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事熟語 神話傳說

인왕산 호랑이/조삼모사/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사부집 자식이 망하면...

如岡園 2007. 5. 13. 23:51

          # 인왕산 모르는 호랑이 없다

 인왕산은 지금은 서울 복판의 산이지만 옛날에는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곳이었다고 한다.

 고려시대 강감찬은 민족적 영웅으로 숭앙할만한 장군이거니와 그에 관하여는 초인적 전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인왕산 호랑이를 몰아낸 이야기가 특히 유명하다.

 당시 남경이라던 서울에 강감찬이 판관으로 있을 때 하도 호랑이가 많아 군정을 시켜, 뒷산 양지에서 졸고 있는 늙은 중(중으로 변신한 호랑이)을 불러오라 하고, 그 중을 보고 이르는 말이 "너희들이 들끓어서 도무지 백성들이 살 수가 없어. 그러니 족속들을 모두 데리고 곧 떠나라!" 하였다. 곁에서 보던 사람이 이상해서 물으니 대척도 하지 않고는 다만 그 중을 보고, "네 그 본색을 드러내 보아라" 그랬더니 그 중이 두발 길이나 되는 큰 호랑이로 변하여 '어흥' 하는데 참으로 무시무시하였단다. 호랑이가 중으로 변신하여 있었던 것이다.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호랑이 떼가 한 줄로 늘어서서 힘없이 후퇴하는데 밤낮 사흘이 걸리더라는 것이다. 강감찬의 한마디 호령으로 호랑이들은 모두 두만강을 건너갔는데, 마침 새끼를 배어 만삭이 된 호랑이 한마리가 있어서 남겨 두게 하였더니 그것이 번져서 한국의 호랑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강감찬은 그밖에도 서울 안의 맹꽁이를 울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옥천에서는 모기를 물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등 일화가 많다.

 원효, 퇴계, 충무공, 강감찬은 조선의 4대 명인으로 치는 분인데, 다른 분은 모두 서울의 거리 이름을 하나씩 얻었건만(원효로, 퇴계로, 충무로) 인왕산 호랑이떼를 몰아낸 강감찬을  빼놓았다는 것은 실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낳은 터는 관악산 밑 봉천동이고 낙성대(落星臺)라는 석탑이 있었다.

 

 

          # 조삼모사(朝三暮四)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이고 농락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장자(莊子)에 있는 이야기다.

 송나라에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있었다. 저(狙)란 손이 긴 원숭이인데, 저공은 원숭이를 무척 좋아하여 가족의 음식을 줄이면서까지 수많은 원숭이를 길렀다. 저공은 원숭이의 마음을 알고 원숭이는 저공의 마음을 알았다. 저공은 마침내 원숭이의 사료를 제한하는 수밖에 없어졌는데 그렇다고 원숭이의 기분을 상해서도 안되겠기에 원숭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너희들에게 주는 밤을 아침에 세개 저녁에 네개씩 주랴?" 그러자 원숭이들은 성을 내었다. 아침에 세개만 먹어서는 시장하다는 원숭이들의 생각을 저공은 알아차렸다. 그래 저공은 잔꾀를 부려 말하였다. "그럼 아침에 네개씩 주고 저녁에 세개씩 주면 되겠구나."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조삼모사라는 말은 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지만 조삼모사하는 행위가 하도 많아지고 진폭도 커져 외연이 훨씬 넓어진 말이 되었다.

 

          #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

 이조가 건국되기 전, 고려조에서는 나라가 망하려고 그랬든지 말년에 여러가지 변고가 생겼었다고 전한다. 그 하나가 편조(遍照) - 민간의 이름으로는 신돈(辛旽)이다. 그는 왕의 신임을 독차지하여 횡포를 부린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왕 창왕도 사실은 신돈의 소생이라는 것이 왕위에서 내어쫓는 구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신돈이가 권력을 잡은 뒤로 많은 내관의 부인을 더렵혔는데, 그의 소생에게는 돌띠를 둘러 표시하게 한 것이 오늘날 전설이나, 믿을 것은 못된다. 그는 양도(陽道)에 좋다고 지렁이를 회쳐 먹는 등 보양을 하였는데, 매양 누런 개나 푸른 매를 보면 두려워 어쩔 줄을 몰라했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늙은 여우의 정(精)이라고들 하였다 한다.

 이처럼 타락 혼란한 중에 불가사리라는 괴물이 나타났는데, 쇠라는 쇠는 닥치느대로 삼켜 먹어치웠다는 것이다.

 왜정 말엽 군기 만든다고 일본이 고철이며 금속류를 강제로 징발해 갔을 때 사람들은,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가 다시 나타났다고들 하였다.

 그러나 혹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일부 혁명세력이 무기를 만드노라 은근히 쇠붙이를 모은 데서 파생된 이야기인지도 모를 일이다. 

 

          # 사부(士夫)집 자식이 망하면 세번 변해

 사부(士夫)란 양반이다. 잘 살던 양반 집이 망하게 되면 자식이 똑똑히 나지를 못하여 자연 생계를 유지할 수 없으니 세번 변한다는 것이다.

 첫번은 송충이가 된다는 것이니, 이는 조상 산소 주위의 소나무를 베어서 먹는다는 뜻이다. 둘째로 좀버러지가 되는데, 이것은 조상이 읽던 책을 팔아 먹는다는 얘기요, 끝으로는 호랑이가 되는데, 이것은 집에서 부리던 종을 팔아서 먹기 때문에 사람을 먹는 호랑이가 됐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망하는 것으로는 종가집이 망해도 신주보하고 주독은 남는다는 말이 있다.

 또 이 이외에 더 나아가 이런 얘기도 있다. 양반 집이 망해도 신주와 주독은 남고, 노던 계집이 망해도 엉덩이 짓은 남고, 남산골 샌님이 망해도 걸음 걷는 봇수는 남는다. 또, 왈자가 망하여도 왼다리길 하나는 남는다 등등..

 이같이 말이란 그들의 처하던 사회상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 요즘 세상에서 재벌이 망하면 과연 그 재벌 집 자식이 어떨지도 한번쯤 상상해 볼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