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뱃속의 벌레를 죽인다
슬프거나 화난 데는 술이 약이요, 기뻐도 한 잔 안할 수 없는 것이 술이다. 으시시할 때는 따끈한 정종이, 오뉴월 무더위에는 시원한 맥주가 좋다. 그래서 일 년 열두 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모주군이 술마시는 핑계를 찾는 데는 군색하지가 않다. 우리나라 사람만이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 사정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매일 아침 일터로 가는 길에 대포집에 들려서 해장 한 잔 들이키는 습관이 있는데, 그 핑계라는 게,
"뱃속의 벌레를 죽이기 위해서"이다.
그 유래를 찾아보면,
'프랑소와 1세 시대의 한 빠리 시민의 일기'라는 책에,
"1519년 왕의 청원심사위원의 한 사람인 라 베르나드 경의 아내가 급사했다. 그 시체를 해부해 본 즉 심장에 벌레가 있는데 그 벌레가 심장에 구멍을 뚫어놓았다. 시험삼아 포도주를 적신 빵 위에 그 벌레를 올려놓았다. 벌레가 죽었던 모양이다. 그 일로 해서 날씨가 고르지 못한 계절에는 벌레가 생기기를 두려워하여 아침마다 빵과 포도주를 먹는 습관이 생겼다."
결국 이것도 술군이 생각해 낸 한 가지 핑계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 보이콧
사전에 의하면, 노동자가 단결하여 고용주와 관계를 끊는 것, 소비자가 단결하여 상품을 사지 않는 것(不買同盟) 등으로 설명되고 있으나, 통상적으로 '거절한다', '배척한다'의 뜻으로 흔히 쓰인다.
이 말은 아일랜드의 지주 캡틴 보이콧(1832~1897)에서 유래되고 있다.
육군 대위이기도 한 이 지주는 어떻게나 지독하게 굴었던지 농민들이 일제히 반발했음은 물론 지주사회에서도 따돌림을 받고 말았다.
그것이 1880년의 일이었는데 그 소문은 순식간에 독일 프랑스 등지에까지 퍼져 보이콧(Boycott)이란 낱말이 생기기에 이르렀다.
# 브나로드 운동
일제치하였던 1931년 동아일보사가 주동이 되어 전국적으로 전개한 농촌계몽운동이다. 당시 민족의 대변지로 자처하던 동아일보사에서는 여름 방학을 이용, 중학생과 전문학생으로 계몽대를 조직하여 대대적인 문맹퇴치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은 민중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 총 1,320개소에 걸쳐 참가 이원은 98,598명이었다.
그러나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이 운동을 총독부가 그대로 버려둘 리 없어 1934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동아일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흙'은 이 브나로드 운동에 종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이 운동의 전신은 러시아의 브나로드인데, 그것은 제정(帝政) 말기인 1870년에서 1880년대에 걸쳐 러시아에서 전개된 학생운동으로, 그들은 "브나로드(인민 속으로)!"를 외치며 농촌으로 파고들어 농민들의 계몽운동에 종사했다.
농민을 선전, 계몽함으로써 혁명을 준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들은 환멸을 느끼게 되었고 그들의 혁명진영은 과격한 직접 행동파와 니힐리스트 마르크스주의자 등으로 분열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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