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냥개와 개집
사냥개가 새끼를 배었다. 해산할 날이 다가왔다. 그러나 집이 없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집을 물색하다가 어느 친구의 집을 빌렸다. 사냥개는 그 집에서 순산하였다.
얼마의 세월이 흘렀다. 집 주인이 찾아와 집을 비워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보름만 더 있게 해 주십시오. 갓난 강아지들이 이제 겨우 기기 시작하니까요."
사냥개는 집주인에게 사정을 했다. 사정이 곧 통하여 더 눌러 있게 되었다. 보름이 곧 지나갔다. 약속대로 주인이 찾아 왔다.
"이제 두 번이나 사정을 봐 주었으니 방을 비워 주어야겠네."
주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냥개는 전과는 달리 날카로운 잇빨을 들이대고 사납게 대들었다.
"그래 당신이 우릴 쫓아내겠단 말이오. 내쫓을 자신이 있으면 내쫓아 보시오."
개집 안에 있던 강아지들은 벌써 다 자라났다. 어미개 뒤에서 그들은 무섭게 버티고 있었다.
- 이것이 세상일이다. 나쁜 사람을 상종하면 한 번은 꼭 싸우리라. 법정이 필요하게 되며 후회가 수반하기 마련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有分數)지.
# 사자와 모기
"꺼져버려 이 좁쌀보다 작은 벌레놈아."
어느 날 사자는 모기에게 이런 말을 했다. 모기는 이 말을 듣자 분통이 터졌다. 그리하여 사자에게 싸움을 걸었다.
"너는 짐승의 왕이란 위력으로 나를 벌벌 떨게 하려는 거냐? 너보다 더 튼튼한 황소라도 나는 맘대로 골려 줄 수 있다. 어디 한 번 싸워 보자!"
모기는 곧 앵 소리를 지르며 사자에게 전투태세로 대들었다. 그리고 사자로부터 저만큼 떨어져 날아다니며 사자를 노려보다가 그의 목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리고 목덜미를 창으로 마구 찔렀다. 네발짐승의 왕은 모기가 찌르는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뒤틀었다. 모기를 쫓으려고 안간힘을 다 썼으나 사자의 위력은 모기를 당하지 못했다. 사자는 드디어 입으로 거품을 내고 불같은 눈알을 떼굴떼굴 굴렸다. 이윽고 산이라도 무너질 듯한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사자의 포효는 근처에 있는 온갖 짐승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말았다. 온갖 무서운 짐승이 이렇게 떨게 된 것은 결국 연약한 모기 한 마리 때문이었다.
보잘 것 없이 보이던 조그만 모기는 사자를 마음껏 괴롭혔다. 사자의 입술을 톡 쏘았는가 하면 그의 코구멍에 들어가서 못살게 굴기도 했다. 사자는 화가 치밀대로 치밀었다. 그러나 모기를 쫓아버릴 능력은 없었다. 눈 속에 들어가도 아무 탈이 안 생길 것처럼 작은 모기에게 골병이 든 사자는 제 발톱과 제 잇빨로 제 몸을 물고 찢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리고 제물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것을 보고 모기는 깔깔 웃었다.
# 사자의 몫
옛날 암송아지와 새끼염소와 새끼양과 그리고 사자가 한 곳에 모여 살고 있었다. 그들은 힘을 한데 뭉쳐서 살자고 약속했다. 즉 기쁜 일이나 궂은 일이나 나누어 갖자고 합의를 보았다.
어느 날 염소가 놓아둔 덫에 사슴 한 마리가 걸렸다. 염소는 의기가 양양해서 양과 송아지와 사자를 불렀다. 그 때 사자는 모인 친구들을 헤어보고 이렇게 말했다.
"똑 같이 나눠 가지는 것이 우리의 약속이렷다. 넷으로 나누면 되겠지."
사자는 사슴을 네 동강으로 갈라놓았다. 그리고 그 네 동강 가운데서 제일 크고 좋은 것을 앗아갔다.
"나는 짐승 가운데서도 왕이라 일컫는 사자다. 왕은 대장이므로 큰 몫인 이걸 갖는 건 당연한 일이며, 다음 둘째 것 역시 내가 가져야 된다. 왜냐하면 나는 너희들보다 훨씬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리고 셋째 고기도 물론 내가 가져야 한다. 나는 용맹스럽고 싸움에 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머지 한 토막에 대해서는 그 뉘거나 손을 대어 보란 말이야. 그 놈은 단박에 목을 물어뜯어 줄테니..."
사자는 배짱도 좋게 뻐겼다.
- 약육강식(弱肉强食)이란 말이 있다.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언제나 짓밟힌다는 뜻이다. '강한 자의 도리는 언제나 옳은 도리'라는 시대가 있었다. 이것은 봉건시대 즉 프랑스의 루이 황제를 비유한 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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