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글B(논문·편글)

젊은날의 비망록에서(48)

如岡園 2022. 3. 23. 21:25

 '나' 라는 존재의 밑바닥을 들여다 보면 虛無의 深淵이 가로놓여 있다. 무엇인가 나의 손에 잡히기를 願하며, 나는 손더듬을 하고 있다. 아무도 내가 의지할 물건을 던져 주지는 못한다. 아니, 비록 누가 던져 주기로 나는 그것을 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것을, 나의 실존에 알맞는 것을 요구한다. 내가 기쁨과 신념으로 내 생명을 불태울 수 있는 내 영혼에 깊이 뿌리박을 수 있는 것을 원하고 있다. 

 

 人生은 장미꽃으로 덮인 말쑥한 길이 아니다. 우리들의 대부분은 기쁨도 희망의 빛도 없이 쓰디쓴 빈곤과 구원의 빛을 찾고 있다. 구질구질한 걱정으로 압도 당하고 있다.  우리는 구원의 빛을 찾고 있다. 비속한 일에 굴복할 수 없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매일매일의 투쟁으로 인생은 기록되고 있다. 

 

 두려워서 쪼그리고 있는 자가 있다. 그는 敗北者이며 약한 자인 까닭에, 그들은 미운 것을 밉다고 말하지 못하고, 웃을 것도 웃지 못하고 있다. 묵묵히 자신을 움츠려뜨리고, 물리칠 수 없는 眞理조차 피하며, 正義에 등을 보이고, 어두운 생명에 불을 켜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노예이다. 

 

 실존주의에 있어서 우리는, 인간이 고독하다고 규정 짓는다. 인간의 고독은 신의 존재 유무와 관련이 있다. 남에 대한 사랑의 표현은 그 사람을 치켜주는데 있다. 치켜주고 아껴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남의 이름을 외우는 습관을 갖자. 어떤 사람이든지 그의 이름은 그 자신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것이다.

 

 만약 창조자인 神이 확실히 존재하고 被造物인 우리 人間으로 하여금 불안을 느낄 때 분명한 광명의 길을 제시해 준다면, 우리는 고독하지가 않다. 神이 비쳐준 빛속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행동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神은 아무런 경정을 우리에게 전해 주지 않는다. 우리 자신이 결정을 해야 한다.

 우리는 神을 말살하려는 것이 아니고, 짐짓 神이 있기를 願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神의 존재가 분명치 않은 이상, 우리는 神이 없다는 것을 없다는 것을 차라리 전제로 삼은 것이다. 우리는 自由 그대로 平面한 세상 위에 내던져져 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 고독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붙들 것도 손잡아 주는 물건도 없는 가운데서 시시각각으로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1961 年度