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추석 / 8월의 풍속

如岡園 2008. 9. 10. 10:47

           # 추석(秋夕)

 8월 보름을 추석 또는 가윗날, 한가위라고 한다. 이 날을 中秋 또는 秋中이라 하지 않고 굳이 秋夕이라 한 것은, 8월 보름달이 가장 월색이 좋으므로 <禮記>에 '春朝月 秋夕月'이라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진다. 한편 한가위, 가윗날 등의 우리말 명칭은 신라 때 생긴 것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왕(유리왕)은 6부를 정한 후에 이를 두 패로 나누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7월 보름부터 매일 대부(大部)의 뜰에 모여 베를 짜게 하였는데 乙夜에 이르러서야 헤어지곤 하였다.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의 다소를 가려, 진 편에서는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이긴 편에 사례를 하고 모두 노래와 춤, 놀이 등을 즐겼는데, 이를 嘉俳(가배)라 한다. 이 때 진 편의 여자가 일어나서 춤을 추면서 탄식하되 '會蘇 會蘇' 라고 하니 그 소리가 애처롭고 아담하였으므로 윗사람들이 그 소리를 따라 노래를 지어 會蘇曲(회소곡)이라 이름하였다." 는 것이다.

 여기서 嘉俳(가배)라는 말은 '가위'에 해당하는 그 당시 한자의 음차표기로, 발음은 '가비'로 추정된다. 이는 '半', '중간'의 뜻을 가진 '갑다'의 어근 '갑'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붙어 '가위'로 변화된 것으로 가을의 반, 중간이란 뜻이다.

 '가배'라는 말은 고려때도 사용되었다. 조선조에 와서는 농가월령가에 '추석'이란 말이 나온다.

 신라에서는 팔월이면 조정에서 月拜하는 의식이 있었고, 8월 15일에는 왕이 풍악을 잡히고 관원들로 하여금 활쏘기를 열어 우승한 사람에게 삼베를 상으로 주었다고 하며, 추석은 신라가 발해와 싸워 이긴 날이기 때문에 그 날을 명절로 삼고 일반 백성들이 온갖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무로써 즐겁게 놀았다고 한다.

 <열陽歲時記>에, '이달에는 백 가지가 모두 무르익고 성숙하며, 또 중추는 佳節로 불리우는고로 일반인 사이에도 이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궁핍한 시골 혹은 벽촌이라도 상례에 따라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을 만들어 온갖 과일을 사치스러울 정도로 차려놓고,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늘 한가윗날 같기만 하여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두고 보더라도 추석은 상고시대부터 있었던 우리의 전통적인 최대의 명절임을 알 수 있다.

 이날은 설날과 같이 추석빔으로 단장하고 햅쌀로 빚은 떡과 술, 햅쌀로 지은 메와 햇과일 등을 차리고 조상에게 차례를 올린 다음 약간의 음식을 준비하여 성묘를 한다. 다른 명절에는 제쳐두고라도 추석 명절에는 꼭 성묘를 하였다. 여름에 무성하게 자란 산소의 풀을 베는 것을 벌초라 하는데, 벌초는 7월 말경부터 8월 초순 사이에 해 놓았기 때문에 이 날에는 절만 하면 된다.

 성묘가 끝나면 각 가정에서 장만한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서 갖가지 놀이를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정초에 행하는 놀이가 예축의례(豫祝儀禮)에 관련된 것이고 5월의 행사가 성장의례(成長儀禮)에 관련된 것이라면, 추석에 행하는 놀이는 수확의례(收穫儀禮)와 관련된 것이다.

 추석의 대표적 時食은 송편이다. 햅쌀로 만든 송편이라 하여 오려송편(新稻松餠)이라 한다. 맵쌀가루를 반죽하여 속에 콩고물이나 참깨가루 등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 솔잎을 솥에 깔고 찐 것이다. 송편 이외에도 찹쌀가루를 쪄 떡판에 쳐서 떡을 만들고 거기에 각종 콩가루나 깨를 묻힌 인절미를 해 먹기도 한다. 추석날에 토란국을 해 먹기도 하는데, 거기에 된장을 풀기도 하고 닭고기나 쇠고기를 넣어 맛을 돋구기도 한다.

 추석날의 보름달이 잘 보여야 그 다음 해의 밭곡식이나 보리 농사가 풍작을 이룬다고 한다. 한편 추석날에 달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으면, 개구리가 알을 낳지 못하고, 토끼는 새끼를 포태하지 못하며, 메밀이 결실을 못한다는 속신도 있다.     (鄭相珍 著 '우리 민속과 傳統文化' 참조)

 

           # 8월의 풍속

 음력 8월16일은 충청도 시골 풍속에, 씨름대회를 하고 술과 음식을 차려 먹고 즐긴다. 농한기가 되어 피로를 푸느라고 하는 것이다. 매년 그렇게 한다.

 술집에서는 햅쌀로 술을 빚는다.

 떡집에서는 햅쌀로 송편을 만들고 또 무우와 호박을 섞어 시루떡도 만든다. 또 찹쌀 가루를 쪄서 반죽하여 떡을 만들고 삶은 검은 팥 누런 콩의 가루나 깨를 바른다. 이것을 인병(引餠. 인절미)이라 한다. 이것을 판다. 이는 곧 옛날의 '자고'로 한나라 때 마병(麻餠)의 한 종류다.

 또 찹쌀 가루를 쪄서 계란같이 둥근 떡을 만들고 삶은 밤을 꿀에 개어 붙인다. 이것을 율단자(栗團子)라 한다.

 생각컨대 <歲時雜記>에, "두 사일(社日)과 중양(重陽. 9월 9일)에 밤으로 떡을 만든다"고 했다. 지금의 풍속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토란단자(土蓮團子)도 있는데 율단자 만드는 방법과 같다.

 모두 가을의 시절 음식이다.     (東國歲時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