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손과 델리라
단 인(人)의 씨족 가운데 마노아란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불임증이어서 생산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는 여호와의 사자(使者)가 그 여인 앞에 나타나서 말했다.
"당신은 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오. 마땅히 삼가서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고 부정한 것을 먹지 마시오. 또 사내 아이가 출생하거든 삭도를 그 머리에 대지 마시오. 그 아이는 장차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오."
그 뒤에 이 여인은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이름을 삼손이라고 했다. 삼손은 성장해서 힘이 억센 사나이가 되었다.
삼손이 블레셋 여인 중에 한 여자를 보고 연정을 느껴 부모에게 고했으나 허락해 주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이 너무 졸래대므로 어쨌든 함께 여자의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장인되는 사람이 삼손의 비위를 거슬렸다. 삼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 뒤에 장인은 삼손의 아내를 삼손의 친구에게 주고 말았다.
분을 참지 못한 삼손은 복수를 감행했다. 여우 삼백 마리를 사로잡고 그 꼬리에 횃불을 달아 보리밭과 오리브밭을 왼통 태워버렸던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블레셋인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러니까 블레셋 사람들이 혹독하게 복수할 것은 분명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복수를 완화시키기 위해 삼손을 단단히 결박하여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겨 주었다.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을 죽이려고 몰려왔으나 여호와는 불로써 그 결박한 줄을 불태워 버렸다. 자유의 몸이 된 삼손은 나귀 턱뼈를 줏어, 그것으로 블레셋 사람 1천 명을 쳐 죽였다.
대분투로 목이 마른 삼손은 여호와에게 호소했고 여화와는 삼손에게 물을 주었다. 그 물을 마신 삼손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블레셋 사람 지배하의 이스라엘에서 삼손은 사사(士師)가 되어 이십년을 보냈다. 어느날 삼손은 가자에 가서 한 기생과 동침했다. 그 사실을 안 가자 사람들은 '삼손이 여기 왔다.'고 그 기생집을 에워싸고 성문을 잠그었다. 삼손이 아침에 일어나면 잡아 죽이려는 것이었다.
삼손은 밤중까지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는 성의 대문짝 돌과 좌우 문설주와 빗장을 빼서 모두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에 갖다 두고 말았다. 그후 삼손은 데릴라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자 블레셋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은 일천일백 세겔을 주어 델리라를 매수했다. 델리라는 삼손의 애정을 이용해서 드디어 삼손의 초인적인 힘의 비결은 그의 머리카락에 있으며 그것을 깎으면 무력하게 된다는 사실을 캐내었다. 이 사실을 그녀는 블레셋인에게 보고했다.
델리라는 제 무릎에 삼손을 잠재우고 사람을 불러 그 머리털을 깎아 버렸다. 삼손은 괴로워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힘을 잃고 말았다. 갑자기 블레셋 사람들이 몰려와서 삼손을 결박하고 두 눈을 빼고 가자에 끌고 가서 구리줄로 매어 옥중에서 맷돌을 돌리게 했다.
삭발 당한 삼손의 머리칼은 다시금 성장했고 또 늠름한 그 힘도 회복되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블레셋 사람들은 다곤의 신이 삼손을 그들의 손에 넘겨 준 것을 감사하며, 많은 재물을 준비해서 제사를 드렸다. 그 여흥으로 그들은 옥에 갇힌 삼손을 끌어내어 희롱을 하기까지 했다. 그들이 삼손을 기둥 사이에 세워두자, 그는 그의 손을 붙들고 있는 젊은이에게 말했다.
"이 집을 받치고 있는 기둥을 만지게 해주면 내가 의지하겠다."
그 집에는 사람들이 가득 찼었고, 블레셋 방백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리고 지붕 위에는 삼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삼손을 희롱하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기둥을 잡자 삼손은 큰 목소리로 여호와에게 간구했다.
"여호와 하나님, 저를 생각해 주십시오. 아, 하나님이시여, 제발 한번만 더 힘을 주사 잃어버린 두 눈 중에 한쪽 눈을 위해서라도 블레셋 사람들에게 원수를 갚게 해 주십시오."
삼손은 집을 떠받들고 있는 두 개의 기둥을 바른손과 왼손에 각각 하나씩 잡고 힘을 주었을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집이 무너졌다. 그리하여 삼손은 모든 블레셋 사람 위에 쓰러져 죽었다. 그러나 그가 살았을 때 죽인 사람수효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음길의 길동무로 데리고 갔다. (士師記 13~16장)
이 삼손의 얘기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밀튼의 시 <鬪機者 삼손>, 올더스 헉슬리의 <가사에서 눈멀어>가 있고 동명의 영화도 제작되었다.
