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어의 한국학

삼부헌수(三婦獻壽)/구역치질(狗亦治質)/병비대지(兵裨代之)

如岡園 2021. 1. 19. 22:03

          # 삼부헌수(三婦獻壽, 세 며느리의 헌수)

  어떤 이가 회갑을 당하여 자손들이 각각 잔을 들어 헌수하였는데 맏며느리가 잔을 올릴 때에 지아비가 이르되,

 "네가 이미 잔을 들었거든 복되고 경사스러운 말로써 헌배하는 것이 옳으니라." 하니

며느리가 잔을 잡고 꿇어앉아 고해 가로되,

 "원컨댄 시아버님께서는 天皇氏가 되소서."

"웬 연고냐?" 하고 시아비가 물으니

"천황씨로 말씀하면 일만 팔천 세를 누리었으니 이와 같이 축수하옵니다." 하고 답하니,

"좋도다......"

둘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어 고해 가로되

"원컨댄 시아버님께서는 地皇氏가 되소서." 시아버지가 그 연고를 물으니

"지황씨도 또한 일만 팔천 세를 수하였으니 이와 같이 비옵니다."

"좋도다." 하고 시아버지가 말했다.

세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여 엎드려 가로되

"원컨댄 시아버님께선 陽物이 되소서."

"웬 까닭이냐?"

"양물은 비록 죽을지나 또한 능히 還生하여 가위 長年不死이니, 이와 같이 비옵니다."

"네 말도 또한 좋지 않을 수 없도다." 하고 칭찬하였다.

                                                                     <搅睡襍史>

 

          # 구역치질(狗亦治質, 개 또한 치질을 하다)

  한 사람이 대낮에 그 처와 淫事를 행할쌔 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어 가는 판에, 대여섯 살 되는 어린놈이 창을 열고 들어오니,

 아비가 급히 일러 가로되,

 "빨리 밖에 나가 놀아라."

 "아버지는 어머니와 무얼하고 계시옵니까?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으면 나가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다름 아니고 치질(治質)이니라."

  아비가 괴로와하며 말하니, 어린놈이 그럴 법하여 밖으로 나가 놀쌔,

 문득 한 사람의 나그네가 와서 물어 가로되,

 "너의 아버지가 집에 있느냐?"

 "바야흐로 방 안에 계십니다."

 "방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

 "바야흐로 치질하고 있습니다."

객이 그 뜻을 알지 못하고

 "치질이란 무엇이냐?"

 이때 마침 뜰 가운데서 수캐 한 마리가 암캐의 등 위에 올라서 交尾하는데, 아이가 급히 객을 불러 가로되,

 "객주 객주여, 저 개도 또한 치질한다." 하니,

 객이 크게 웃고, 아비도 듣고 크게 웃었다. 

                                              <攪睡襍史>

 

          # 병비대지(兵裨代之, 병사가 비장을 대신하다)

 영남 감사 아무개가 巡審차로 산골 읍촌 가운데를 지나가니, 백성들이 구경하는 자가 많았는데,

그 威儀의 성대함을 보고,

 "사또 행차가 仙官과 같이 바라뵌다."

 하고 모두 한 마디씩 말하거늘,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어느 사람에게,

 "저 사람과 같은 이도 또한 夫婦 相合의 일을 하실까?" 한즉,

 "사또의 萬金貴重하신 몸으로 어찌 가히 그러한 일을 노력하시리오. 반드시 兵房裨將으로 하여금 대신케 하시리라."  

 하고 눈을 부릅뜨며 말하니, 듣는 자가 모두 웃더라.

                                                     <攪睡襍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