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時風俗

민간신앙/신화와 전설4) 장자못 전설, 나무꾼과 선녀

如岡園 2014. 10. 22. 23:48

          장자못 전설

 전설이면서 또 민담으로서 전형적이고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장자못 전설'을 하나 소개한다.

 

 옛날에 아주 인색한 부자영감이 지금 장자못[長者池]이 있는 데에 살고 있었다. 하루는 중이 와서 동냥을 달라니까, 마침 부자영감은 외양간을 치고 있다가 "너에게 줄 것이 없다" 하면서 쇠똥을 한 삽 퍼서 바릿대에 담아주었다. 중은 "고맙습니다" 하고 갔다. 마침 그집 며느리가 방아를 찧고 있다가 이것을 보고 마음에 안 되었으므로 중을 불러 쌀을 주었더니, "당신이 살려면 지금 나를 따라오시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뒤를 돌아다보지 마시오" 하고 말하여, 며느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아기를 데리고 따라 나섰다. 그러자 산중턱에 오니까 갑자기 뇌성벽력이 나며 소나기가 퍼붓더니, 그 집터가 가라앉아서 오늘날에 보이는 연못이 되었다. 며느리는 뒷일이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다가 약속을 어긴 잘못으로 돌로 변했다. 같이 가던 아기도 그대로 산중턱에 있다. 그 연못(장자못)은 옛날 부자집 터인지라 놋그릇도 나오고, 이무기도 살고 있어서 아무리 해도 바닥까지 품어내지를 못한다. 또 하도 깊어서 명주실 세 꾸러미가 다 들어가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장자못'이란 지명에 대한 연기전설(緣起傳說)로 권선징악(勸善懲惡)적인 이야기인데 고소설을 읽는 것과 비슷하여 설화에서 고소설화의 과정을 보는 것같기도 하다.

 민담은 전설과는 달리 지명이나 사물에 대한 유래나 연기적 성격이 없이 주로 흥미중심의 옛날이야기로서 느닷없이 길게도 짧게도 할 수 있으며,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태이다. 따라서 시간성이나 공간성이 아주 막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듣는 이나 말하는 이의 사정에 따라 상당히 생략 삭제되거나 첨가되는 등의 변화 요소가 많다. 그러나 이야기의 구조적인 기본 형태는 변하지 않고 있어서 이를 분석하여 여러가지 성격을 추출할 수 있다.

 

          나무꾼과 선녀

 한국인이면 누구나 어렸을 때 많이 듣고 자라온 민담으로 '나무꾼과 선녀'를 기억할 것이다.

   

  아버지와 형제도 없이 오직 홀어머니만을 모시고 사는 한 가난한 나무꾼이 어느 산골짜기에 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나무꾼은 나무를 하러 갔다가 사냥꾼에 쫒긴 사슴을 숨겨 주었다. 그랬더니 사슴은 나무꾼에게 일러주기를, "고개 너머 연못에 가끔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는데, 그 중 맨끝의 선녀가 가장 예쁘니 그 선녀의 옷을 감추었다가 붙잡아 부인으로 맞으시오. 그러나 자녀 넷을 낳을 때까지는 그녀에게 옷을 주지 마시오" 하였다. 나무꾼은 들은 이야기 대로 그곳에 가보니 여덟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슴의 말대로 하였다. 아기 셋을 낳은 아내는 나무꾼에게 감추었던 옷의 출처를 알려달라고 졸라대어 나무꾼은 아이를 셋까지 낳았으니 설마 남편인 자기를 저버릴 수 있으랴 하고 옷을 내어주었다. 그랬더니 아내는 아이 셋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이번에 다시 나무꾼에게 사슴이 나타나서 이르기를 하늘에서 그 연못물을 두레박질할 때 그것을 타고 올라가라고 일러주어 나무꾼도 하늘 나라에 올라가 아내와 아이를 만나 잘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 나무꾼은 지상에 두고 온 홀어머니를 잊지 못해 하늘의 천마를 타고 내려왔다. 반가운 어머니는 아들로 하여금 말에서 내려설 것을 권하지만 내려설 수 없었다. 그냥 보내기가 섭섭하니 국이라도 입매시킨다 하여 호박국을 아들에게 주려다가 말잔등에 엎질러 천마가 뛰는 바람에 나무꾼은 낙마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하늘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 나무꾼은 하늘에 있는 처자를 생각하여 하늘을 쳐다보며 울다 울다가 한 마리의 닭이 되었다.

 

 이 이야기를 통하여 역시 권선징악적인 성격과 아내의 마음 속을 알 수 없는 것이라든지, 또는 부모에 대한 효성이 잘 설명되고 있다. 신화나 전설, 민담은 모두 실제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닌 허구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과소하게 보아넘기기 쉬우나, 이들은 내면세계에 일어나는 정신현상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분석 연구하면 우리의 무의식의 세계, 즉 이념을 이해할 수 있다.

                                   (梁在淵 외 3인 共編 <한국풍속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