# 골리앗과 다윗
구약시대, 이스라엘 왕국 초대왕 사울이 블레셋 사람들과 교전하고 있을 때였다. 블레셋 사람들이 유다의 소곳이라는 곳에 침입해 왔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와 대치하고 있었는데 블레셋 사람의 진영에서 한 거인이 다가왔다. 그 골리앗이라는 이란 이름을 가진 거인은 키가 6큐빗반(약 3.81미터). 머리에는 놋투구를 쓰고 몸에는 어린(魚鱗)갑을 입고 있었다. 그 갑옷 무게는 백 십여근, 다리에 놋슬갑을 치고 어깨에 놋방패를 지고 베틀채 같은 창을 들고 있었다. 거인 골리앗은 이스라엘 진영을 향해 우뢰같은 목소리로 기세를 돋구었다.
"나는 블레셋 사람이다. 너희들은 사울의 종이 아니냐, 너희가 한 사람을 택해서 내게로 오게 하라, 만일 그가 싸워서 나를 죽이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될 것이요, 만일 내가 이기면 너희가 마땅히 우리 종이 되어 우리를 섬기리라. 내가 오늘 이스라엘 진을 능욕하노니 한 사람을 내어보내 싸우게 하라."
이처럼 골리앗은 40알 동안 조석으로 싸움을 걸어왔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떨며 피하고 누구 한 사람 나서지 않았다.
그때, 뒤에 국왕이 된 다윗은 베들레헴에서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명령으로 세 사람의 형을 만나보러 진중에 갔다가 골리앗이 나타나 소라치는 것을 들었다.
"하나님의 진을 능욕하는 자가 도대체 누군가?"
분격한 다윗은 사울왕 앞에 자원하고 나섰다.
"이 블레셋 사람 때문에 누구라도 낙담할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한번 가서 싸우겠습니다."
왕은 자기의 무기를 다윗에게 주고 투구와 갑옷을 주었지만 몸에 익숙지 아니하여 벗어 버렸다. 다윗은 손에 지팡이를 짚고, 시내에서 미끄러운 돌 다섯 개를 골라 주머니에 넣었다. 손에 물매를 가지고 다윗이 나갔더니 골리앗은 비웃기 시작했다.
"이놈아, 나를 개로 알고 지팽이를 가지고 나왔느냐? 자, 덤벼라, 네 살점을 공중의 새와 들짐승에게 주리라."
골리앗이 가까이 오자 다윗은 주머니에서 한 개의 돌을 꺼내어 물매로 던져 골리앗의 이마에 명중시켰다. 돌을 맞은 골리앗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것을 본 블레셋군의 진영은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이스라엘군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격을 해서 적을 무찔렀다. (사무엘기 上17)
골리앗은 거인의 대명사로 쓰인다.
# 시바의 여왕
시바는 남아라비아의 나라로서 홍해를 거쳐 아비시아니아에 식민한 백성의 이름이다. 솔로몬왕의 전성시대에 왕의 지혜를 시험하기 위해 방문한 시바의 여왕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시바의 여왕은 일찍부터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 있었으므로 어려운 물음으로 솔로몬의 지혜를 시험코자 했다. 여왕은 많은 신하를 거느리고 금, 보석, 향료 등 물품을 낙타에 싣고 멀리 예루살렘을 찾아왔다. 여왕이 여러 가지로 질문을 했지만 솔로몬은 거침없이 척척 대답을 해 주었다. 솔로몬이 모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시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에 그만 감탄을 하고 말았다.
"일찍 내 나라에서 왕의 행하는 일과 지혜에 대해서 들은 말이 과연 진실입니다. 그러나 내가 와서 직접 보고 듣기전에는 그 말을 믿지 아니하였는데 이제 실지로 여기에 와 보니 사람들이 내게 들려준 얘기가 사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왕의 사람들은 항상 왕 앞에 서서 지혜를 들을 수 있으니 참으로 복된 사람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여왕은 솔로몬 왕에게 금 120달란트와 많은 향로와 보석을 바쳤다. 솔로몬 왕도 시바의 여왕이 원하는 바 물건들을 보내었다. (列王記 上10장)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얘기는 소설과 영화로 윤색되어 유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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