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꽃의 전설
꽃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꽃들은 침묵의 언어를 가지고 사랑을, 평화를, 인정을, 그리고 꿈을 가르쳐 준다.
어떤 특정한 꽃에 상징적인 뜻을 지니게 하여, 인간이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그 꽃으로 하여금 대변케 하는 데에 꽃말의 의의가 있다. 그리하여 사람은 꽃을 주고 받음으로써 자기의 뜻을 전달할 수 있으며, 가냘픈 꽃 한송이는 천 마디의 말을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꽃말에는 서구적인 낭만이 깃들어 있다. 최초의 발단은 그리스 시대부터였으며 로마 시대에 와서 활발하게 성행되었다. 로마가 멸망하고 나서는 꽃말의 유행도 한때 쇠퇴하였으나 중세에 이르러 로만 카톨릭 교회와 민속 행사에 많이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그 풍속의 일부가 되어버린 꽃말도 있다.
이를테면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가 운동경기의 승리자에게 월계수의 관을 만들어 씌워 주어 승리의 영광을 표시한 데서 월계수는 '승리'라는 꽃말을 가지게 되고 이후 운동경기에 쓰였으며, '순결'과 '부활'을 뜻하는 백합은 기독교의 상징처럼 되어 부활절의 행사에 쓰이게 되었고, '어머니의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카네이션은 어버이날에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꽃빛이나 식물 자체가 풍겨 주는 이미지가 꽃말의 밑바닥에 흐르는 것도 있고, 전설이나 신화, 풍속 등에서 비롯된 것도 있으며 시가와 같은 문학적인 재료에서 얻어진 꽃말도 있다.
꽃의 단순한 아름다움보다 그 식물의 특성 때문에 지어진 꽃말도 있다. 유도화의 '주의' 라는 꽃말은 이것이 유독(有毒) 식물인 데서 이루어졌으며, 봉선화가 '나를 다치지 말라'라는 꽃말을 갖게 된 것은 그 씨주머니가 다치기만 하면 터지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꽃의 전설이 꽃의 이름이 되고 꽃말도 되는 것에 물망초가 있다. 이것은 영명(英名)으로 '나를 잊지 말라(Forget me not)'라는 직접적인 표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꽃말 중에 그리스 로마의 신화나 전설 또는 풍속을 통해 전해진 것 이외에는 대부분이 영국의 헨리 필립스의 저서 <꽃의 역사>(1822년)에 나오는 꽃의 상징에서 시작된 것이다.
동양에서는 옛날부터 송죽(松竹)을 정절(貞節)에 비기고 국화나 매화를 고결(高潔)에 비겨 시가에 표현하였으나 오늘날과 같이 꽃다발을 보내 뜻을 전달하는 풍습은 없었기 때문에 꽃말도 그리 발달되지는 못했던 것이다.
장미
신비로운 향기와 요염한 아름다움으로 장미는 지금까지 많은 희비극에 등장한 귀족적인 꽃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장미에 비유하고 여인의 옷자락이 풍기는 냄새를 장미향기로 표현하던 낭만적인 18세기는 이미 지났지만 장미는 역시 고아하고 매혹적이고 정열적인 여인의 이미지다.
인색한 향수장사가 하나 있었다. 누구보다도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그는 듬뿍 돈을 주고 귀족 칭호를 산 것 외는 무서운 노랭이었다. 그가 갖고 있는 향수는 집안 식구도 손을 댈 수 없었다.
그에게는 로사라는 마음 착한 딸이 있었고 로사는 그의 전 재산을 물려받을 유일한 자식이었다. 아버지와 달라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지 못해 늘 늘 마음이 아픈 딸 로사는 자기 집 꽃밭에서 일하는 바틀레이를 사랑했다.
바틀레이는 아침에 꽃밭에서 향수를 따가지고 나올 때마다 인색한 주인영감 모르게 가장 좋은 향수를 한 방울씩 로사에게 주었다. 몇 해가 지나자 로사의 향수 항아리는 가득찼다.
전쟁이 일어났다. 다른 많은 청년들과 함께 바틀레이도 병정으로 불려갔다.
로사는 바틀레이 대신 꽃밭에서 향수 따는 일을 하며 새항아리에 향수를 한 방울씩 모았다. 그 항아리에 향수가 다 차기 전에 싸움이 끝나고 마을에서 나갔던 병정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그러나 바틀레이만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로사는 바틀레이의 친구에게서 사랑하는 그가 전사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바틀레이의 유해를 전해받았다. 로사는 유해 위에다 서로를 위해 한 방울씩 모아 두었던 향수를 뿌리며 서럽게 울었다.
인색한 아버지는 로사가 비싼 향수를 낭비한다고 노발대발. 향수에 불을 질렀다. 가엾은 로사는 향수와 함께 타죽고 로사의 죽은 자리에서 장미가 피었다.
장미는 옛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피고 졌다. 그러나 한결같이 많은 사람들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아 온 꽃이다.
장미의 꽃말은 '불타는 사랑', '정열', '아름다움'이다.
나팔꽃
중국에 그림을 썩 잘 그리는 화공이 있었다. 화공의 부인은 세상이 다 아는 천하절색이었다.
화공의 부인이 절세의 미인이란 소문을 들은 음흉한 고을의 원이 부인을 잡아갔다. 원은 얼굴이 너무 예뻐서 동네 사람들이 죄를 저지른다는 엉터리 없는 죄목을 씌워 부인을 잡아간 후, 자기에게 수청 들 것을 강요했다.
"나는 이미 한 남편을 모신 유부녀입니다." 하고 부인은 거절을 했다.
부인의 한결같은 거절에 화가 치민 원은 달래다 못해 높은 성 위에 부인을 가두어버렸다.
부인을 빼앗긴 화공의 억울함과 근심은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화공은 며칠 동안 틀어 박혀서 아무도 모르게 그림 한 장을 그렸다. 그리고 그 그림을 가지고 나와 부인이 갇혀 있는 성 밑에 파묻고 그 옆에 쓰러져 죽었다.
감옥에 갇힌 부인은 남편이 죽은 얼마 후부터 아침에 날마다 같은 꿈을 되풀이해 꾸었다. 그 꿈은 단지 남편의 말 뿐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여! 무사히 한 밤을 보냈는가? 나는 밤새도록 당신을 찾아 오는데 그럴 때마다 곧 아침해가 솟고 당신의 잠도 깨니 언제나 하고싶은 말을 못하고 떠나가게 되었구려. 할 수 없지. 또 내일까지 기다려야지."
부인은 며칠동안 계속해서 똑같은 꿈이 꾸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철창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거기서 나팔처럼 생긴 꽃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아침에 잠간 피었다 금방 시들어 다시는 생기를 찾지 못하는 나팔꽃은 한곳으로 그리움을 던지며 가을까지 꾸준히 피고 진다.
교잡(交雜)이 잘 생기는 나팔꽃은 유전학의 연구에도 쓰인다. 분명히 파란 꽃에서 맺힌 씨를 뿌렸는데 엉뚱하게도 빨간꽃이 피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정숙하지 못한 나팔꽃도 반드시 왼쪽으로 감겨 올라가는 고집에는 철저하다.
꽃말은 '기쁜 소식' 또는 '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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