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에 닿지 않는 짓을 한다
술꾼은 조금만 도가 지나치면 자제심을 잃게 된다. 안면도 없는 사람이 자기를 쏘아 본다고 시비를 걸거나, 공연히 여자를 건들이고 싶어져 손을 쥐거나 껴안거나 한다. 대로상에서 오줌을 누거나 길바닥에 쓰러져 자기도 한다.
차림새는 미끈하고 점잖은 신사도 취하면 체면이고뭐고 다 없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무튼 주정꾼이 하는 수작을 보고 있으면 정신을 올바로 가진 어른이 하는 짓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조금 비위가 거슬린다고 시비를 거는 것은 어린 중고등학생이나 할 수 있는 수작이며, 왕래가 잦은 노상에서 오줌을 누는 것은 아이들이 하는 짓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일시적으로 어린 시절로 퇴행한 셈이다.
물론 주정군 만이 퇴행하는 것은 아니다. 혼잡한 버스 안에서 발을 밟았느니 밟지 않았느니 하면서 주먹다짐을 하는 것도 정말 어른답지 않은 일이다.
직장 안에서도 상당히 괴퍅한 상사가 흔히 있다. 어쩌다 기분이 나쁠 때는 사소한 일로 부하에게 마구 호통을 치거나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이런 상사도 어린 시절로 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의 주위에서는 어른들의 '퇴행 현상'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우리는 늘 이런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별로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른이랍시고 아이들 같은 소행을 하다니 도대체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은 가져봐도 좋을상하다. 오히려 이런 의문을 품는 것이 건전한 증거이다.
이와같이 곧잘 '퇴행'하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어릴 적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어느 일정한 연령 이후로는 조금도 진보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진보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직업이나 기술의 정신 능력은 연령에 상응해서 진보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신 내용의 어느 부분은 진보되어 있지만 어느 부분은 진보되어 있지 않다는 식으로 성장의 균형이 지극히 고르지가 않다.
그림의 능력은 보통사람보다 훨씬 앞섰지만 정신적 지능의 면을 보면 열 살 정도에서 정지된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지능의 정지가 극단인만큼 누가 보아도 곧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마는 보통 사람의 경우는 극단적이 아니니까 평소에 얼핏 보아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쩌다 강한 쇼크를 받거나 하는 경우에는 역시 바탕이 들어난다.
아이들처럼 제고집만 세우는 사람은 곧잘 그 본성이 들어나기 쉽고 성 본능이 강한 사람은 우연한 계기에 청춘 시대로 퇴행해서 수치스러운 짓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연령에 상응하는 양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데는 역시 훈련이 필요하다.
원래 인간은 본능적이므로 나이를 먹음에 따라 이 본능을 억누르도록 자아를 강화해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제고집대로 뜻을 다 받아주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나 고생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자아가 성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정신 연령은 신체 연령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제마음대로 되지 않게 되면 아이들 같은 수작을 해버린다.
일이 고되면 도중에서 팽개쳐버리고 영화구경을 가거나 베이비야구 따위를 하면서 퇴행(도피)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렇게 툭하면 퇴행하는 사람은 끝내 능력이 늘어나지 않는다.
*마음의 안정 防衛機制---抑壓/ 投射/ 反動形成/ 固着/ 退行
성공심리학은 같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과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연결시켜 이해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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