫는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고, 교제나 관계,수완이나 잔꾀,주선이나 조력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마음이 인색하여 손을 쓰는 품이 작으면 '손이 작다' 했고, 반대로 마음이 후하여 손을 쓰는 품이 넉넉하면 '손이 크다'고 했다.

 한때 어떤 여자의 엉뚱한 '큰손'이 문제가 되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남에게 베풀어 주는 덕성의 손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좋지만 허욕에 가득찬 큰손은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 예다.

 미인의 손은 희고 길며 가늘고 차서 부드러워야 할 것이고, 일하는 손은 작거나 크건 간에 재발라야 하며, 자선 자비를 베푸는 손은 커야만 제격일 것이다.

 이득이 보장되지 않아도 천심에서 베풀어 줄 수 있는 '큰손'을 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다. 천성으로 손이 커서 대문간 동냥아치에게 밥술을 듬쑥 떠 주던 옛날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 같은 인심,그런 인정 많은 '큰손'이 아쉽다.

 

 

 添 記 : 별자리님의 블로그에 폄글로 수록된 "손의 십계명"

    

     하나

           치고 때리는 데 사용하지 않고 두드리며 격려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둘

           상처주는 데 사용하지 않고 치료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셋

           차갑게 거절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따뜻하게 꼬옥 잡아주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넷

           오락이나 도박에 사용하지 않고 봉사하고 구제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다섯

           받기만 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나누어 주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여섯

           비방하는 손가락으로 사용하지 않고 위해서 기도하고 찬양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일곱

           투기와 착취에 사용하지 않고 성실히 땀흘리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여덟

           뇌물을 주고받는데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로 정직하게 행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아홉

           인터넷으로 음란물을 클릭하거나 텔레비젼 채널을 돌리는 데 사용하지 않고 설교를 듣고

           성경책을 잡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열

           놀고먹으며 게으르지 않고 공부하고 일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김  재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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